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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화익 화랑협 신임회장] “화랑이 돈세탁 창구로 여겨지는 이미지 씻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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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2호 김연수⁄ 2017.02.10 18:15:05

▲협회 소속 화랑 대표들이 18대 화랑협회장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 김연수)


한국화랑협회는 8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18대 신임회장으로 이화익 갤러리의 이화익 대표를 선출했다. 

이 신임회장은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원 미술관학 자격증을 취득하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원, 갤러리 현대 디렉터, 2015년부터 한국화랑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이화익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신임회장은 이날, 화랑협회 소속 화랑 142곳 중 112곳의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72표를 득표해 신임회장 자리를 얻게 됐다. 경쟁후보였던 줄리아나 갤러리의 박미현 대표가 “협회의 운영이 일부 기득권의 보호와 이득창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기본인 전시문화를 복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투명한 운영을 약속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부회장을 역임했던 이화익 대표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화익 신임회장은 당선 공약으로 △미술 한류를 형성해 우리 작가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실행 △미술품 양도소득세 폐지 △경매회사가 화랑업을 겸할 수 없도록 제한 △화랑협회와 감정연구소간의 역할 재정비 등을 내놨다. 이를 바탕으로, “KIAF(한국국제아트페어) 활성화와 대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며 내부적으로 소통을 넓히겠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이화익 신임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후보 연설을 하고 있는 이화익 신임 화랑협회장. (사진=김연수)


 “미술품을 사치품 또는 없어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너무도 안타까워”


- 당선을 축하드린다.
“감사하다.”

- 우선, 화랑 협회의 역할 측면에 있어서 질문을 하겠다. 현재 미술시장, 즉 화랑들이 다루는 작품 장르의 한계성이 오랫동안 지적이 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평면 작업들에 치중되어 있다는 지적들이 있는데, 그에 대한 방안이 있는가? 특히 (더 장르가 다양화돼 있는) 젊은 작가들의 경우는 판매루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오랫동안 그림을 콜렉터들이 찾아왔고 소장하기 편리한 부분이 있다. 조각품을 놓으려면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한데,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집들이 좁은 편이다. 그런 주거환경의 제약으로 조각을 컬렉션 하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다. 영상 작품들 같은 경우, 드문드문 거래가 되긴 하고 있지만 (영상 기기가) 고장이 날 경우, 애프터서비스 등의 문제로 아직은 컬렉션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 이런 문제들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 사람들이 작품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장소는 미술관 말고도 화랑이 있지 않은가? 사람들이 많이 소유를 해야지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도 있고… 몇 군데 되지 않지만, 영상 설치 같은 작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화랑들도 있다. 그것을 활성화한다든지 하는 화랑협회 차원 방안을 여쭤보는 것이다.
“요즘은 ‘아트페어’ 즉, 미술 견본시장이라는 큰 시장을 통해서 수십 개 수백 개 화랑을 모아서 5일장을 하는 형식으로, 많이 팔리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많이 팔려야지 더 활성화되기 때문에 해외 콜렉터들을 국내에 유치하는 데에 비용을 쓰고 있고,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폭넓게 확대시키고 있다.” 

-해외 콜렉터들도 좋지만, 국내 요구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미술품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실제로 아트페어에 오게되면, 몇 십만 원 대의 작품부터 있다. (가격이 싼) 젊은 작가의 작품부터 고가의 작품까지 다 준비돼 있기 때문에 취향과 예산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폭이 넓다. 미술품이 비싸다는 선입견이 아직 많다. 카드로 하면 할부도 가능하다.”

-선보이는 작품 장르의 한계성과 관련해, 한 번 더 물어보겠다. 전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손에 꼽히는 화랑들을 제외하면, 작은 화랑들은 전문적인 시각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 않은가? 다시 말하면, 전문 큐레이터가 더 폭넓게 일할 수 있으면 같이 더 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사실, 화랑은 미술관하고는 다르다. 미술관의 경우, 한 명이상의 전문 큐레이터가 있어야 하고, 소장품이 100점 이상이라든지 하는 설립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하지만, 사실 화랑은 개인 사업이라 신고만 하면 할 수 있는 업종이다 보니 그런 규제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랑도 등록제를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조금 더 자격 요건을 따지게되는 시스템들이 생길 것이다. 아직은 협회 차원에서의 규제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등록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시행이 되면 등록 요건을 마련할 것이다.”

-(공약에도 나와 있듯이) 양도세 폐지를 주장하고, 현금 영수증 발급을 반대하고 있다. 너무 기업만을 콜렉터로 생각하는 계획이 아닌가? 
“미술시장 규모가 사실은 너무 영세하고, 국가적으로 지원해서 키워야 되는 시점이다. 홍콩 같은 데로 아트페어가 몰리는 이유는 모든 거래가 다 면세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없던 규제를 만들어 옥죄어 오니까 그나마 있던 시장도 바닥을 치고 있어 미술계가 너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하는 것이다. 화랑들은 종합세, 부가가치세며 작품 판매에 대한 세금들은 다 내고 있는데, 사람들은 화랑들이 세금도 안내고 장사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세금을 안 내고 장사한다는 오해보다, 돈세탁 창구로 사용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 사람들의 인식 아닐까?
“그런 것은 일부 투명하지 못한 거래에서 나온것이다. 그런 일은 있을 수가 없다. 대부분의 화랑들이 세금을 내고 작가도 세금을 낸다. 그런데 언론 등에 비치는 것이 어쩌다 한 두건이 확대돼서 다 비자금으로 사는 것으로 착각이 되는 상황이다. 그런 이미지를 씻을 계획이다. 화랑이 작가를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더 보여주고 싶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이런 인식 때문에, 그림을 샀다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고 세무 조사가 들어온다던지 한다. 그런 인식이 우리 미술계를 더 죽이고 있다. 현재 거래되는 미술품은 나중에 문화유산이 되는 것이다. 미술품을 사치품 또는 없어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너무나도 안타깝다. 그러면 예술가는 어떻게 길러지고 사는가? 기업들도 돈을 벌면 우리 예술품을 더 사야하는데, 우리가 우리 것을 사지 않고 자꾸만 뒷조사하고 그러면 콜렉터들이 좋은 그림을 사고도 보이지 않게 숨겨두는 상황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현재 화랑협회와 미술품감정협회가 섞여 있는 상태 아닌가? 위작 감별 시스템에 있어서 이런 이유로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위작이라는 것이 세계 어느 나라나 다 있고, 과거나 지금이나 없던 때가 없다. 사실 돈이 된다고 하면 위조범들이 위조를 하기 마련이다. 현재 진품이 거래되는 것이 99%라면 위작은 1%다. 그런데 그 1%를 가지고 그 99%를 의심하고 거래를 막는 상황이다.”

-그러면, 화랑협회와 미술품감정협회는 계속 같이 갈 예정인가? 
“과거에는 감정협회가 따로 있지도 않았고, 화랑협회가 그 일을 다 했었는데, 협회에서 책임 부담을 모두 안고 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분리했다. 현재 완벽히 분리된 상태라기보다 외부 감정 연구소에서 하고, 협회 이사 두 분이 전문가 역할로 들어가 참여하고 있다. 기존의 많은 소스들을 화랑협회가 줬기 때문에 순수익의 50%를 받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순수익이 작년의 경우 약 600만 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약 300만 원씩 나눴다고 한다. 그 건에 관해서 협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협회 산하인데 왜 분리하느냐는 의견도 있고, 분리되지 않아서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저는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지 면밀히 살펴 본 후에 회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지금까지 감정 분야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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