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2.05.25 14:10:56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지면으로 칼럼을 접하는 독자들은 이미 선거 이후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치열한 선거유세를 보며 후보들의 공약에 관심이 쏠립니다.
선거공보물이 집집마다 우편으로 발송되지만 처치 곤란일뿐 일일이 개봉해 확인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각 후보들의 공약을 쉽게 확인해볼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추천하자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왼쪽 ‘정책·공약마당’ 메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정책·공약마당에서는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의 10대 정책과 광역자치단체장·교육감·기초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의 5대 공약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중 주요 지자체장 후보들의 환경 정책 공약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후보는 ‘탄소중립 생태도시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폐플라스틱·폐비닐에서 석유를 만드는 서울유전, 폐기물 100% 활용/ 시민 참여로 신재생에너지 30% 달성/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가로등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후보는 ‘친환경 선도도시 서울’ 공약에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 수립·실행/ 26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05년 대비)/전기자 충전인프라 대폭 확대/ 제로웨이스트 서울 프로젝트 추진 등을 담았습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후보는 메인 선거홍보물에 별도의 환경 관련 정책이 나와있지 않지만, 탄소중립 선도도시/ 미래 에너지와 녹색교통·건축의 중심도시/ 미세먼지 없는 도시/ 자원순환 모범도시/ 깨끗한 물과 쾌적한 환경 도시 등 ‘그린경기’를 위한 5대 환경·에너지 비전과 공약을 선거 캠프 보도자료를 통해 공유했습니다. 이에 맞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후보도 선거홍보물에는 ‘탄소중립을 위한 탄소 제로화 추진’이라고 간단히 적었지만, 5월 17일 서남권지역 글로벌 탄소공급망 육성/ 수소산업생태계 인프라 확대/ 녹색융합산업 생태계 조성/ 순환경제산업 활성화/ 탄소중립 확산 및 이행기반 구축을 위한 제도 마련 등 세부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여야 할 것 없이 눈에 들어오는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워딩이 대부분입니다. 이번 호 ‘문화경제’는 ‘기업의 탄소중립 성적표’를 특집 기사로 실었습니다. 글로벌 투자사들의 탄소중립 요구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우리 대기업, 탄소중립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주요 건설사, 그동안 대기 오염의 주범이라고 지목되어 왔던 식음료업계의 탈탄소 전략까지 국내 기업의 관련 현황과 노력을 살펴봅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흥미로운 것은 여러 후보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현대로템 등 주요 대기업의 사업부문·공장 등을 자신의 지역으로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앞다투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해당 기업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기업이 오면 환경 이슈가 동반됩니다. 그런데 이 정도 환경 관련 공약으로 기업과 상생하며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선거 이후에라도 각 당선자가 분발해주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