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6일 오랜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만5천600원(9.44%) 오른 18만9900원으로 '18만닉스'를 회복했다. 개장하자마자 7.92% 오른 주가는 오름폭을 키운 끝에 이날 최고가로 장을 마쳤다.
지난 19일 장중 14만4천700원까지 내렸던 주가가 이후 5거래일 만에 18만 원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도 2천500원(4.02%) 오른 6만4천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때 4.34% 오른 6만4천900원까지 오른 것을 비롯해 장중 3~4%대의 오름폭을 유지했다.
한미반도체 역시 7천600원(7.13%) 오른 11만4천200원으로 마감했다. 오전에는 11.63%까지 오름폭을 키우기도 하는 등 지난 2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2일(11만1천400원) 이후 15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11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밖에 피에스케이홀딩스(11.61%), 에스티아이(10.45%), 테크윙(9.61%), 디아이티(8.28%), 디아이(6.04%) 등 반도체 밸류체인 전반이 급등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천887억원을 순매수하며 7거래일 만에 국내 증시로 돌아왔다.
SK하이닉스는 4천871억 원을 순매수해 이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국내 주식이 됐다.
이날 급반등의 배경에는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깜짝 실적뿐만 아니라 업황 우려를 불식하는 가이던스(전망치)가 있었던 만큼, 반도체주가 길었던 조정에서 탈출할 실마리를 찾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0% 오른 2,671.57로 마감했다.
시장에선 지난 1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반도체 업종의 '겨울'을 전망한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촉발한 반도체주 조정이 이날 반등을 계기로 마무리될지 주목하고 있다.
전날 마이크론은 영업이익과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시장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14% 급등했다.
게다가 이날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해당 양산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메모리 생산업체 실적이 PC/모바일 수요의 더딘 회복세로 당초 눈높이를 하회하는 양상이었다"며 "그러나 해당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고, 이번 마이크론 실적과 내달 8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가 주가 반등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마이크론 실적에서 AI 수요 방향성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PC/모바일 관련 우려의 일부 해소가 가능한 재료가 확인됐다"면서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