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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랑 스타③] 개인 아픔이 미술 된 솔비·이혜영

아트테이너로서의 꾸준한 행보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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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2호 김금영 기자⁄ 2016.09.22 16:51:12

PART 3. 직접 그림 그리고 컬래버레이션 펼치는 아트테이너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대표 아트테이너로 불리는 솔비는 올해도 꾸준히 전시를 이어갔다. 앞선 탑, 지드래곤과 달리 솔비는 작가로서 직접 전시에 참여해 왔다. 그림을 그리기도,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첫 개인전은 2015년 9월 가나아트센터 내 언타이틀에서 열렸다. 연예인 솔비와 실제 자신의 본명 그대로의 권지안 사이에서 진짜 자아를 찾는 의도의 ‘트레이스(Trace)’전을 선보였다. 셀프 컬래버레이션의 시작이었다.


▲대표 아트테이너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솔비.(사진=엠에이피크루)

올해 3월엔 안국약품 갤러리AG에서 셀프 컬래버레이션 시리즈 두 번째 ‘블랙스완 - 거짓된 자아들’을 공개했다. 다양한 사이즈의 사각 거울 20개로 연결된 커다란 화이트 큐브를 갤러리 안에 설치하고, 그 안에 자신이 수많은 자아와 대화를 한 내용을 적은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어 4월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와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펼쳤다. 유네스코 선정 미디어 아트시티 광주 문화재단 홍보대사 위촉의 일환으로 진행된 컬래버레이션이었다.


가장 최근인 9월 1~9일엔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셀프 컬래버레이션 세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열리는 직지코리아페스티벌에 예능인, 가수가 아닌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직지코리아페스티벌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인 직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전시다. 솔비는 정보 확산의 씨앗인 직지가 정보 무한확장 플랫폼인 SNS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서 착안해 ‘SNS 월드: 픽션 & 논픽션’을 제목으로 한 대형 설치 작품과 비디오 아트를 통한 개념 미술을 선보였다.


▲솔비는 9월 셀프 컬래버레이션 세 번째 작품에서 SNS를 활용한 'SNS 월드: 픽션 & 논픽션'을 선보였다.(사진=엠에이피크루)

솔비는 연예인으로서 활동하며 느낀 점들은 작업에 담아내는 특징이 있다. 앞서 각종 악플과 루머를 접한 심경, 그리고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 상처 줬던 말들을 ‘블랙스완 - 거짓된 자아들’전에 마련된 큐브 안에 잔뜩 적었던 바 있다.


솔비는 “SNS 세상은 진실과 거짓이 중요하지 않은, 현대인의 욕망과 판타지가 가득한 허구의 세상”이라며 “진실이 명확하지 않은 사건들이 떠돌아다니고 각자 주관적인 기준으로 진실과 거짓을 판단한다”고 짚었다.


이어 “사회적 이슈가 있었던 연예인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은 SNS에서 빠른 속도로 무한 확장됐고, 당사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커다란 상처를 줬다. SNS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선악과”라며 “매일 스타가 탄생하고, 하루 아침에 돌변해 돌을 던지기도 하는 SNS 속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상 속 허구의 인물로 만들기에 전념한다. 온라인을 위해 오프라인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작품의 의도를 설명했다.


‘셀프 컬래버레이션’ 시리즈 선보이는 솔비와
대표 아트테이너에 도전장 내민 이혜영


▲9월 두 번째 개인전 '뮤즈 오브 더 윈드'를 연 이혜영.(사진=김금영 기자)

솔비의 작가 행보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시를 마치고 9월 10일엔 중국 베이징 화이트 박스 미술관에서 이이남 작가와 함께 아트 퍼포먼스와 라이브 페인팅을 펼쳤다. 본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첫 의도는 솔비의 상처 치유였다. 연예인 생활에 환멸을 느끼던 그는 그림을 그리며 치유 받았다고 여러 차례 고백한 바 있다.


최근 똑같은 이유로 이혜영이 두 번째 개인전에 나섰다. 2015년 ‘이혜영: 상처와 고통의 시간들이 나에게 준 선물’전을 통해 작가로 데뷔한 이혜영은 올해 9월 ‘뮤즈 오브 더 윈드(Muse of the Wind)’전을 열었다. 이혜영은 본격 전시 이외에도 ‘빈폴골프와 부부리 바이 이혜영’ 등 컬레버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드러내 오기도 했다. 아버지의 병과 사랑하던 반려견 도로시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졌던 이혜영은 그림을 그리면서 그 슬픔을 극복했다고 고백했다.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스스로 독학하며 그림을 그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 외 설치 작업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림은 이혜영에게 또 다른 소통 방식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혜영은 “그림 안 배운 이혜영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전시하는데, 우리도 그냥 하고 싶은 거 다시 시작해볼까 하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도전 의식을 불어넣고 싶었다. 솔직히 미술계의 시선보다는 그런 대중과의 소통이 내겐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영은 첫 전시에서 그림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엔 조각, 설치 작업 등에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사진=김금영 기자)

제대로 된 작업을 펼치기 위해 솔비는 연예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엠에이피크루에 몸을 담았다. 엠에이피크루는 뮤직(Music)의 M, 아트(Art)의 A, 퍼포먼스(Performance)의 P를 따서 만든 문화 예술 콘텐츠 제작 기획사다.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가 모여 새로운 콘텐츠 창출을 목표로 한다. 과거 가나아트센터 총괄로 10년을 일해 온 이정권 씨가 대표다. 솔비가 음반을 준비하면 이들은 모여서 가장 먼저 전시 콘셉트를 논의한다. 전시를 위해 곡 작업을 3~4개월 동안 하는데, 이때부터 곡의 콘셉트가 전시를 위해 맞춰지는 형식이다.


이혜영은 집의 작은 방에서 그림을 그리던 것에서 벗어나 아예 스튜디오를 차렸다. 최근 5년 동안 그린 그림이 200여 점에 달하는데, 이를 수용할 장소가 없었던 것도 문제였다. 스튜디오는 이혜영이 오롯이 작업에 빠질 수 있는 장소로, 한 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많게는 10시간 넘게 앉아 있기도 하는 곳이다.


미술계에 이어지는 스타들의 행보에는 흥미로운 시선, 따뜻한 시선, 차가운 시선까지 동시에 존재한다. 유명세를 이용해 작품 값이 터무니없이 올라간다는 지적, 단발적인 화제성을 노린 전시라는 지적, 순수 미술 작가들에게 주는 상대적 박탈감 등이 항상 나오는 주제다.


한 미술 관계자는 “단편적으로 전시를 열던 과거와 달리 현재 스타들은 큐레이터, 전시 기획 참여 등의 형태로 다변화돼 미술계에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을 대중들에게 고취시킨다는 목적에서는 좋을 수 있다. 미술계에서도 점점 젊어지는 컬렉터 층, 그리고 거장 작가보다는 젊은 작가 및 스타들의 이름이 더 익숙한 이들을 고려해 관객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시도 속 스타들의 컬래버레이션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단순 화제성만으로는 장기적인 관심을 끌어들이기 어렵다. 실시간으로 바뀌는 검색어처럼 어제 관심 받고 오늘 사라질 수 있다. 관심이 집중될 때 정성이 들어간,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질적으로 좋은 전시를 선보여야 미술계에도, 해당 스타에게도 진정으로 윈윈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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