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형형색색 공공예술의 활기가 가득 찼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파란 물고기 떼가 헤엄치고, 대구에는 길 한 가운데 계란프라이들이 즐비하다. 안양과 영도 지역은 지속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변화 중이다.
도심 속 물고기 떼를 만나는 ‘가로수길 블루 피쉬’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는 파란 물고기 떼가 울창한 가로수 사이 하늘을 가르며 헤엄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청이 주최하고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가 후원해 진행되고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가로수길 블루 피쉬’는 가로수길 일대를 방문한 사람들이 답답한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다.
예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가로수 길만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간에 예술을 입혔다. 오는 8월 27일까지 도심 속에서 파란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그룹 ‘숨.쉬다(오혜선, 오수연 작가)’가 기획한 ‘물고기의 꿈’을 원제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가로수길 하늘에 떠다니는 물고기 떼를 통해 답답한 도심에서 일상 탈출을 꿈꾸는 현대인의 모습을 담았다.
다양한 크기와 각자 다른 무늬의 400여 마리의 물고기들은 가로수길부터 닥터자르트 플래그쉽 스토어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까지 힘찬 유영을 하며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물고기가 잠시 쉬어가는 필터스페이스 인 서울에서는 매장 외부부터 내부로 이어지는 모든 공간에서 블루 피쉬를 감상할 수 있다. 3층에서는 바쁜 도시인들의 일상과 휴식을 담은 영상이 상영돼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닥터자르트 관계자는 “닥터자르트는 가로수길 일대를 방문한 사람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난 4월 가로수길 스토어에 ‘핑크힐 코끼리’를 전시한 바 있다”며 “지속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후원 및 진행을 통해 가로수길을 다시 활력이 넘치고 예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열기에 익은 ‘계란프라이 조형물’
대구 도심가에는 대형 계란프라이 조형물이 등장해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대구의 폭염을 유쾌한 공공미술로 표현한 것.
대구 중구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앞에는 대구의 무더위를 연상케 하는 대형 계란프라이 조형물이 설치됐다. 갓 익힌 듯한 계란프라이들이 바닥에 펼쳐져 있는데, 계란프라이에는 더운 대구의 날씨를 아프리카에 비유한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합성어)’가 적혀 있다. 건물의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계란프라이와 무더위에 녹아버린 라바콘(고무로 만든 고깔 모양의 교통안전시설물)이 설치돼 도로를 방문한 시민들에게 웃음을 전한다.
계란프라이 조형물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현대백화점이 설치했다. 설치 이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대구의 핫플레이스로 등극, 인기를 끌고 있다. SNS 상에서도 관련 게시물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계란프라이와 사진을 찍기 위해 백화점 근처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연이어 줄을 잇고 있다.
공공예술 축제 한바탕 펼치는 안양시의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
안양에서는 3년마다 한 번씩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가 열린다. 행사 기간 동안에는 도시 곳곳에서 미술, 조각, 건축, 영상, 디자인,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국내 유일 공공예술 축제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자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2005년 첫 개최 이래 국내외 작가들을 초청해 공공예술을 안양의 도시환경에 맞게 풀어냄으로써 시민들과 함께 예술을 영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양시를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새롭게 바꿔나가고자 하는 취지다.
관악산 등산로 입구 양쪽으로 펼쳐진 안양예술공원에는 자연과 융화된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이 전시돼 공원 전체를 예술 공간으로 구성했다. 공원에서 나와 도심에 들어가면 곳곳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들과 마주칠 수 있다. 특히 태국 작가인 리크리트 티라바니트가 한국의 전통가옥을 45도로 기울여 만든 ‘티하우스’가 눈길을 끈다.
회색빛 건물에 색을 불어넣은 영도의 ‘2017 페인팅시티 프로젝트’
지금 부산의 영도는 색으로 가득하다. 칙칙하고 삭막했던 건물들이 색을 입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브라질 출신 스트리트 아티스트 ‘데닐로 제 펠리토’와 영도 깡깡이예술마을 사업단이 함께 진행하는 ‘2017 페인팅시티 프로젝트’. 영도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뤄지는 주요한 공간을 자연 친화적이고 친숙한 느낌의 페인팅으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다. 공업 지역으로 낡고 칙칙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영도 대평동 건물에 색채와 패턴을 이용해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이번 영도 지역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영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참여형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 가능해 프로젝트 기간 동안 주민간 교류가 증가함에 따라 도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