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갱년기 여성 탈모가 생겼을 경우 남성 탈모 약을 복용해도 괜찮을까? 답은 ‘복용해도 괜찮다’이다.
갱년기 여성 탈모도 피나스테리드 같은 탈모 약을 복용하면 탈모가 빠르게 치료된다. 물론 갱년기 여성에게 탈모가 생겼어도 휴지기 탈모일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은 필수이다.
그러나 가임기 여성에게는 복용을 금지한다. 그 이유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는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전환되는 것을 감소시키는 데 임산부가 이 약을 복용하면 남성 태아(아들) 외부 생식기의 비정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갱년기가 되면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비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DHT가 많이 만들어져 정수리 모발이 얇아지는 안드로겐형 탈모가 생긴다. 이를 보통 여성형 탈모라 부른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남자든 여자든 필요한 호르몬이다. 남성에서는 주로 고환에서 분비되고, 여성에서도 부신과 난소에서 분비된다.
분비된 남성 호르몬은 말초세포의 효소에 의해 DHT나 에스트로겐으로 환원된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DHT로,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아로마타아제(aromatase)에 의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된다.
여성의 DHT 농도는 남성의 1/6 정도에 불과하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5알파-환원효소가 적은 반면에 아로마타아제 효소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남성은 아로마타아제 농도가 낮고 5알파-환원효소가 높다. 젊은 여성에서 안드로겐형 탈모가 많지 않은 이유다.
아로마타아제는 여성의 앞머리 모발 선 근처에 많이 분포하면서 DHT의 생성을 억제한다.따라서 여성에선 안드로겐형 탈모가 발생해도 앞머리 모발은 대개 잘 유지되면서 정수리를 중심으로 ‘O’자 형태의 탈모가 나타난다.
갱년기 여성 탈모의 대부분은 DHT가 주범이다. 따라서 남성 탈모 치료와 마찬가지로 DHT를 감소시키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DHT를 감소시키는 대표적인 약물은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이다. 두 약물은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여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다.
이러한 성분의 탈모 약은 가임기 여성에게는 처방이 불가하지만, 이미 폐경이 되었거나 또는 임신 계획이 전혀 없는 경우에 의사의 판단 아래 처방이 가능하다.
그럼 두 가지 성분의 약물 중 어떤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유리할까? 갱년기 여성 탈모의 치료에는 피나스테리드 1mg보다 더 많은 고용량이 필요하다. 따라서 반감기가 긴 두타스테리드의 복용이 좋다.
간혹, 미혼 여성이 탈모 약 처방을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앞으로 결혼할 일이 절대로 없다고 단언한다. 물론 의사 입장에선 그녀들에게 약 복용을 극구 만류한다. 그러나 고집을 꺾지 않는 여성 탈모인에게는 ‘복용이 끝난 후 1년 동안 절대 임신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고 처방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내 경험상 탈모 약을 처방받은 그녀들 중에 10명중 5명은 결혼을 한다. 그중에 가끔 임신까지 하는 여성들도 있다. 세상만사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르니 너무 장담하지 말자~!
특히,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