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김금영 기자) 바비 인형이 전시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이 바비인형 제작사 마텔과 함께 5월 28일까지 ‘바비, 디 아이콘’전을 연다. 희소성이 큰 바비들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바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어 바비의 팬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로빈 마텔코리아 지사장과 만나 전시의 특징 및 바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최로빈 마텔코리아 지사장과의 일문일답.
- ‘바비, 디 아이콘’ 전시 현장을 직접 둘러본 소감은?
“전시 첫날 방문했다. 정말 놀라웠다. 바비의 비주얼뿐 아니라 바비의 역사, 그리고 특징까지 잘 살펴볼 수 있도록 굉장히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전시에 도움을 준 롯데갤러리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 이번 한국에서의 ‘바비, 디 아이콘’ 전시가 이뤄지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마텔은 바비가 지닌 메시지를 구현해줄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다. 그리고 롯데는 전시 콘텐츠가 필요했는데 양사의 니즈(needs)가 잘 맞았다. 롯데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전시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이전에 선보인 러버덕 프로젝트 등 메시지 구현에 탁월하더라. 양사가 서로 의견을 조율하면서 전시를 꾸렸다.”
- 앞서 언급한 바비가 지닌 메시지가 무엇인가?
“바비는 그냥 예쁜 인형이 아니다. 마텔은 바비를 통해 어린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꿈을 실어주길 바란다. 제품 판매도 중요하지만 그게 1순위가 아니다. 판매가 중요하면 제품만 열심히 만들면 된다. 또 예쁜 드레스만 입히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마텔은 바비가 가능한 한 다양한 모습으로 꾸려질 수 있도록 컴퓨터 프로그래머, 우주비행사, CEO 등 굉장히 많은 직업군을 구성했다. 또한 관련된 전시나 캠페인 등을 이어오며 이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 어떤 캠페인인가?
“대표적으로 두 영상이 있다. 한 영상은 어린 아이들이 교수, 수의사, 축구팀 코치, 박물관 큐레이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모습을 담았다. 어른들이 이 아이들에게 교육과 치료를 받고 현장에서는 웃음꽃이 활짝 핀다. 그리고 끝에 이 바비 인형으로 역할 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다른 영상은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바비 인형으로 함께 놀아주는 모습을 담았다. 바비가 꿈과 함께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놀이의 중요성이다. 요즘 아이들은 노는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거의 학원에 가서 공부하느라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창의적인 발상은 주입식 교육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자유롭게, 또 즐겁게 노는 과정에서 참신한 발상이 나올 수 있다. 이 점을 캠페인을 통해 이야기했다.”
-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바비 인형은?
“음. 매우 답하기 곤란하다. 모든 바비 인형에게 애정이 있다(웃음). 특히 인상 깊었던 바비라면 CEO 바비 인형이다. 이 인형은 1980년대 미국 또한 보수적인 사회적 배경을 지녔을 때 만들어졌다. 과거엔 여성 CEO에 대한 편견이 있었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꾸려지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시대다. CEO 바비 인형은 향후 미래를 앞서 그렸다는 점과 여성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미리 짚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 본래 인형을 좋아했는가?
“퇴근하면 아이와 함께 바비 인형으로 놀아준다(웃음). 어렸을 때 여자 사촌이 많은 환경에서 자랐다. 나는 액션 피규어를 들고, 사촌은 바비 인형을 들고 같이 역할극을 하면서 놀았다. 또 어렸을 때 부산에 살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바비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많이 접하게 됐다.
그리고 특히 바비 인형에 관심이 가게 된 이유가 있다. 이민 갔을 당시 영어도 못하고, 부모님이 직업이 확정돼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정말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했다. 차근차근 영어를 배우고, 사회에 적응해 가면서 꿈을 달성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바비도 비슷했다. 바비는 꿈을 꾸는 이야기를 다룬다.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You can be anything)’와 ‘너의 가능성은 무한하다(Imagine the possibilities)’가 바비의 메시지다. 이 부분에 특히 공감을 하며 꿈을 키웠다. 남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꿈을 꾸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 부분을 아이들에게 특히 알려주고 싶다.“
- 아이들이 인형보다는 스마트폰 등 미디어 콘텐츠를 장난감으로 갖고 노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과거와 비교해 완구 시장이 축소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텔은 이 가운데 소비자를 꾸준히 끌어 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가?
“완구 시장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한국에서 바비 인형의 성장률은 오히려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7~8%의 성장률을 보이는데, 한국에서는 70% 성장률을 보였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놀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의 전략 또한 필요하기에 마텔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사람들이 바비와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개발 및 공개하고 있다. 캠페인 비디오도 그런 역할 중 한 부분이었고, 바비 애니메이션 영화도 제작해 선보였다. 또 시시각각 올라오는 SNS 댓글 등을 확인해 소비자의 반응도 살핀다. 그리고 좋은 의견을 수용해 바비에 반영하는 등 최대한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엔 구글 출신인 마거릿 조지아디스가 마텔의 신임 CEO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한 바비 마케팅이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생각된다.”
- 바비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좋아하는 인형으로도 꼽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비가 지닌 메시지도 있지만, 일단 인형의 퀄리티가 어른이 봐도 만족스러울 정도로 높다. 특히 인형 옷에 대한 관심도 높다. 패션 관련 종사자들이 공부할 때 바비 인형을 연구할 정도다. 이들에게는 바비가 그냥 인형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과도 같은 가치를 지닌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바비는 과거와 비교해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 체형도 다양해지고 직업군도 더 다양해졌다. 어렸을 때 바비를 갖고 논 사람들은 이런 변화를 지켜봐 왔을 것이고, 함께 성장한 기분이 들 것이다. 이 점도 바비에 대한 친근함을 쌓는 데 일조한 것 같다.
예술가들과의 협업도 바비의 가치를 높이는 데 영향이 있었다. 칼 라거펠트, 크리스챤 디올 등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활발히 진행돼 왔다. 이 협업은 실질적으로 수익에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바비의 자신감 있는 모습, 그리고 가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 현재까지 만났던 바비 컬렉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컬렉터는 누구인가?
“이번 전시에 도움을 준 김홍기 패션 큐레이터다. 정말 놀랐다. 이번 전시에 바비의 패션에 관한 섹션이 있는데, 특히 이 부분에 열정을 갖고 관심을 보여줬다. 그냥 ‘예쁘다’가 아니라 바비가 입은 옷 하나하나를 다 뒤집어서 디자인도 보고, 여기에 새로운 아이디어도 덧붙이는 등 끊임없이 바비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김홍기 큐레이터야말로 바비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현실로 구현된 사례가 아닌가 싶다. 바비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김홍기 큐레이터가 꿈을 따라가는 과정에 바비도 함께 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꿈을 이루는 것의 좋은 사례랄까. 매우 인상 깊었고, 또 감사함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또 같이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
- 마텔코리아의 추후 계획 및 목표는?
“마텔은 항상 트렌드에 맞춰 바비를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전시 등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바비를 만들어갈 것이다. 이처럼 방식은 다양해질지라도 바비가 말하는 기본 메시지 ‘유 캔 비 애니띵(You can be anything)’은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그리고 바비는 미국 완구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은 아직 아니다. 하지만 바비를 통해 꿈을 이야기하고, 함께 소통하며 발전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1위 자리에 오르지 않을까. 그것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