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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기업] PART 1. 신진작가 6인, 갤러리AG서 작품 꽃피우다

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2019 AG신진작가 대상 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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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1호 김금영⁄ 2019.06.19 09:43:40

6월 3일 열린 ‘2019 AG신진작가 대상 공모전’ 시상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장려상 황규민, 우수상 이상우, 안국약품 경영전략본부장 김선엽 이사, 대상 김대현, 장려상 한지민·오세경·임희재 작가.(사진=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느낌.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설치물부터 나체의 인물과 내장이 온통 쏟아져 나온 소녀의 그림 등 작품 하나하나마다 눈을 뗄 수 없다. 신진작가 6인의 작품이 갤러리AG에서 꽃피웠다.

안국약품 안국문화재단이 주최하는 ‘2019 AG신진작가 대상 공모전’이 갤러리AG에서 6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공모전에 총 446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1차 내부 심사, 2차 포트폴리오 심사, 3차 심층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6명의 작가(김대현, 오세경, 이상우, 임희재, 한지민, 황규민)가 선정됐다.

 

‘2019 AG신진작가 대상 공모전’이 열리는 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전시장 내부.(사진=김금영 기자)

이들 중 대상 작가를 선정하기 위한 전시가 갤러리AG에 마련됐고, 출품작을 마지막으로 심사하는 이 자리에서 ▲대상 김대현 ▲우수상 이상우(이안오키스) ▲장려상 오세경, 임희재, 한지민, 황규민이 확정됐다. 시상식은 6월 3일 갤러리AG에서 열렸다.

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측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작품만을 심사하는 블라인드 심사 방식을 취했다. 유행에 전도되지 않는 작가를 선정하는 데 집중했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심상용(미술사학 박사, 미술평론, 서울대 교수)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김용식 성신여대 교수, 박춘호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이 공모전 예심, 그리고 김복기 경기대 교수, 김희영 국민대 교수가 공모전 본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전시된 작품들을 직접 둘러보고 토론과 협의를 거쳐 최종 대상 작가를 선정했다.

 

대상을 수상한 김대현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모습.(사진=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이번 전시에서 이상우는 부드럽고 단조로운 선의 느낌을 담은 데생부터 질퍽한 질감의 회화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이상우의 좋은 데생력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닌, 재능의 한 유형을 보여준다”며 “이 재능은 세계에 대한 시지각적 관찰에 기반을 두는 인식과, 표현 간의 긴밀한 통합의 산물이자 기술적 숙련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영역”이라 평했다.

한지민의 ‘우아한 침묵’과 ‘유랑의 문’은 고요하면서도 강렬하다. 목이 없이 서 있는 인물들과 그 주변을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은 마치 무슨 사건이 벌어지기 전의 폭풍전야처럼 긴장감을 주면서도 또 고요하다.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한지민은 지금 이곳에 쇄도하는 실존과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신화적 서사를 차용한다”고 짚었다.

 

이상우 작가는 부드럽고 단조로운 선의 느낌을 담은 데생부터 질퍽한 질감의 회화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사진=김금영 기자)

 

공모전 선정 작가들에게 창작 활동과 전시 기회 지원

 

한지민 작가의 작품엔 폭풍 전야와 같은 고요함과 긴장감이 공존한다.(사진=김금영 기자)

황규민은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신체 기억을 출발점으로 한 작업을 보여준다. 이번에 출품된 ‘옴마니반메훔을 위한 습작’, ‘진짜 자아’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등에 남아 있는 외과 수술의 흔적이 바로 그것.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그림 속 흔적은 2017년 황규민이 히말라야 여행 도중 절벽으로 추락하는 사고로 인해 생긴 것”이라며 “신체적 부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그것은 자신의 세대의 문제, 이를테면 ‘미래에 대한 근거 없는 긍정’과 ‘희망의 허구성’ 등을 환기하는 사유의 관문이 된다”고 평했다.

임희재의 그림엔 역동적인 것 같으면서도 생명력 없이 건조한 이중적 면모를 동시에 지닌 대상이 등장한다. 마치 박제된 동물과 같은 느낌.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임희재는 다큐멘터리화된 자연으로서 표본, 잘 바느질된 사체의 질감으로부터 현대적 실존의 특성을 감지해낸다”고 평했다.

 

황규민 작가는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신체 기억을 출발점으로 한 작업을 보여준다.(사진=김금영 기자)

오세경의 그림 또한 강렬하다. 하이에나 떼의 습격으로 내장이 쏟아진 채 길바닥에 쓰러진 여학생은 무슨 사연을 품고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섬에 갇혀 살면서 타인을 규정하고 재단한다. 서로가 서로를 제멋대로 규정하는 탓에 타인은 지옥의 현현이 되고 관계는 만신창이가 되고 만다”며 “오세경에게 이는 하이에나 떼의 습격으로 내장이 쏟아진 채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학생이라는 집요한 은유를 동원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대현은 전시장 한 벽면을 다양한 오브제로 채워 놓았다. 이를 작가는 “다의적인 오브제들을 반복하거나 확장하면서 다층적인 의미의 증식을 꾀하는 작업”이라 설명한다.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대체로 목적에 부합하게 잘 구현된, 형상적이거나 추상적인 다양한 형태, 규모의 오브제들은 상황에 따라 달리 조합되는 개연성에 의해 엮인다”고 밝혔다. 각각의 오브제들은 따로 두고 보면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한 벽에 모이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될 가능성 또한 품게 된다. 정확함과 애매모호한 서사 사이를 넘나들며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도록 이끈다.

 

임희재 작가의 작품.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임희재는 다큐멘터리화된 자연으로서 표본, 잘 바느질된 사체의 질감으로부터 현대적 실존의 특성을 감지해낸다”고 평했다.(사진=안국문화재단 갤러리AG)

이번 전시 또한 그렇다. 이 작가 6인의 다양한 작업 세계가 갤러리AG 공간에 모여 이뤄내는 오묘한 조화의 리듬이 눈길을 끈다. 심상용 심사위원장은 “각각의 작가들에게 그들이 나서야 할 다음 여정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수상(受賞)은 지극히 임의적인 격려 이상이 아님도 인식했으면 한다”며 “그것은 더 크고 넓은, 그리고 아마도 거친 창작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는 의지가 동반될 때 비로소 그 작은 순기능을 발휘하는 어떤 것일 뿐”이라고 심사총평을 밝혔다.

한편 ‘AG신진작가 대상’ 공모전은 진정한 의미의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기존 공모전들이 지닌 제약 조건을 최대한 개방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을 둔다. 이를 위해 작가들이 지닌 작품성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모색, 발굴하고 육성 정책을 펼쳐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국내 현대미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스타트업 장기 프로젝트 공모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작가들에게는 다양한 기획전을 통한 창작 활동과 전시 기회를 지원해 자립을 위한 지속적인 성장과 활동을 격려할 계획이다.

 

오세경 작가는 서로 자신만의 틀에 갇혀 타인을 제멋대로 규정하는 현실을 꼬집는 작품을 선보인다.(사진=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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