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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② 시카고] 예술가들에게 ‘스스로 낚시하는 법’ 알려주기

예술가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부동산엑스포 등 정보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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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2호 김금영⁄ 2016.12.01 18:21:40

▲시카고는 저렴한 예술가 공간 보급을 위해 정보 구축 과정을 진행했다.(사진=바바라 코에넨)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런던이 부동산 개발에 중점을 뒀다면 시카고는 정보 쌓기 작업에 몰두했다. 전 시카고 문화부 도시문화기획과 프로그램 매니저 바바라 코에넨은 자신이 시카고에서 경험한 일들을 소개했다.


코에넨은 “시카고에는 약 270만 명이 거주한다. 1960~1980년대 시카고에 상주하는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시내 중심부에 가까운 곳에 거주했다. 그런데 1990년대 시내 중심부가 상업 및 주택지 발달로 재개발되면서 조금씩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게 됐다. 이 현상은 수십 년 동안 반복됐다”고 시카고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짚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근본적인 문제와 예술가들이 처한 실상을 알기 위해 시카고는 2000년도에 시카고 예술가 조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했다. 문제를 알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현장 이야기를 듣고 정보를 쌓아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1880~1960년대 시카고 중심에 자리하던 예술가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높아진 월세 등으로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거주 공간을 옮기게 됐다.(사진=바바라 코에넨)

코에넨은 “약 1000명의 예술가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이 조사를 통해 시카고에 약 8만 명의 예술가가 살고 있고, 이중 반 정도가 연소득 4만 달러 미만이며, 고학력이고, 가족 수는 적다는 것을 파악했다. 또한 희망 작업 공간의 규모는 약 83~93㎡, 바람직한 작업 공간 임대료는 무료~85달러로 생각하고 있었다. 세세한 것까지 조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설문 조사는 시카고가 예술인을 위한 각종 정책을 만드는 데 주요 자료로 활용됐다. 조사 이후엔 현지 예술 단체, 서비스 제공 기관, 개별 예술가 등에 대한 인터뷰도 진행했다.


시카고에 마련된 저렴한 예술 공간으로는 예술가 집단이 공동으로 소유와 운영을 하는 Acme 예술가 콘도 공동체, 시가 주도한 스위칭 스테이션 아티스트 로프트 등이 있다. Acme 예술가 콘도 공동체의 경우 거주 주민들이 건물의 지분을 구매하고, 건물의 가치가 추후 상승하면서 예술가들은 공간에 무기한으로 거주할 수 있게 됐다. 스위칭 스테이션은 임대용 아파트로, 심사를 거친 예술가가 입주할 수 있다. 연간 소득이 해당 지역 소득 평균의 80% 미만, 즉 약 4만 3050달러 미만이어야 한다.


▲'시카고 예술가 자원(www.chicagoartistsresource.org)' 사이트 화면. 예술과 관련된 사이트를 끌어 모은 공간이다.(사진=바바라 코에넨)


그런데 이런 공간이 있다 하더라도 정보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그래서 시카고는 ‘예술가에게 낚시하는 법 가르치기’에 나섰다. 코에넨은 “‘생선을 주면 하루를 먹을 수 있지만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주면 평생 먹을 수 있다’는 속담이 있다. 시카고는 1999~2015년 4500만 달러를 들여 140곳의 생활 및 작업 공간을 제공했는데, 예술가들이 이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얻고,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지금이야 웹사이트 구축이 흔한 일이지만, 2003년 당시엔 생소한, 이제 막 준비만 갖춰졌을 때였다. 시카고는 ‘시카고 예술가 자원(www.chicagoartistsresource.org)’ 사이트를 만들었다. 지역 예술학교, 예술 재단, 예술인 정보 회사 등 예술과 관련된 사이트를 다 끌어 모았다. 여기에 공간을 구할 때 필요한 법률적인 조언도 함께 올렸다. 코에넨은 “특히 인기가 많은 건 ‘스페이스파인더’ 서비스다. 무료 이용이 가능한 공간으로, 공간, 주소록, 취업, 예술가 연락 목록 응의 정보들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현재도 예술가들이 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예술가의 공간에 대한 종합 지침은 사이트 내 ‘스퀘어 피트 시카고’가 다룬다. 신용 거래에 대한 이해 및 공간의 진짜 비용에 대한 내용을 싣는다. 시카고의 구역 획정 조례 및 건축 규약에 대한 개괄부터 부동산 업자와 일하는 방법, 대출을 받는 다양한 방식, 세입자의 권리 등에 대한 내용까지 포괄적으로 알려준다.


▲2010년 시카고에서 열린 '시카고 아티스트 스페이스 & 하우징 엑스포'의 포스터. 예술가를 찾는 단체 관계자와의 연결의 장을 만들었다.(사진=바바라 코에넨)

이 정보들이 구현된 엑스포도 마련했다. ‘시카고 아티스트 스페이스 & 하우징 엑스포’가 2004년부터 시작됐다. 시 전역의 여러 장소에서 주거 박람회를 선보여 온 주거 담당부와의 협력으로 열렸다. 정부의 주거 관련 기관, 공동체 주거 관련 기관, 주요 은행 및 대출 기관 등과 관련 있는 예술 단체 및 예술가와 예술 단체를 찾고 있는 지역의 대표들이 엑스포에 참여했다. 첫 번째 엑스포에서는 건축가 및 자영업자들과 일하는 방법, 예술가들이 대출받는 법 등에 대한 무료 워크샵을 제공했고,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매년 열려 왔다.


예술인의 스스로 서기를 독려하는 형태가 구현된 공간이 브리지포트 예술센터, 코너 등이다. 사이트와 엑스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예술가가 넓은 공간을 임대해 일부 작은 공간을 다시 다른 예술가에게 임대해 주는 형태다. 코에넨은 “예술가의 공간에 대한 세부 정책이 아직 부족한 시카고에서 점차 널리 이뤄지는 형태”라며 “DIY(Do It Yourself) 정신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공간을 활용하는 예술인들의 움직임이다. 이를 위해 예술가에게는 자기만의 프로젝트 및 시설을 운영하는 선견지명, 시에게는 예술가를 위해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잃어버린 예술을 위한 센터'는 예술가 공유 작업 공간으로, 2016년도에 준공됐다.(사진=바바라 코에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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