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인터뷰]김맹녕 한국의집 관장

“세계 속의 한국의집 만들 겁니다”

  •  

cnbnews 제134호 이우인⁄ 2009.09.08 10:57:49

“한국 속의 ‘한국의집’이 아닌 세계 속의 ‘한국의 집’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의집 신임관장 김맹녕(64) 씨의 각오는 대단하다. 그는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실시한 ‘한국의집 관장 공개채용’ 시험에서 최종 합격하여 8월 5일부터 관장으로 취임한 비공무원 출신 관장 1호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한국의집을 돌본 지 한 달도 안 된 지난 3일, 그는 ‘한국의집 고품격화 선언’ 기자간담회를 열고 70여 명의 기자들 앞에서 그동안 한국의집을 고품격화시키기 위해 준비한 자신의 첫 작품을 내놓아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그 첫 번째 작품은 25만 원짜리 전통궁중요리인 <명품 한정식 대장금>(이하 대장금 한정식) 출시이다. 대장금 한정식은 한류 드라마 <대장금>에서 이름을 따온 전통궁중요리로, 제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한복려 한국의집 고문이 직접 조리사들을 지도하고 푸드스타일리스트들의 조언을 받아 개발한 국내 최고급 궁중 한정식이다. 메뉴는 오절판·구절판·오자죽·물김치·민어구이·약선연저육·섭산삼·생야채·골동반·전통한과·오미자차 코스 요리로 이뤄진다. 두 번째는 국수호 한국의집 예술총감독(중앙대 교수)을 영입하여 공연장 리모델링과 공연 프로그램 개편, 명인 명창 공연의 상설화를 다지는 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국수호 감독은 “새로운 공연장은 일본의 <가부키>와 <노>, 중국의 <경극> 등을 견학한 뒤 6개월의 고심 끝에 만든 것으로, 한국 공연의 새로운 양식(樣式)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외국인들도 관심을 갖도록 전통공연의 업그레이드에도 정성을 쏟았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고품격 전통복합문화 공간인 ‘취선관’의 증축과 한국의집 본관인 ‘해린관’ 한옥의 전면 리모델링이다. 특히, 총 사업비 109억 원을 들여 지상4층, 지하2층 규모로 2년 만에 완공된 취선관은 우리나라 전통문화 전시장·공예·택견 체험장, 궁중음식 전시 등의 복합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며, 한국의 전통문화 체험 및 홍보의 새로운 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집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직원들의 유니폼이다. 김맹녕 관장은 취임 후 서비스 개선을 위해 직원들의 유니폼을 한복으로 전면 교체했다고 한다. 또, 영어와 일어·중국어 담당 외국어 마케터와 웹마케터를 채용해 해외 마케팅 체제도 구축했다. 한국의집은 오는 8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건무 문화재청장 등 관계인사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집 고품격화 선포식을 갖고 한국의집을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이날은 한국의집과 김맹녕 관장 모두에게 큰 전환을 주는 날이 된다. 김맹녕 관장은 반생을 넘긴 35년 간 대한항공 상무 및 한진관광 고객본부장 등을 지내며 관광업계에 몸담아온 ‘관광맨’이다. 그는 해외지사에서 쌓은 국제 감각과 능숙한 외국어 실력 등을 인정받아 한국의집 신임관장 자리를 꿰찰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동안 공무원을 채용해온 한국의집이 외부 공개채용을 통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일은 30년 만에 처음이어서 화제가 됐다. 기자간담회 일정이 끝난 뒤, 김맹녕 관장과 한국의집 소화당의 한 식당에서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이에 앞서, 그는 기자간담회를 찾아준 손님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고마움을 전하는가 하면, 대장금 한정식을 궁금해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직접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이런 친절함 때문에 인터뷰 시작은 지체되었지만, 공직사회의 관장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이어서 분위기는 아주 자연스러웠다. 다음은 김맹녕 관장과 가진 인터뷰.

