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가 29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사 경매장에서 열렸다.
지난해부터 단색화가 이끈 한국 미술 시장 호황이 민중미술 및 조각품, 고서화 등 점차 다양한 분야로 확산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작가군의 근현대 회화 및 조각 작품은 물론 고서화 등의 인기가 돋보였다.
특히 그동안 회화보다 저평가 돼 왔던 한국 근현대 조각품이 좋은 결과를 얻어 주목을 받았다. 출품된 조각품 10점이 모두 낙찰됐다. 그 중 전뢰진의 '여인들'은 낮은 추정가의 2배가 넘는 1750만 원에 낙찰됐고, 유영교의 '모자'도 높은 추정가의 두 배가 넘는 1350만원에 낙찰됐다.
'아트 포 라이프(Art for Life)'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민중미술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 중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인 민중미술 작가는 올해 타계 30주년을 맞이한 오윤이다. 출품된 4점 모두가 높은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돼 눈길을 끌었다. 그 중 LOT. 74번 '춤'은 2700만원에 낙찰됐다. 이외 신학철, 이종구, 강요배, 오치균, 손상기의 작품도 모두 낙찰됐다.
2부에 진행된 고미술 부문에서는 고서화가 전반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단원 김홍도의 '시의 도첩'이 경합 끝에 3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 실경을 그린 겸재 정선의 '성류굴'도 20회를 넘는 경합 끝에 3억 5000만원에 낙찰됐다. 다산 정약용의 '서간', 조선 시대 작품인 '백자청화모란문삼층합', '백자청화십장생문호' 등도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번 고미술 부문 경매에서는 기존의 컬렉터는 물론, 새롭게 고미술에 대한 관심을 보인 신규 고객들의 응찰이 증가돼 우리 옛것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경자의 '우수의 티나'는 이번 경매에서 최고가에 낙찰되며 주목받았다. 6.8억원에 경매를 시작하여 8억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LOT. 28번 '오와하까'도 7000만원에 낙찰됐다. '우수의 티나'는 천경자가 절필 이후 선보인 보기 드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경매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천경자의 '기행스케치 - 화문집' 16점 연작은 프리뷰 전시 때 제기된 위작 의혹으로 출품이 취소됐다.
서울옥션 측은 "작품 검증을 내부, 그리고 외부에서 전문가 집단을 통해 두 번에 걸쳐 진행한다. 검증 결과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 미술계가 여러 사건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특히 천경자 화백과 관련해서는 예민할 수 있는 문제라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하고자 출품을 취소했다. 위작이어서가 아니다. 신중하게 검토 뒤 한 번 더 검증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검증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후 '기행스케치 - 화문집'이 다시 출품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탁자와 협의해봐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모던 마스터(Modern Master)'라는 타이틀로 선보인 한국 근현대 화단을 이끌어온 이성자, 이대원, 윤중식 등 거장들의 작품도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중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화가 이성자의 작품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출품된 2점 중 1959년 작품 '어느 봄날의 밤'은 낮은 추정가 2배에 달하는 9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대원의 작품 2점도 모두 낙찰됐으며, '농원'은 1억 65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이 외에 권옥연, 윤중식, 박영선 등의 작품도 모두 낙찰됐다.
한편 서울옥션은 내일 스페셜 온라인 경매 '컬렉터블 토이즈' 경매를 오후 2시부터 서울옥션 홈페이지에서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