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이천 춘사대상영화제(이하 춘사영화제)가 9월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설봉공원 도자기 엑스포 야외 특설 공연장에서 5일까지 개최된다. 춘사영화제는 춘사 나운규 선생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우리 영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 및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함으로써 한국 영화의 발전을 촉진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춘사 나운규 선생은 <아리랑> <벙어리 삼룡> 등을 제작한 영화배우 겸 감독으로, 문화예술을 통해 일제 항쟁기에 젊은 청년정신을 표출하였으며, 특히 그의 기상이 서려 있는 <아리랑>은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모태가 됐다. 춘사에 대해, 정인엽 춘사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항일 독립투사이자 영화를 통해서 저항한 저항작가”라며, “이번 영화제를 통해 그의 저항정신과 창조정신을 기리고 5일 동안 열리는 영화축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차인표 주연·김태균 감독의 <크로싱>이 이 영화제의 최우수작품상·심사위원대상·감독상·각본상·촬영상·음악상·미술상·아역특별상 등을 모조리 휩쓸었다. 올해 출품작에는 <고고70> <쌍화점> <박쥐> <키친> <미쓰 홍당무> <인사동 스캔들> <똥파리> <거북이 달린다>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국가대표> <과속 스캔들> <김씨 표류기>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골고루 갖추고 2009년 한국 영화계를 빛낸 50여 편이 출품됐다. 21개 부문의 시상에는 춘사대상인 대상과 작품상인 최우수작품상·심사위원특별상이 있으며, 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여우주연상 등의 부문상, 특별상인 아름다운 영화인상 등이 있다. 수상 결과는 5일 레드카펫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17회 맞는 춘사영화제 뭐가 다를까 춘사영화제가 8월 19일 서울 남산 한국영화감독협회 시사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정인엽 춘사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최흥기 이천시 산업환경국장, 홍보대사로 위촉된 영화배우 박희순과 최정윤이 참석했다. 정인엽 집행위원장은 “춘사영화제는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축제의 장이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 영화제로 거듭나고 있다”며, “이번 영화제에는 총 50여 편의 쟁쟁한 작품들이 출품됐고, 그 중에는 작품성이 뛰어난 20여 편의 독립영화 출품이 두드러진다. 다양한 장르로 작품의 폭을 넓혔다”고 소개했다. 최흥기 이천시 산업환경국장은 “춘사영화제가 문화의 도시 이천시에서 개최되어 영광”이라며, “이번 영화제를 이천시민과 영화인을 비롯해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거북이 달린다> <박쥐> <국가대표> <킹콩을 들다> <그림자 살인> <작전> <김씨 표류기>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등 남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김윤석·송강호·하정우·이범수·황정민·박희순·정재영·권상우 등 남자 배우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정 위원장이 언급한 대로, 이번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영화의 약진이라는 점이다. 올 초 <워낭소리>로 시작된 독립영화 붐은 <똥파리>로 명맥을 이었다. 예년과 달리 <똥파리> <순지> <붕어빵> 등 약 20편의 독립영화들의 출품이 두드러진다. 정 위원장은 이날 “독립영화는 우리나라 영화의 발전에 힘이 될 수 있는 영화이며, 이번 영화제에는 훌륭한 독립영화들이 출품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낭소리>가 출품작 목록에 빠진 점은 의문이다. <워낭소리>는 이충렬 감독이 독립 다큐멘터리 최초로 3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며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에 대해, 정인엽 위원장은 “우리 영화제에는 다큐멘터리 부문은 없는데, <워낭소리> 측에서 <워낭소리>를 극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출품작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화제작인 <마더>의 부재도 눈길을 끈다. <마더>는 <살인의 추억><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김혜자·원빈이 모자로 출연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그 이유에 대해, 정 위원장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마더>는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이번 영화제 출품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히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희순ㆍ최정윤, 춘사영화제 홍보대사 제17회 이천 춘사대상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영화배우 박희순과 최정윤이 선정됐다. 이날 두 사람은 위촉장과 함께 이천의 자랑인 도자기로 만든 위촉패를 받았다. 위촉패는 30년 간 분청사기만을 만들어온 국내 대표 장인인 도예가 청파 이은구 선생의 작품이다. 박희순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인의 이름을 걸고 개최되는 영화제는 춘사대상영화제가 유일한 것 같다”면서 “(내가) 홍보할 만한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자부심을 느끼고 영화제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 가을과 함께 시작되는 이번 영화제가 한국 영화 발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홍보대사로 위촉된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극단 목화 출신 박희순은 ‘세븐데이즈’ ‘우리집에 왜 왔니’ ‘작전’ ‘나의 친구 그의 아내’ 등의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며, 지난 8월 6일 개봉된 영화 ‘10억’에서 지상 최대의 서바이벌 게임쇼를 지휘하는 의문의 남자 장 PD 역할로 분했다. 이어 최정윤은 “(춘사영화제는) 쌀과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에서 하는 영화제”라고 홍보한 뒤, “한국인들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인 것 같다. 춘사영화제를 널리 알리고, 이번 영화제가 지역문화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96년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녀>로 데뷔한 최정윤은 최신 영화 소개 프로그램인 <주말N영화>의 MC를 맡아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SBS 예능 프로그램 <골드미스가 간다>의 골드미스로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가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작품은 영화 <라디오 스타>. 이 밖에도 <그놈 목소리> <서클> <폰> <아버지> <물고기자리> 등의 영화에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