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플레이모빌이 바닷속에서 잠수한 채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 모습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플레이모빌이 예술을 입고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플레이모빌과 함께하는 미술여행'전이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 전층(지하 1~4층)에서 7월 27일~9월 12일 열린다.
플레이모빌은 1974년 독일 디자이너 한스 백이 만든 7.5cm 미만의 플라스틱 피규어다. 이후 4000가지 이상의 피규어들이 만들어졌으며, 현재까지도 다양한 오마주 작품을 양산하고 있다.
이번 전시엔 리처드언글릭, 폴 니엘, 알린느 우드 디에볼, 나탈리레테, 샘 반 울픈, 최기창, 오케이티나, 275c까지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플레이모빌을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우선 에비뉴엘 1층에는 여행가이자 사진작가인 폴 니엘(Paul Niel, 오스트리아)의 작업이 전시된다. 홍콩에 기반을 둔 등산가이자 사진작가다. 그는 모든 대륙을 가로지르며, 80개 이상의 나라를 여행했고 세계의 주요 산악지대에 올랐다. 그리고 그 모든 곳을 플레이모빌 피규어와 동행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산의 추억도 이 피규어와 함께했고, 이란의 뜨거운 사막, 추운 티벳의처녀봉, 케냐의 울창한 정글, 바닷 속 산호초 등 방문한 곳도 다양하다. 이번 전시에서 본인의 미니어처 플레이모빌 7.5cm의 팀(Tim)과 함께 전 세계의 오지를 여행하면서 찍은 다양한 사진 15점을 볼 수 있다.
플레이모빌로 오랫동안 작업해 온 리처드언글릭(Richard Unglik, 프랑스, 1970~)은 역사, 음악, 영화의 중요한 순간이나 인물들을 재현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플레이모빌로 비틀즈, 엘비스로 재현하는가 하면 엔디워홀, 모나리자, 천지창조 등 명화의 한 장면에 플레이모빌을 끼워넣는다.
그 모습이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심각한 순간을 플레이모빌을 통해 한 순간에 희화화 하는 작품들은 공감과 웃음을 선사한다. 2011년 파리에서 첫 번째 전시를 가진 이후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독일 및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전시에 참여해 왔다. 리처드언글릭의 작품은 재작년 플레이모빌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독일 본사에서 열렸던 기념행사로 전시되기도 했다.
샘반 올픈(Sam Van olffen, 프랑스)은 우주와 미래를 소재로 한 공상과학적 판타지 작품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우주복을 입은 플레이모빌을 선보인다. 오로지 종이를 자르고 풀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는 알린느 우드 디에볼(Aline Houde-Diebolt, 프랑스)은 화려한 색상의 종이와 디자인으로 플레이모빌이 상징하는 다양한 의미들을 작은 화면에 담았다. 나탈리레테(Nathalie Lete, 프랑스)는 특유의 필치와 색감을 이용해 그녀가 어릴 때 가지고놀던 빈티지 플레이모빌을 화면에 표현했다.
플레이모빌을 사랑하는 한국작가들도 전시에 참여한다. 275c는 해적과 인어공주로 변한 플레이모빌을 통해 마음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해적과 공주를 이끌어낸다.
최기창은 대상의 인물사진을 찍어 격자무늬의 구획으로 나눈 뒤, 프린터처럼 점이나 손가락에 잉크를 묻혀 점을 찍는 핑거페인팅 작업으로 플레이모빌을 표현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한 오케이티나는 플레이모빌의 어린이 시리즈를 가장 좋아하는 까닭에 작품 역시 일반 플레이모빌이 아니라 어린이들로만 구성했다. 빈티지, 비비드, 파스텔 등 플레이모빌의 따뜻하면서도 감성적인 색감을 자신만의 느낌만으로 표현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측은 "이번 전시는 키덜트(kid와 adult의 합성어)족뿐 아니라 가족 모두 함께 여름을 즐길 수 있는 전시로 꾸렸다"며 "앤디워홀, 비틀즈, 모나리자 등 명화의 한 장면을 재현하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재치 넘치는 패러디 작품을 비롯해 150cm 대형 플레이모빌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