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에서도 문화생활을 포기하지 마세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전국이 본격적인 휴가와 피서 시즌에 돌입하는 여름철은 전시 및 공연계에 있어서는 비수기다. 하지만, 일부 공연은 관람객이 있는 휴가지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시 및 공연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휴가를 떠나기 전에 다양한 전시회에서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게 진행되는 휴가지 문화정보를 함께 챙겨두면 오감만족 감성충전의 알찬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다양한 아트 마케팅을 선보이는 제과전문그룹 크라운-해태제과(회장 윤영달)는 8월 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해운대에 위치하고 있는 가나아트 갤러리에서 사진·조각·설치·영상 등 젊은 현대미술작가 8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크라운해태, DREAM FACTORY(이하 드림팩토리)’ 전시회를 열었다. ‘드림팩토리’는 과자라는 소재가 미술적 요소로 새롭게 태어나 어린이는 물론 성인 고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고무시키는 이색 체험전이다. ‘드림팩토리’ 전시에 참여한 8인의 젊은 작가들은 크라운-해태제과의 과자와 사탕, 과자 포장, 과자 상자, CM송 등 과자와 관련된 친근하고 익숙한 소재를 각자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결합시켜 과자가 창의적이고 조형 예술미를 갖춘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재미있는 체험을 선사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난해하고 다가서기 어려운 순수미술의 벽을 깨고 휴가지에서 온 가족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전시로 꾸며졌다. 특히, 여름 휴가철은 공연·전시계의 비수기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 휴가지인 해수욕장으로 찾아가는 형태로 누구나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갤러리의 문턱을 낮춘 점이 ‘드림팩토리’의 가장 큰 특징이다. 딱딱하고 엄숙하게 느껴지는 기존의 전시회와 달리, 휴가지에서 간편한 복장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로 기획됐다. ‘드림팩토리’의 전시공간을 살펴보면,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처럼 꿈과 상상력의 공작소를 테마로 했다. 윈도우 갤러리 너머로 보이는 화려한 빛의 디오라마에 이끌려 들어가다 보면(홍범), 수많은 끈과 조명 그리고 달콤한 향이 조화롭게 연출된 입구(손몽주)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드림팩토리’의 여정이 시작된다. 색색의 PVC 파이프로 만들어진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관람객을 맞이하는가 하면(강덕봉), 생동감 넘치는 총천연색으로 단장한 소녀와 강아지들이 반긴다(최성철). 원색 아크릴과 과자 박스를 이용한 오색 빛깔의 놀이동산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정혜련), 과자와 아이스크림들이 공간을 부유하는 듯한 블랙홀의 공간은(나인주) 어린이들을 흥미진진한 모험담 속으로 초대한다. 이 밖에, 크라운-해태의 다양한 과자박스와 포장지들을 익살스러운 해태 캐릭터로 탈바꿈시킨 유영운과 각양각색의 사탕과 젤리를 이용해 화려한 꽃을 피워낸 구성연, 반짝이는 모빌과 영상, 오르골 소리로 아이들의 일상과 어른들의 기억 속에 공존하는 추억을 끄집어낸 홍범의 작업 등은 크라운-해태의 이미지들이 관람객들과 멀지 않은 곳에 함께 있음을 느끼도록 했다. 기업과 예술의 만남-아트 마케팅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순수미술의 만남
요즘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은 제품의 ‘기능’만을 보고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이미지’를 소비하는 감각적인 소비자로 변화하고 있다. 보다 특별하기를 원하고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디자인이 곧 경쟁력’이 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업들은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품질이나 가격과 같은 유형의 요소들을 중시했던 과거와는 달리 ‘감성적’이고 ‘무형적’인 요소를 중요시 여긴다.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순수미술의 결합을 통해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기업과 작가가 만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또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에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고객에게 제공함으로써 다른 방식의 즐거움을 선사해 기업 이미지 향상 및 또 다른 고객만족이 실현된다. 아트 마케팅 통한 갤러리 사업의 변화 예전처럼 전시회를 열어 단순히 컬렉터에게 작품을 사고 파는 사업이 아닌, 타 기업이나 관공서에 전시를 기획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과 디자인쪽의 부분도 디자이너들이 아닌 현대미술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질적으로 향상된 상품들을 이끌어내는 추세이다. 위에서 언급한 가나아트 해태 부산 기획 전시에서 볼 수 있듯이, 기업은 자사의 상품들을 소재로 한 작가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긍정적인 생각의 광고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되며, 전시를 기획한 가나아트로서는 작가들과 기업을 연결해주고 그 전시에 대한 아이디어와 기획을 맡음으로써 부담 없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전시를 열게 된다. 또한, 곧 열릴 송파구 문정동의 ‘뮤지엄 비욘드 뮤지엄’ 전시는 서울시와 가나아트 그리고 문화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기업들의 스폰을 받아 이루어지는 전시로서, 이러한 트렌드를 잘 반영해주는 전시이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가나아트에서 섭외하고 전시 기획을 맡으며, 서울시는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지역의 문화 활성화와 도시계획을 위해 토지를 빌려주고, 기업들은 1년 간 펼쳐질 최고의 미술 전시에 자신의 기업과 상품을 홍보함으로써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게 된다. 서울역 앞 구 대우빌딩 건물은 지금 한창 건물 리모델링 중이다. 새로운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기대를 갖게 하는 이 빌딩은 현재 건물주인 모건 스텐리 측의 부탁으로 가나아트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형태의 사업이다. 이 건물 외부는 줄리안 오피의 영상 작업으로 꾸며질 예정이며, 내부에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론 아라드의 가구들과 다른 여러 작가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현재 가나아트 평창동에서 전시 중인 ‘8월의 크리스마스 전’도 기업들의 어려움을 작가들의 작품으로 풀어보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성탄절과 연말에 기업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들로 많은 고민과 지출을 하게 된다. 그러한 고민들을 디자이너가 아닌 조각이나 설치 작가들의 작품으로 만들어 제안하자는 것이 이 전시의 개념이다. 한 번 쓰고 버려질지도 모르는 트리와 장식들을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서 새롭고 독특한 작가들 만의 디자인과 개념으로 작품들이 탄생된다. 보는 구경꾼·소비자들로 하여금 사람의 아이디어에 대한 무한함과 미술에 대한 생각을 어려운 것만이 아닌 발상 전환의 차이일 뿐이란 생각과 재미를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