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한우88도매장 가맹점들의 잇따른 영업 중단 이후 가맹본부인 육미제당의 위약금 청구로 확산됐던 갈등이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가맹본부의 해지 통지와 위약금 청구에 반발한 일부 점주들이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가맹계약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은 본격적인 소송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서 육미제당은 안산고잔점을 비롯한 일부 점주들에게 ‘가맹계약 위반에 따른 해지 통보’를 발송했다. 통지서에는 점주의 영업 중단을 ‘가맹계약 제42조 제10항 위반에 따른 일방적 계약 해지 사유’로 규정하고, 잔여 계약기간에 비례한 위약금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약금 산정 방식은 ‘잔여 계약일수×1일 5만원(최대 5000만원 한도)’이었다. 여기에 미수금·정산금과 오픈 당시 면제됐던 가맹비 반환금까지 포함해 지급을 요구했다.
실제로 안산고잔점 점주에게 청구된 가맹해지 위약금은 4585만원이었다. 여기에 면제 가맹비 1500만원 반환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총 부담액은 6000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통지서에는 지정 계좌로의 즉시 입금을 요구하는 문구와 함께, 불이행 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경고성 표현도 포함돼 있었다. 본사는 해당 영업 중단을 ‘일방적 계약 위반’으로 규정하며, 계약서 조항에 따른 위약금 청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맹점주 측은 가맹계약 해지의 원인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거래의 중요 사항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허위·과장하거나 고지하지 않은 가맹본부의 기망행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가맹본부가 계약 체결 단계에서 ▲중요 사항에 대한 허위·과장 정보 제공을 했는지 ▲수익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급 구조를 충분히 고지했는지 여부다.
소장에는 가맹본부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충북 음성 소재 대규모 육가공 공장을 보유하고 직접 해체·가공·물류를 통합 운영하는 것처럼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해당 공장에서 직접 가공·포장된 한우가 가맹점에 공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허위·과장 정보 제공 사례로 적시했다.
이어 ▲‘1년 내내 동일한 공급가’ 등 확정 공급가를 보장하는 취지로 안내했으나 실제로는 공급가 변동 및 인상이 이뤄졌다는 점 ▲‘무이자 5,000만원 대출’ 지원이 실질적으로는 특정 주류도매상과의 거래를 전제로 한 구조였다는 점 등도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맹점이 개별 부위를 선택 발주할 수 없고 ‘소 한 마리 세트’ 단위로 구입해야 하는 구조가 운영됐으며, 반품이 납품 후 12시간 이내로 제한됐다는 점도 기재됐다.
가맹점주 측은 이러한 공급 구조가 재고 관리와 손익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항임에도 계약 체결 이전에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가맹계약서상 기재된 공급가격과 실제 공급가격 사이의 차이, 가맹금 예치 의무 및 정보공개서 제공 절차와 관련한 위법성 주장도 소장에 포함됐다.
원고 측은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계약 체결의 전제가 된 사실관계가 허위 또는 과장된 정보에 기반했으므로 가맹계약은 취소돼야 하며, 이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손해를 가맹본부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가맹본부는 계약 조항에 근거한 위약금 청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가맹점주 측은 계약 체결의 전제가 된 정보가 허위·과장되거나 불완전했다면 계약의 효력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예비 가맹점주가 어떤 정보에 기초해 가맹계약을 체결했는가’에 있다. 계약 체결의 전제가 된 핵심 정보가 허위 또는 과장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위약금 청구의 타당성에 앞서 계약 취소 여부 및 손해배상 책임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 분쟁에서 법원은 위약금 조항의 존재만으로 책임을 단정하기보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제공된 정보의 충실성, 운영 구조의 실질적 내용, 그리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사이의 정보 비대칭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왔다.
특히 공급 구조와 가격 체계가 가맹점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 경우, 사전 고지의 충실성과 실제 운영과의 일치 여부는 계약 해석을 넘어 계약 체결의 적법성과 신뢰 형성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해왔다.
이번 사안 역시 계약서 조항의 형식적 존재만으로 책임이 확정될지, 아니면 계약 체결 당시 제공된 정보와 실제 운영 구조 전반이 함께 검증 대상이 될지는 재판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한편, 본지는 가맹본부에 ▲마리분 세트 공급 방식의 사전 고지 여부 ▲충북 음성 육가공 공장의 실제 납품 내역 ▲‘확정 공급가’ 사전 안내의 구체적 근거 등을 질의했다. 그러나 가맹본부 측은 계약 체결 이전 고지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단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가맹본부 측은 ‘확정 공급가 보장 시스템’이 고정 공급가가 아닌 ‘2단계 공급가 체계’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확정 공급가’라는 홍보 표현과 실제 운영 구조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하다.
<문화경제 박소현 기자>
[단독] ‘확정 공급가 보장’ 내세운 한우88도매장…육미제당 “단일 고정가 아니다”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