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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뉴스] 미술-공연 "손잡으니 이리 좋지 아니한가"

이색 컬래버레이션으로 관객 눈길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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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7호 김금영 기자⁄ 2016.08.19 10:38:57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손에 손잡고~벽을 넘어서~” 공연과 미술이 손을 잡았다. 작품이 전시돼 있을 공간에 신나는 뮤지컬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반대로 공연장에는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됐다.


PART 1. 공연 → 미술
공연 관람 전 작품 감상의 묘미


▲뮤지컬 '위키드'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전시 공간. '위키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전시됐다.(사진=김금영 기자)

뮤지컬 ‘위키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30분 전, 공연장 로비에 사람이 가득하다. 그런데 한쪽에 유독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였다. 그 틈새에 끼어 앞으로 나아가다보니 그림이 전시된 공간이 보인다. 뮤지컬 ‘위키드’가 공연장에서 만나는 ‘위키드 일러스트레이션 전시회’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번 전시는 ‘위키드’ 측과, 재능 있는 일러스트 작가들을 발하고 작품을 소개하는 취지로 운영 중인 네이버 그라폴리오와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위키드’ 관계자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흥미 있는 프로모션을 기획하던 차에 네이버 그라폴리오를 발견했다. 수많은 일러스트가 온라인에 전시돼 있었다. 이 가운데 ‘위키드’를 주제로 일러스트 공모전을 해보면 흥미롭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와 네이버 그라폴리오 측에 제안을 했다. 제안을 받은 네이버 측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위키드’ 측에 따르면 네이버 그라폴리오가 뮤지컬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키드’ 관계자는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일러스트 공모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뮤지컬과 주제를 잡고 공모를 진행한 적은 없다고 하더라. 뮤지컬과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의견이 모여 이번 컬래버레이션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서울 공연 개막 전 6월 초부터 중순까지 20일 정도 응모를 받았다. 주된 테마는 ‘위키드’로 약 300여 점의 작품이 응모됐고, 그 중 우수상 2점을 포함해 총 10점이 선정됐다. 네이버 측 전문 심사위원단과 ‘위키드’ 측 관계자들이 응모된 작품에 부여된 네티즌들의 평점과 반응 및 작품성, 주제와의 연결성 등을 고려해 공동 심사했다. 이 10점의 작품이 현재 공연장 로비에 마련된 공간에 전시 중이다.


▲(왼쪽부터) 배우 남경주, 박혜나, 정선아가 '위키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들고 있는 모습. '위키드' 측과 네이버 그라폴리오와의 협업으로 공모전이 진행됐다.(사진=클립서비스)

우수상은 강산(Gangsan)의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와 허씨초코의 ‘두 마녀가 요즘의 모습이라면?’이 수상했다. 디파잉 그래비티는 ‘위키드’ 1막의 마지막 노래 제목이기도 하다. 중력을 넘어서 비상하는 마녀들의 모습이 그림에 담겼다. 허씨초코는 마녀들의 성격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둘의 어울림을 연출했다.


이밖에 한복을 입은 마녀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 극 중 에메랄드시티를 배경으로 한 작품,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는 마녀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긴숨은 ‘편견 없는 사회’에서 피부색도 머리색도 제각기 다른 이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을 통해 ‘위키드’ 속 외모 편견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이 전시는 기부로 이어진다. 작품은 현장에서 구매 가능한데, 모두 10만 원으로 현재 모두 팔린 상태다. 판매액 전액은 구매자들의 이름으로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 기부된다. 구매 작품은 공연 기간 중에는 공연장에 전시되며 종연 후 일괄 배송된다.


‘위키드’ 관계자는 “애초 공모전 기획 당시 금액이 발생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기부를 생각했다. 공연을 알릴뿐 아니라 좋은 뜻도 더해서 더욱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되길 바라는 취지에서였다”며 “‘위키드’ 공연에서 동물 보호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그래서 공연 내용과도 연관성 있는 단체를 찾다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에 기부하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위키드’는 앞서 공연장 로비에 극 중 마녀들의 의상을 전시하는 등 다양한 전시 이벤트를 마련한 바 있다. 이번엔 작가들의 작품을 끌어 들이며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봤다. 본 공연을 관람하기에 앞서 공연과 관련된 그림들을 전시해 호기심을 고취시킨 것. ‘위키드’ 측은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닿으면 재미있는 전시 기획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T 2. 미술 → 공연
전시 현장서 펼쳐지는 쇼케이스


▲대림미술관에서 뮤지컬 '킹키부츠' 쇼케이스가 열렸다. 대림미술관이 진행해 온 '하트 나잇' 프로그램에 '킹키부츠'가 초대돼 뮤지컬과의 첫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졌다.(사진=대림미술관)

미술관에 난데없이 춤과 노래가 펼쳐졌다. 조용할 것만 같았던 미술관의 대반전이다. 대림미술관이 뮤지컬 ‘킹키부츠’의 무대를 전시장으로 옮겨 왔다. 대림미술관은 매주 목요일 밤, 일상에 지친 이들을 위한 ‘굿나잇(Good Night)’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전시 야간 개관과 함께 운영돼 왔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8월 21일까지 열리는 ‘컬러 유어 라이프 - 색, 다른 공간 이야기’ 전시 연계 프로그램의 성격으로 마련됐다.


