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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애 작가, 반인반수 인형으로 정체성 질문

갤러리2서 개인전 ‘유어셀프, 유어즈(Yourself, y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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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2.12 09:03:41

박주애, ‘티벳여우(Vulpes ferrilata)’. 혼합 미디어, 125 x 40 x 40cm. 2018.(사진=갤러리2)

갤러리2가 자신과 주변 인물을 인형으로 입체화하는 박주애 작가의 개인전 ‘유어셀프, 유어즈(Yourself, yours)’를 2월 14일~3월 16일 연다.

평면에 형상을 그리고, 그 안에 솜을 채워 인형을 만드는 작가는, 자신 혹은 자신과 가까운 인물을 모델로 삼아 반인반수의 형태로 인형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벽면 드로잉과 더불어 인형 26점을 함께 선보인다.

2017년 4월의 일이다. 작가는 작업의 돌파구를 찾아 뉴욕의 한 레지던시에 참여했지만 뉴욕 생활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는 낯선 환경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뉴욕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울음을 터트렸고 그림도 두 장 정도 그리다 말았다고 한다.

 

박주애, ‘두 번째 어머니(Second mom)’. 혼합 미디어, 가변 크기. 2019.(사진=갤러리2)

그러다 광목천 위에 그리운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옆 스튜디오 작가의 솜을 빌려 재봉한 천 안에 채워 놓았다. 처음 만든 인형은 가장 보고 싶었던 남자친구로, 작가는 최대한 남자친구와 닮게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사실 인형은 아무리 진짜 같아도 영혼이 없는 솜 주머니일 뿐이다. 그런데 기능적인 사물만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인지 작가는 작업으로 질문을 던진다. 그의 인형은 반인반수의 형태를 띠는데 2016년 작품 ‘피를 데우는 시간’에서는 노루와 인간이 섞인 반인반수가 등장했다. 얼굴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 동물의 얼굴을 넣어 그린 까닭도 있지만 작가는 자신이 왠지 노루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겁이 많지만 빛을 보면 달려드는 습성을 지닌 노루.

 

박주애, ‘암스트롱곰(Armstrong bear)’. 혼합 미디어, 220 x 100 x 50cm. 2018.(사진=갤러리2)

갤러리2 측은 “작가가 완벽한 인간 형상으로 결론짓지 못하고 동물의 얼굴을 빌려 돌려 말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지 못하는 갈등과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지 못한 고백의 제스처”라고 밝혔다.

반인반수의 인형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눈길을 끈다. 그들은 박주애의 남편, 어머니와 같이 친밀한 관계, 그가 특별히 감정을 쏟는 사람들이다. 갤러리2 측은 “‘인형에 새겨진 이 인물들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박주애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분리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특별한 존재인 그들은 결국 왜 그들이 박주애에게 특별하냐는 질문으로 되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 그의 남편, 그의 어머니는 ‘박주애’의 알리바이를 증언하는 목격자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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