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1891년 독일. 벤들라(Wendla·김유영 분)는 아이의 탄생에 대해 엄마에게 묻지만, 벤들라의 엄마는 당황한 상태에서 “상대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면 아이가 생긴다”는 말로 얼버무린다. 벤들라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은 채 더 큰 혼란만 느낀다. 신경쇠약증에 걸린 모리츠(Moritz·조정석 분)는 성적(性的) 욕망에 휩싸여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지만, 선생님들의 눈에는 평균 성적을 떨어뜨리는 열등생 모리츠가 늘 눈엣가시이다. 이런 모리츠를 안심시켜줄 수 있는 사람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명석한 두뇌를 가진 멜키어(Melchior·김무열 분)뿐. 그는 혼란스러워하는 모리츠를 돕기 위해 신체적 변화와 성에 대한 사실적인 글을 모리츠에게 건넨다. 어느 날 오후, 숲 속에서 잠을 자던 멜키어는 벤들라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친밀함을 강렬하게 느낀다. 두 사람은 서로의 끌림을 간신히 막아낸다. 한편, 모리츠는 시험에 낙제하고 학교에서도 쫓겨난다. 그는 멜키어 엄마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지만 거절당한다. 절망에 빠진 모리츠는 급기야 자살을 선택한다. 그리고, 모리츠에게 자살동기를 부여한 사람으로 멜키어가 지목된다. 멜키어는 자신의 행동이 어른들에 의해 도덕적 타락으로 매도되자 깊이 분노한다. 숲 속에서 벤들라를 만난 멜키어는 벤들라와 육체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이 행동이 자신에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하지 못한다. 벤들라 역시 멜키어와의 성적 결합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 멜키어는 결국 학교에서 쫓겨나고, 벤들라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벤들라의 엄마는 귀여운 막내딸이 타락한 소년 멜키어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딸의 인생을 위해 비도덕적인 방법을 시도한다. 7월 4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초연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SPRING AWAKENING)은 1891년 독일의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이제 막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이를 무조건 억압하는 성인들의 권위의식의 첨예한 대립을 그리고 있다.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Frank Wedekind)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2007년 제61회 토니어워즈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으며, 8개 부문을 수상한 화제작인데다, 멜키어와 모리츠 역에 각각 뮤지컬 스타 김무열과 조정석을 캐스팅해 기대를 모았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국내 무대에서 좀처럼 접할 수 없던 남녀의 성관계와 동성애 장면 등 수위 높은 성애 장면이 공연 중 여과 없이 드러나 놀라움을 준다. 또한, 그 동안의 공연들이 무대를 평면적으로 활용했다면,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사방이 무대이다. 배우들은 관객이 앉은 무대 양쪽에 마련된 의자와, 기둥·벽에 부착된 사다리, 의자 가릴 것 없이 자신들의 억압된 분노를 뿜어낸다.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의 노래와 외침, 격정적인 안무를 함께하다 보면, 자신의 가슴까지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2010년 1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문의)02~744~4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