김해연 대림미술관&디뮤지엄 홍보마케팅 큐레이터는 “8월의 컬러 ‘레드’를 테마로 뜨거운 여름날의 ‘하트 나잇’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중 강렬한 레드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 뮤지컬 ‘킹키부츠’를 발견했다. 그래서 ‘하트 나잇’을 함께 진행하자고 미술관 측에서 1차 제안을 했다. 공연 측에서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부분이 잘 맞아서 협업이 진행됐다”며 “대림미술관이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지만, 뮤지컬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본 공연 시작 전 가장 먼저 공연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관객들이 모였다. 200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쇼케이스가 열렸다. 배우 정성화는 “개막 전 관객과 만난 첫 무대에 뜨거운 호응을 받아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쇼케이스 이후 8월 18일에는 공연과 연계된 런웨이포토존 이벤트도 마련됐다. 레드 카펫이 깔린 런웨이 위 부츠 포토존이 마련됐다. 김 큐레이터는 “자유롭게 사진 촬영이 가능한 이곳에서 직접 ‘킹키부츠’ 속 주인공이 돼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림미술관 #킹키부츠 #하트나잇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과 뮤지컬 관람 티켓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였다”고 소개했다.


뮤지컬과 전시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자리는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김 큐레이터는 “대림미술관은 계속해서 미술,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컬래버레이션을 준비 중에 있다. 매 전시마다 전시에 부합되는 주제와 어울리는 콘텐츠를 통해 일상이 예술이 될 수 있도록 기획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PART 3. 미술 ↔ 공연
김광석 중심의 전시와 뮤지컬 만남


▲'내 안의 김광석'전(왼쪽)과 뮤지컬 '그날들' 포스터. 고(故) 김광석의 삶을 살펴보는 전시와 뮤지컬이 만나 '노래하는 전시' 콘셉트로 갈라쇼를 선보인다.(사진=서울디자인재단,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내 안의 김광석’전과 뮤지컬 ‘그날들’의 만남도 주목된다. 고(故) 김광석의 삶을 살펴보는 전시와 뮤지컬이 만났다. 김광석이라는 하나의 공통분모 아래 이뤄진 ‘노래하는 전시’의 탄생이다.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볼 수 있는, ‘내 안의 김광석’ 전시회의 세 번째 전시 연계 공연으로 뮤지컬 ‘그날들’팀의 갈라쇼가 열린다. 전시기간 동안 금요일 저녁 젊은 후배가수들의 헌정 공연, 김광석 노래 클래식 연주회 등을 선보였는데, 이번엔 뮤지컬과의 협업이 진행되는 것.


8월 19일 오후 7시 DDP 어울림광장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갈라쇼는, 김광석 노래와 그를 기억하는 친구들의 추억이 어우러진 ‘노래하는 전시’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라이브 밴드 음악에 맞춘 김광석의 음악, 그리고 뮤지컬 넘버를 만나볼 수 있다.


▲DDP에서 열리고 있는 '내 안의 김광석'전 전시장 일부. 김광석 노래와 그를 기억하는 친구들의 추억이 현대미술 작품으로 탄생한 자리다.(사진=서울디자인재단)

김광석 20주기를 맞아 DDP에서 9월 11일까지 열리는 ‘내 안의 김광석, wkf tkfwl?(잘살지?)’전은 생전 김광석과 가까웠던 친구들(박학기, 한동준, 유준열 등 김광석추모사업회)과 20년이 지나도록 그를 기리고 기억하는 팬들(팬카페 둥근소리 회원 및 사진가 임종진 등), 그로부터 영감을 얻은 아티스트, 그의 궤적을 좇아가는 후배 뮤지션까지 모두 준비하고 참여했다. 김광석 노래와 그를 기억하는 친구들의 추억이 현대미술 작품으로 재탄생됐다.


8월 25일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둔 뮤지컬 ‘그날들’은 김광석이 불렀던 노래들로 이뤄진 작품이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 전 사라진 ‘그날’의 미스터리한 사건이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펼쳐진다.


미술과 공연 사이의 컬래버레이션은 관객의 호응을 입고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익숙했던 장소의 새로운 변신에 호기심을 느꼈다는 반응이 많다. 한 공연 관계자는 “미술과 공연의 만남은 관객들도 선호하는 양상이다. 평소 티켓 가격이 비싸 공연을 잘 보지 못했던 관객에게는, 공연과 미술 사이 협업을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 또는 무료로 공연 쇼케이스 등을 볼 수 있는 자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동 인구가 많은 공연장에서의 전시 또한 잠재된 미술 관객들이 발굴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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