장은선갤러리가 붓 대신 칼로 산수화를 그리는 이준호 작가 초대전 '칼로 그리는 산수'를 6월 29일~7월 5일 연다. 한여름의 태양과 같은 붉은색 진사로 그려진 듯한 산수화를 포함해, 산수화 신작 20여 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화폭 안에 산과 바위, 계곡, 호수 등을 가득 채우던 사각의 풍경에서 더 나아간 작업을 선보인다. 풍경의 일부분을 확대하거나 산의 형세를 강조하고, 뾰족하게 솟아 오른 봉우리들과 기암괴석들까지 고루한 화면에 생동감을 더한다.
작가는 제한된 색감을 사용해 산수화를 완성한다. 빨강, 노랑 또는 파랑 등의 강렬한 원색이 다른 바탕색과 화합하며 나타나는 색잔상들이 눈길을 끈다.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 방식은 비우며 만드는 것이다. 아크릴 물감들을 캔버스에 바른 후, 붓 대신 칼을 잡고 그 물감을 긁어낸다. 여러겹의 아크릴 물감층은 작가의 칼 끝에 의해 벗겨지면서 섬세하고 강렬한 산수화 형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장은선갤러리 측은 "단조로운 색감, 역동적인 산세 표현은 일본 에도시대 목판화 거장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붉은 후지산'을 떠올리게 한다. 이준호 작가의 산수화가 더욱 돋보이는 것은 회화와 판화의 교집합 같은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