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김금영 기자) 다양한 표정의 얼굴들이 전시장에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송유정 작가가 개인전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을 인사아트프라자에서 3월 15~20일 선보였다.
‘인사이드 아웃’은 유명 애니메이션 제목이기도 하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까지 다섯 가지 감정들을 컨트롤하는 머릿속 본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각의 감정들은 개성이 확실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기쁨이는 말 그대로 화사하고, 슬픔이는 푸른색 얼굴에 늘 우울한 표정을 지녔으며, 버럭이는 늘 화가 나 있어 얼굴이 빨갛다.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 캐릭터들처럼 사람들은 다양한 감정을 지녔다. 그리고 그 감정을 우리는 주로 얼굴의 표정을 통해서 읽는다. 기쁠 때는 환하게 웃고, 슬플 때는 눈물을 흘린다. 화가 나면 눈살이 찌푸려지고, 서운하면 입 꼬리가 내려간다.
송유정 작가는 이런 사람들의 표정, 그리고 감정에 주목하는 작업을 펼쳐 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도 감정 이야기를 끌고 들어왔다. 그런데 단순히 눈에 보이는 외적 표정뿐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표정까지 관심을 기울인다. 그가 내린 감정의 개념에는 일차적 감정과 이차적 감정이 있다.
이런 경우가 있다. 실제로는 화가 났지만,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겉으로는 웃는 표정을 지을 때가 있다. 이때 실제 내면에 느끼는 감정이 바로 일차적 감정이다. 그리고 속마음과 달리 바깥으로 표출되는 웃는 표정은 이차적 감정이다. 일차적 감정부터 이차적 감정까지, 우리는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살고 있다는 것.
‘감정의 반복’은 이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수많은 흰 얼굴들 속에 노란 색의 얼굴이 단 하나 자리한다. 사람들은 일단 눈에 띄는 이 노란색의 얼굴을 보통 가장 먼저 보게 된다. 이렇게 눈으로 관찰되는 것이 이차적 감정이다. 그런데 이 이차적 감정 뒤에 숨은 많은 이야기들, 그 일차적 감정들이 흰 얼굴의 모습으로 사방을 둘러싸고 있다. 그야말로 감정의 소용돌이의 현장.
‘잠재적 희망’에서는 쌓아 올린 얼굴들을 볼 수 있다. 삐뚤빼뚤 쓰러질 것 같지만 꿋꿋하게 쌓여 있는 얼굴들. 꼭 다양한 감정을 품고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이 얼굴들을 가진 아기들은 현 시대 사람들의 자화상과도 같다. 스스로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처음 보고 놀라는 아기처럼, 사람들은 숨겨진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생경함을 느낄 때가 있다. 익숙하고도 낯선 자신의 감정들과 매일 새롭게 마주하며 자신을 알아간다. 송유정 작가의 감정의 상징물로 태어났던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감정 교류의 장을 펼친다.
한편 송유정 작가는 CNB저널 제4회 표지 작가 공모전 ‘조각 분야’ 선정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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