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피가 장중 2700선이 무너짐과 동시에 코스닥은 5거래일 만에 800선이 붕괴됐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 신호가 지표로 확인되며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된 여파다.
2일 오후 1시 4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3.36% 하락한 2684.46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6078억 원, 7267억 원을 순매도하는 한편, 개인은 1조3307억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3.62% 하락한 784.06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 둔화를 지목케 한 배경은 얼어붙은 고용 시장과 제조업 경기 위축에 있다.
먼저, 경기침체 신호의 시작을 알리는 ‘삼의 법칙(Sahm’s rule)’에 근접한 실업률 수치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실업률이 지난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삼의 법칙'에 빨간불이 켜지기 직전이라는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삼의 법칙'은 실업률 3개월 평균이 직전 12개월 저점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진다는 경기침체 위험지표 중 하나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 클라우디아 삼이 개발한 해당 지표는 1970년 이후 과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 확인되며 지난 반세기 동안 예측이 정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3개월 평균 실업률은 직전 12개월 저점 대비 0.43% 포인트 높아져 삼 법칙 기준점인 0.5% 포인트에 근접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평균 실업률은 지난 3개월 동안 증가했다. 6월 실업률은 4.1%로 2023년 초에 기록한 최저치(3.4%)보다 0.7%포인트(P) 높다. 시장에선 2일(현지시간) 발표될 7월 실업률 역시 6월 수준을 유지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7월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9000건으로, 지난해 8월 첫째 주간(25만8000건)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7월 14∼20일)도 187만7000건으로 집계돼, 2021년 11월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제조업 경기 위축도 감지됐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S&P 글로벌의 제조업 PMI도 전월까지 51.6을 기록하며 확장세를 유지했으나 이달들어 49.6으로 위축세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측정에 활용되는 PMI 지표는 해당 국가 제조업의 건전성과 경제 활동의 확장성을 판단하는 수치다. 통상적으로 50을 초과하면 제조업 확장 국면을, 50 미만이면 축소 국면을 의미한다.
이 같은 여파로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나스닥은 2.3%, S&P500 1.37%, 다우지수 1.21% 하락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주가 역시 대체로 급락했다. 전날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했던 메타(4.82%)를 제외하고, 퀄컴(-9.37%) 테슬라(-6.55%), 엔비디아(-6.67%), 아마존(-1.56%), 애플(-1.68%) 등 대부분의 기술주가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한편, 미국 실업률 상승과 관련해 시장 일각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과열됐던 미국 노동시장이 진정되며 정상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팬데믹의 충격 여파로 일반적인 경제 사이클을 벗어난 국면에서, 일시적 실업률 증가가 노동 시장 둔화 정도를 과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삼의 법칙'에 대한 질문에 대해 "우리는 이 상황을 노동시장의 정상화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이상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