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이 이건희의 4샌드위치 위기론이다. 이 회장은 “지금 정신차리지 않는다면 3~4년 후에는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증하듯 국내 경기는 급속히 냉각되기 시작했으며 정부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위기 상황은 사실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의한 건설·부동산 시장의 동요와 삼성에 대한 사회적 반감 및 실적 감소에 다른 삼성그룹의 경영실적 저조로 요약된다. 그런데 이같은 삼성의 경영위기가 현대차, LG 등 타 그룹으로까지 번지면서 국가 경영위기론으로 비약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9일 이건희 회장은 투명사회협약식을 위한 보고서에 참석해서 경제위기론을 설파했다. 그러나 증권가 관계자들은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삼성의 추락을 자인하는 현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건희 신화의 본산이자 삼성의 주력인 삼성전자가 이달 초 발표한 1분기 실적 보고에서 4년만에 최악의 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같은 삼성의 위기가 곧 바로 국가경제를 휘청하는 것에 대해 중소기업 및 소장파 경제학자들은 “국가 경제를 삼성에 너무 의지하면서 삼성의 로비 등에 야합한 경제관료 및 권력가들에 의한 자업자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 세계적 强小기업 다수 육성 통해 재벌 그늘 벗어나야 최근 이건희 삼성회장의 수년 내 국가경제 위기설 및 삼성전자 및 대기업의 최악 실적 실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경제 동력의 중심을 매출순위 대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중소기업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마지막 검증절차가 남아있다고 전제한 후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위기에 대해 한반도 국제정세, 환율불안, 저금리, 국내 정치 혼란 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잘 나가는 일부 대기업에 너무 의존하는 경제구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시스템 자체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GS칼텍스 등 일부 대기업에 너무 쏠려있다는 설명이다. 본지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하는 반도체휴대폰 등 IT관련 제품과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하는 자동차 산업이 국내 수출실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YJC의 오토바이 가슴 보호대, 하나코비의 락앤락, 쓰리쎄븐의 손톱깍기, 진글라이더의 패러글라이더, 홍진크라운의 오토바이 헬멧 등은 전 사를 모두 합쳐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해당 제품에서는 세계 경쟁기업을 좌절시킬 만큼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상태. 이와관련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 금산법, 세법 등 모든 것이 대기업에 대한 지원 및 감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러나 1970년대 개발독재 시대 박정희 식 지원은 아니더라도 환율, 경제정책 등 측면에서 이들 유능한 기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인 육성과 혜택을 베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정책을 대기업과의 유기적 연관으로만 보는 것은 너무 편의주의적 시각”이라며 “세계시장에서 대기업보다 더 강력한 위상을 갖춘 중소기업을 많이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박현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