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요즘,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주는 시트콤 되길… 시청자들이 시트콤계의 스타 연출가 김병욱 PD에게 거는 기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시트콤이 모두 김 PD의 연출을 거쳐 탄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김 PD. 그는 한동안 잘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가슴이 답답한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어깨의 힘을 풀고 즐기게 됐다. 이렇게 그가 편해진 이유는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제작발표회 내내 <지붕 뚫고 하이킥!>의 자랑에 침이 마를 새가 없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서울로 갓 상경한 두 자매가 성북동 순재네 집 식모로 입주하게 되면서 이 집 식구들과 벌이는 유쾌한 코미디를 담은 시트콤이자, 동시에 사랑을 통해 삶에 눈을 뜨는 두 자매의 성장 스토리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제는 ‘사어’(死語)가 된 ‘식모’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해, 김병욱 PD는 “요즘처럼 너무 럭셔리하고 쿨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식모 자매의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코미디가 제법일 것”이라면서, “특히, 아홉 살 식모인 신애가 ‘미달이의 화신’ 같은 못된 꼬마 악녀 해리에게 구박당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에 굉장한 페이소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욱 PD와 함께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영철 작가 또한 이번 시트콤의 캐릭터 가운데 선과 악을 담당하는 신애와 해리를 매력만점 캐릭터로 꼽기도 했다. 또, 이번 시트콤은 그동안 캐릭터에 치중한 재미 위주의 시트콤에서 탈피, 서사 중심의 이야기라고 김 PD는 전했다. 즉, 재미와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각오이다. 이영철 작가의 말처럼 <지붕 뚫고 하이킥!>이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면서 시트콤의 부활을 알리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베테랑 배우는 비틀고, 신인배우는 이미지 굳히기 김병욱 PD는 이날 <지붕 뚫고 하이킥!>이 <거침없이 하이킥!> 시즌2라고 불리는 데에 반감을 살짝 였보였다. 그는 두 작품이 전혀 별개의 작품이라고 장황한 설명을 늘어놨다. 때문에, <지붕 뚫고 하이킥!>은 이순재를 제외하고 전 출연진이 <거침없이 하이킥!>과 연고가 없는 배우들로 구성됐다. 김자옥·오현경·정보석이 성인 세대를, 신세경·서신애·최다니엘·윤시윤·진지희·황정음 등이 젊은 세대를 담당한다. 캐스팅에 대해 김 PD는 “기본 구조는 같다”면서, “베테랑 배우들은 기존에 갖고 있는 이미지를 비틀고, 신인배우들은 원래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굳히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애정을 보이는 캐릭터는 그동안 샤프하고 젠틀한 이미지를 쌓아온 중견 배우 정보석이 연기하는 ‘보석’. 보석은 겉보기와 다르게 무식하고 무능력한 모습으로 코미디를 유발하는 캐릭터이다. 신인 배우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람은 그룹 슈가 출신의 황정음이다. 황정음은 현재 실제 연인이기도 한 SG워너비의 김용준과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커플로 출연하고 있다. 김병욱 PD는 “황정음 씨의 역할에는 원래 다른 배우가 낙점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을 보고 난 뒤 우리가 만든 캐릭터에 정음 씨가 ‘딱’이라는 사실을 알고 캐스팅하게 됐다”며 황정음을 캐스팅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 밖에도,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순재’ 역의 이순재, 공주 이미지에서 변태 이미지로 대변신하는 여교감 ‘자옥’ 역의 김자옥, 미스 코리아 출신의 단아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 남성적 체육교사 ‘현경’ 역의 오현경, 대한민국 대표 신사에서 하루아침에 존재감 제로인 데릴사위 ‘보석’으로 연기 변신하는 정보석 등의 새로운 모습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SYNOPSIS 순재네는 ‘순재’(이순재 분)와 고등학교 교사인 딸 ‘현경’(오현경 분), 병원 레지던트 3년차인 아들 ‘지훈’(최다니엘 분), 순재와 함께 식품회사를 운영하는 사위 ‘보석’(정보석 분), 고2 손자 ‘준혁’(윤시윤 분)과 여덟 살짜리 손녀 ‘해리’(진지희 분) 이렇게 3대가 살고 있다. 중소 식품회사 사장 순재는 아내와 사별한 지 6년 후인 어느 날 갑자기 불 같은 사랑에 빠진다. 상대는 고등학교 여교감 자옥(김자옥 분). 그녀는 단아하고 차분한 말투와 달리 지나가는 남학생들의 젖꼭지를 잘 꼬집어 학교에서 ‘변태 교감’으로 불린다. 순재는 주변의 조롱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옥과의 결혼에 들떠 있다. 자옥의 고등학교 체육교사인 순재의 딸 현경은 순재의 재혼을 반대한다. “평생 고생만 하던 엄마가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 그녀는 아버지를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결혼은 진행되고, 현경과 자옥은 학교뿐만 아니라 집에서까지 사사건건 부딪치게 된다. 순재의 회사 부사장인 사위 보석은 잘생기고 지적인 외모의 소유자이지만, 이 집에서의 존재감은 제로에 가깝다. 외모와 달리 무능력하기 때문. 하나밖에 없는 사위이지만, 순재에게 구박당하기 일쑤이다. 순재의 둘째 아들 ‘지훈’은 어렸을 때부터 책이나 TV를 볼 때는 옆에서 사람이 죽어도 모를 정도로, 좋게 말하면 집중력이 높고 나쁘게 말하면 자폐에 가까운 외과 레지던트 3년차이다. 그는 ‘세경’(신세경 분), ‘신애’(서신애 분) 두 자매와 우연히 몇 차례 맞닥뜨린다. 스물 두 살의 세경과 아홉 살의 신애는 태백산맥 줄기 첩첩 산골에서 살다가 빚쟁이들에 쫓겨 ‘아빠’(신달호 분)와 잠시 헤어진 채 서울을 떠돌고 있다. 지훈은 지하철에서 벗겨진 세경의 신발을 주웠다가 두 자매를 자기 집에 식모로 들어오도록 도와주는 셈이 된다. 그리고 서서히 그는 자매 두 사람 모두에게 중요한 사람이 된다. 현경의 아들 고등학교 2학년 생인 ‘준혁’은 집 2층의 비밀 방에서 모범생 친구 세호와 함께 지낸다. 어느 날 자신의 과외선생이 쫓겨나고, 서울대생으로 오해받은 지방대학 서운대생 정음(황정음 분)이 새 과외선생이 되자 의리파 준혁은 격하게 반발한다. 명품 구두를 덜컥 사버려 미리 받은 과외비를 때워야 하는 정음과 준혁은 사사건건 부딪치며 전투 같은 과외를 계속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