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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곧은 대나무? 원춘호 작가의 '흔들릴 수도 있는' 대나무

갤러리그림손서 개인전 ‘죽림설화(竹林雪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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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10.31 11:37:29

원춘호, ‘화이트 트리(white tree) 5’.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 85 x 60cm. 2013.(사진=갤러리그림손)

눈꽃 날리는 대나무 숲이 고즈넉하다. 고요한 동양의 정서를 대변하고 혼의 기상을 간직하며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천묘죽(天墓竹)인 대나무를 담은 원춘호 ‘죽림설화(竹林雪花)’ 사진전이 갤러리그림손에서 10월 31일~11월 5일 열린다.

 

작가가 중국의 절강성과 안휘성, 한국의 담양, 고창, 함양 등 대나무가 생육하는 곳곳을 다니며 담은 대표작 21점이 전시된다. 대나무를 주제로는 세 번째, 30년 사진 인생의 한 단계 매듭을 짓는 열 번째 개인전이기도 하다.

 

원춘호, ‘윈드(Wind) 2’. 아카이벌 잉크젯 프린트, 75 x 107cm. 2017.(사진=갤러리그림손)

초기 대나무 작업들이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관조적이며 목가적인 감성의 표현인 화이트 시리즈였다면, 이번 신작은 먹의 묵직함으로 전해지는 흔들림이 주제다. 작가는 “중국에서는 대나무밭을 죽해(竹海)라 부른다. 규모가 엄청나다. 작년 중국에서 바람에 넘실대며 영롱하게 반사되는 대나무 잎의 반사를 보며 물아일체의 황홀함을 경험하며 삶을 대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도 계속될 대나무 작업을 통해 인생을 녹여내고 싶다”고 말했다.

 

갤러리그림손 측은 “‘나무는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멎지 않는다(樹欲靜而風不止)’는 말이 있다. 작가는 대나무 하면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강직함, 올곧음의 상징성을 드러내기보다는 눈의 무게를 묵묵히 감내하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를 통해 삶을 대하는 오늘의 의미를 되묻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며 “대나무에 대한 눈의 생각과 같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인식에서 흔드는 것들과 흔들리는 것들의 인과관계를 이번 전시에서 상상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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