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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에 울고 웃는 산업

백신·건강식품 관련 업계 매출 호조, 유동인구 많은 산업분야는 매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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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4호 박현군⁄ 2009.09.08 10:54:38

신종 플루가 전국을 강타했다. 벌써 4명이 죽었고 수천 명이 병원을 다녀갔다. 다행히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예측한 수천 명 사망에 수만 명 입원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는 근처에도 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와 함께 신종 플루 바이러스 때문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사람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번 신종 플루 바이러스는 정치·사회적으로 큰 이슈였고, 경제에서도 불황 탈출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발목을 잡힐 걱정을 해야 했다. 그런데 경제 분야에서는 전반적인 분위기로는 신종 플루의 위력이 달가울 수는 없지만, 업종별로 혹은 기업별로는 신종 플루 정국으로 매출 및 영향력 증대를 이룬 곳들도 심심치 않다. 반면, 아예 신종 플루로 인해 사업에 직격탄을 맞은 곳도 존재하고 있다. 신종 플루로 웃는 제약회사 신종 플루가 한국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주식시장·재계·정치권 등 각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녹십자와 유한양행이다. 녹십자는 전라남도 화순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시설을 갖췄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신종 플루 백신 1300만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정부와 한나라당은 결국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녹십자와 협상에 들어갔고, 녹십자가 화순공장을 풀가동해 백신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확보하려는 목표물량의 절반이 녹십자에서 조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녹십자가 책정한 신종 플루 백신 1도즈(주사 한 번 맞을 만한 분량)당 8000원을 감안하면 총 1040억 원의 매출 실적에 해당된다. 이는 타미플루를 포함하여 중국·미국·유럽 등에서 생산되는 수입 백신 가격 도즈 당 1만5000원에 비해 절반 가격에도 못 미치는 것이라, 가격협상의 여지도 거의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녹십자의 감기 백신의 매출원가가 매출액 대비 55%~60%선임을 감안한다면, 녹십자는 정부에 신종 플루 백신 비축분의 납품을 통해 매출 1040억 원에 영업이익 416억 원에서 518억 원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신종 플루로 인해 녹십자는 “신종플루로 인한 죽음의 위협에서 국민을 지켜낸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얻게된 점도 또 하나의 수확이다. 최초로 국내 신종 플루 2차감염자가 발생한 지난 5월 1일 이후 증권거래소 첫 영업일인 5월 4일 9만2000원이던 녹십자 주가는 신종 플루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달 27일 14만4500원으로 57.1% 급등했고, 2일 현재 주가 17만5000원 대비 90.1% 상승했다. 녹십자와 함께 신종 플루 사태로 제약 분야의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은 업체는 유한양행. 국내 최초의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은 세계적으로 신종 플루의 대표 백신으로 공인되고 있는 타미플루의 원료를 생산해 스위스의 제약업체 로체에 납품하고 있다. 신종 플루 수혜종목들 신종 플루가 맹위를 떨치면서 백신 제조업체 외에도 건강보조식품·위생보조용품 등이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특히 신종 플루 예방의 가장 기초적인 방법으로 손을 깨끗이 씻고 소독하는 것이 의사협회와 정부로부터 권장되면서 알코올성 손소독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신체 면역력을 증가시켜준다는 비타민C와 비타민E 제품군과 한국인의 대표적 건강식품인 김치·마늘·된장의 홈쇼핑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한방의학계에서 만병 예방 식품으로 통하는 홍삼제품의 매출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홍삼은 복용자의 면역체계 증강에 탁월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에서는 한 백화점에서만 지난 2일 하루 동안 5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신종 플루가 국내에 유입되기 이전에 비해 2배 이상의 매출신장을 보였다. 또 신종 플루의 수혜 메커니즘에 속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거의 덕을 보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는 곳이 있다. 바로 목축업 중 양계업종이다. 기본적으로 타미플루를 비롯해 신종 플루나 기존 감기의 백신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닭의 유정란이다. 녹십자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신종 플루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균성 유정란이 있어야 하며, 유정란 한 개로 4명 접종 분량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신종 플루가 맹위를 떨치면서 제약업계는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무균성 유정란 확보를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양계업계에서는 유정란의 공급 절대량 자체가 모자란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양계업계의 관계자는 “유정란 생산 시설은 무정란에 비해 설치비용 및 관리비 등에서 차원을 달리한다”며 “거기에 무균성까지 보장하려면 제약업체나 정부 등에서 생산된 계란을 정가에 모두 사줄 것을 사전 보장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말했다. 신종 플루 피해종목들 반면, 신종 플루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업종도 있다. 대표적인 업종이 여행·여객·항공업종. 이 중 여행지와 여행업계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렸다. 신종 플루가 해외에서 맹위를 떨친 이후에는 외국으로 관광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제주도·강원도 등으로 발걸음을 돌리면서 반사이익을 봤었다. 그런데 해외 신종 플루 세력이 여전한 상태에서 국내에서도 4명이 죽고 수천 명이 감염된 현실에 직면한 이후 해외 여행객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들조차 여행계획 자체를 취소하는 상황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외국 여행객이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심지어 신혼여행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한 여행사 관계자는 “4박5일 간 필리핀·몰디브·발리 등의 신혼여행 상품 가입자들도 줄줄이 취소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예 서울 하얏트호텔 등에서 2~3일 간 지내면서 아쉬움을 달래며 신종 플루가 지나가길 기다린다고 한다. 이와 함께, 항공업계의 경우 대한항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거리 코스가 많고 대물(수출상품) 운송보다는 대인(여행객) 운송 비중이 더 높은 아시아나항공이 신종 플루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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