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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강한 여섯 작가, 봄을 기다리며 준비한 ‘이른 꽃’

권인경-문기전-안천호-윤기원-이현열-이효연, 도로시 살롱서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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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2.08 09:42:40

권인경, ‘미처 드러나지 못한 기억들1’. 한지에 고서꼴라주, 수묵, 아크릴물감, 61 x 90cm. 2019. © 2019 KWON In Kyung / dorossy

도로시 살롱은 올해를 여는 첫 기획전으로 개성 강한 여섯 작가가 봄을 기다리며 준비한 ‘이른 꽃(Early Blossom)’을 한자리에 모아 소개한다. 권인경, 문기전, 안천호, 윤기원, 이현열, 이효연이 참여하는 전시가 2월 8~24일 열린다.

동양화 셋, 서양화 둘, 사진 하나로 구성되는 이들 여섯 작가는 멀리는 이십여 년 전 학창시절부터, 가깝게는 최근 십여 년 동안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고 작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눠 온 개성 강한 사십대 초중반의 작가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이들은 각각 자신만의 방식으로 봄을 기다리며 살짝궁 망울을 터트리는 ‘이른 꽃’을 선보인다.

권인경은 아직 미처 드러나지 않은 것, 즉 발현되기 전의 상태인 ‘이른 꽃’의 특징에 주목한다. 아직 피어나지 않았지만 곧 활짝 피어날 꽃송이를 감추고 있는 꽃망울을 통해 앞으로 발화할 꽃에 대한 실재성과 상징,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실과 미래에 대한 우리의 사고, 기억, 그리고 이상향의 가능성에 대하여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윤기원, ‘플라워 걸(Flower Girl)’.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130 x 80cm. 2019. © 2019 YOON Giwon / dorossy

이현열은 푸르른 차밭의 허리 중간에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벚꽃길이 아름다운 보성 녹차밭을 수묵채색화로 그려냈다. 이미 봄이 온 것 같이 화사하고 따스한 마음이 깃드는 이 길을 그려 두고 작가는 “저 길가로 누군가와 천천히 걷는다면 그 시간이 얼마나 좋을까”라고 나직이 속삭인다.

문기전은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관계풍경(Quantum Landscape) 시리즈 안에 살짝 고개를 내민 매화를 그렸다.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가 판화지에 연필로 그려낸 수묵산수화 같은 드로잉으로 표현된 겨울 풍경 속 매화가 눈길을 끈다. 작가의 주된 주제인 퀀텀과 관계의 상호작용이 겨울과 봄을 이어주는 매화를 통해 이르지 않은 제철의 ‘이른 꽃’으로 다가온다.

이효연은 지난해 개인전 ‘친구꽃’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어지는 조카와 꽃 시리즈 석 점을 내 놓았다. 작가의 조카인 서윤과 동생 지연은 이미 친구꽃에서 모델로 여러 차례 등장한 바 있다. 작가는 “꽃 하면 떠올리기 쉬운 여러 고정관념들을 비켜 가려고 색감을 자유롭게 표현했으며, 수동적이거나 피동적인 이미지가 아닌 꽃을 그리려고 했다”고 작업을 설명했다. 능동적이고 자발적이며 실재와 닮았지만 다른 장미와 수국이 자유롭게 소녀와 어우러진다.

 

이효연, ‘서윤과 수국’. 아사에 유채, 72.7 x 50cm. 2019. © 2019 LEE Hyoyoun / dorossy

윤기원은 플라워 걸(Flower Girl)을 소개한다. “봄을 기다리며 ‘이른 꽃’을 그려 보자고 했더니 꽃보다 아름다운 아내를 그렸다”며 이 작품을 내민다. “살아오면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을 그들과의 경험과 관계 안에서 새롭게 재해석해 이야기와 의미를 부여한다”는 그는 꽃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인인 아내를 그려냈다.

마지막으로 안천호는 또 다른 시선으로 ‘이른 꽃’을 표현했다. 한 겨울에 꽃 사진 작업을 준비하던 작가는 우연히 작업실 한켠에 놓아뒀던 시들고 버려진 꽃에 주목했다. 작가는 “아름다운 시간이 지나간 꽃, 가늘고 조용히 숨 쉬는 듯 보이는 시든 꽃들을 작업실 오브제와 혼합해 조형적 관점을 더해 작업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안천호의 꽃 정물시리즈는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보내고 조용히 저물어가는 마지막 생명의 고요한 온기가 느껴지는, 이른 꽃을 만나기 위해 지나쳐야 하는 마지막 가녀린 숨결의 아름다운 힘을 뿜어낸다.

도로시 살롱 측은 “겨울의 끝자락을 잡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2월, 도로시 살롱이 개성 강한 여섯 작가가 함께 마련한 전시를 통해 화사하고 다정한 봄기운을 느끼며 자신만의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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