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문규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무소불위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검찰 내 우병우 라인으로 분류되던 일군의 특수부 검사들이 정권의 교체에 따라 일괄 퇴진한 이후에도 미투운동의 전국적 불길의 도화선이 되었던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및 인사불이익의 2차 피해에 대한 폭로로 인하여 검찰의 인사와 예산에 막강 권한을 휘둘렀던 안태근 전 검찰국장의 법정구속, 사법농단 및 재판 거래 의혹과 관련되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으로 법조인의 엘리트 코스 정점에 서 있던, 수많은 법조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던 법무부 검찰국 출신 검사 및 대검 중수부, 중앙지검의 특수부 출신 검사들과 대법원의 법원행정처 출신 판사와 영장전담 및 부패전담부 출신 판사들이 세간의 강력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대체로 서울법대 출신으로 20대 초반에 ‘소년 등과’하여 짧은 기간 내에 그 능력을 인정받아 검찰의 경우에는 법무부 특히 검찰국 소속 검사 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또는 중앙지검의 특수부 또는 공안부(이는 정권에 따라 부침이 있음) 검사를 거친 후 그들끼리 권력의 울타리 속에서 승승장구하였고, 법원의 경우에는 대법원의 법원행정처 근무를 거친 후 중앙지방법원의 영장전담 판사 또는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오가면서 출세가도를 달려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태근 전 검찰국장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였던 많은 현직검사들이 사실대로 증언하지 않고 사적인 인연에 매여 거짓 증언을 하였다는 서지현 검사의 불만 토로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을 두고 재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제 1기 비서실 소속 판사였던 사실이 부각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그들끼리 서로의 방패막이가 되었던 것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사고 있는 현실입니다.
정의와 형평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수사와 재판에 종사해 온 법조 엘리트인 그들이 현실의 이익과 부딪치는 과정에서는 정의와 형평보다는 사적인 인연과 이해득실에 더욱 예민하게 대응하였던 것이 아니었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입니다.
공자는 “사리사욕을 위해 결탁 말라” 했는데…
논어의 爲政(위정) 편에서 공자님은 “군자는 친밀하게 지내되 사리사욕을 위하여 결탁하지 않고, 소인은 사리사욕을 위하여 결탁하되 인간적으로 친밀하지 않다”(군자 주이불비, 소인 비이부주 / 君子 周而不比, 小人 比而不周)고 설파하였습니다.
물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많은 사람과 교분하면서 살아갑니다. 한때 같은 시기, 같은 근무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인간적인 교분을 맺고 친밀감을 형성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정의와 형평의 관념을 넘어서 파당의 단계로 나아가 그들만의 사적인 이익을 위하고 다른 사람들을 배척한다면 이는 분명 사리사욕을 위하여 결탁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할 것입니다.
더구나 공자님은 눈앞의 이해득실을 따질 때에도 그것이 옳은지 여부를 먼저 따지라고 하였습니다(견리사의 / 見利思義). 그럼에도 법조 엘리트인 수많은 검찰국 출신 검사들이나 법원행정처 소속 판사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수많은 권력을 사적으로 주물러 왔던 것이 아닌지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법조인이 파당 만든 결과가 전 대법원장 구속
충신이 존경받는 이유는 임금의 안색을 거슬러가며 면전에서 속이지 않고 사실대로 강하게 충간(忠諫)을 하였기 때문입니다(논어 헌문 / 憲問 편에 실려 있는 ‘물기야이범지 / 勿欺也而犯之’로서 이는 자로가 임금 섬김에 대해 묻자 공자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그 많은 법조 엘리트들은 윗사람의 전횡에 대해서 한 마디 충간도 하지 못하고 시키는 대로 불법에 가담하거나 방조하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정의와 형평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버린 것일까요?
70년 사법헌정 사상 전직 대법원장의 구속이라는 가히 혁명적인 사건은 너무나 불행한 사건임에 틀림없으나 이를 계기로 정의와 형평에 벗어난 법원과 검찰권 행사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모든 것은 법조 엘리트들이 사적인 이익과 권력을 향유하기 위하여 파당을 만들어 결탁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드시 깊이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규상 변호사: 1978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7년 검사로 임용돼 ‘특수통’으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 ‘강호순 연쇄 살인사건’ 등을 맡아 성과를 냈다. 2006~2008년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의 초대 심사본부장, 2009~2014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2018년 9월 한국해양진흥공사 초대 투자 심의위원 위촉. 2013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석사과정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