한국의집 관장 모집에 응시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연히 어떤 분의 소개로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몇십 명의 응시자 가운데 제가 나이가 제일 많았던 걸로 압니다(웃음). 그렇다면, 최고령자로서 관장에 발탁된 이유가 뭐라고 보시는지요? 당초 한국의집은 한국문화보호재단에서 관리를 했는데, 김홍렬(한국문화보호재단) 이사장께서 좀 더 공격적이고 혁신적인 경영을 위해 기존의 틀을 깨고 외부에서 경영인을 영입한 것 같아요. 저는 대한항공에 근무하면서 17년 간 해외지점장으로 생활했기 때문에 해외 경험과 언어 능력이 다른 지원자들보다 풍부했다고 자부합니다. 영입됐을 때의 소감은 어떠하셨습니까? 이번 임용이 제게 중요한 것은, 제 나이가 만으로 63세인데, 과거의 경력을 인정해 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서 저를 관장으로 뽑아줬다는 사실입니다. 나이가 들었어도 능력만 있으면 정부가 기회를 준다는 사실은 굉장한 용기를 줍니다. 정부와 문화재청·한국문화재보호재단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원래부터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었나요? 어릴 때 충청북도의 시골에서 자랐는데, 아버지께서 대금을 기가 막히게 잘 부셨어요. 아버지 덕분에 국악의 아름다움에 심취하게 됐죠. 고등학생 때는 농악부에서 상모를 돌리기도 했구요. 사실 국악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지구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지질학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전문경영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한국의집의 문제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공무원 사회는 업무를 상당히 신중하고 규율이나 틀에 맞게 처리합니다. 반면, 대기업은 경쟁이 치열하고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결정해야 할 일도 많고, 운영할 때도 순발력을 발휘해야 하죠. 양쪽에 장단점은 있습니다. 여기(공무원 사회)에서는 뭘 하나 하더라도 신중하고 냉철하게 비판하여 결정하다 보니, 시대의 조류를 타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너무 대기업처럼 운영하면 신중함을 잃어 큰 손해를 볼 때가 많지요. 저는 양쪽 모두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양쪽의 장점을 적절히 배합해 경영할 생각입니다. 이번 사업에 영향을 준 특별한 외국의 문화가 있습니까? 가까운 나라 일본의 식문화입니다. 한정식에 해당하는 일본의 명품요리인 가이세키 요리는 양도 적고 깨끗합니다. 또, 서비스를 하는 직원들 모두가 일본의 전통복인 기모노를 입은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사업으로 한국의집이 가진 문제점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리라 보십니까? 단기간에 큰 성장은 기대하지 않습니다. 기초를 잘 닦아놓고 열심히 홍보한다면, 이것이 밑거름이 되어 3~4년 후에는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나리라고 믿습니다.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어 꾸준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명품 한정식 대장금>의 1인 25만 원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은데요. 가격은 보는 사람의 견해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명품 한정식 대장금>은 주위가 녹음(綠陰)으로 우거진 ‘청우정’이라는 팔각정에 둥그런 교자상을 놓고 대화를 나누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상품입니다. 대장금 복장을 한 도우미가 정성껏 서빙하면서 음식에 대해 스토리 텔링도 해줍니다. 이용 시간 3시간 동안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맛이 있습니다. <명품 한정식 대장금>뿐 아니라 우리 한국의집 음식은 한복려 고문의 궁중요리를 전수받아 개발한 메뉴로 이뤄져 있습니다. 조미료를 일체 안 쓰고, 너무 짜지도 맵지도 않은 중간의 맛이기 때문에, 식사를 하고 집에 가서도 물이 먹히지 않습니다. 또, 한국의집 김치 맛은 최고라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관광 전문가로서 한국의집과 접목시키고 싶다고 구상한 관광상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대한항공에 근무하면서 외국에서 배우고 느낀 많은 것들을 한국의집에 접목시켜 한국의집을 ‘한국 속의 한국의집’이 아니라 ‘세계 속의 한국의집’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해외와 연계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합니다. 현재 대한항공과는 네트워크 구축을 마쳤습니다. 160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소지자에게는 한국의집의 음식과 공연을 10% 할인해주기로 했습니다. 대신에 대한항공은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열흘에 한 번씩 한국의집을 노출해주기로 했구요. 또,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되어 있는 잡지 1,000곳, 신세계와 이마트 등 쇼핑센터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추진할 생각입니다. 한국의집 관장으로서의 앞으로 각오나 계획을 들려주십시오. 2년의 짧은 임기이지만, 2년 동안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서비스 교육, 어학능력 향상, 시설보수 등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특히, 한국의집은 전통한옥이어서 아무래도 시설이 현대 건축물에 비해 미비합니다. 매일 8시에 출근해 가장 먼저 꼭 체크하는 일은 시설의 상태입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손님을 끌기 위해 음식의 질을 높이고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할 생각입니다. 특히, 한국의집 김치 맛은 특별해서 김치 판매를 시작하여 김치의 세계화에 앞장설 생각입니다. 또, 한국의집에서 개발한 ‘한주’를 출시하여 판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음식부터 상품의 신뢰도를 높여가려고 합니다. ‘세계 속의 한국의집’이 되도록 세계 약 57개국에 있는 한국학센터에 한국의집을 공격적으로 홍보할 생각입니다. 글로벌화된 마케팅 전략, 여러분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십시오.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