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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태규, 연극계 입성!

日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 원작 <웃음의 대학> 앙코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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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35호 이우인⁄ 2009.09.15 17:04:39

지난해 초연돼 공연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객석점유율 100%를 기록한 인기 연극 <웃음의 대학>이 10월 2일부터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1년여 만에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웃음의 대학>은 지난해 성황리에 진행된 <연극열전2>의 9번째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다.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진 일본 최고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모두 없애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모든 것을 건 극단 ‘웃음의 대학’의 작가가 벌이는 7일 간의 해프닝을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1996년 일본 요미우리 연극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일본·러시아·프랑스·영국 등 전 세계인을 매료시킨 바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9년 1월에 열린 <연극열전2-AWARDS>에서 관객·기자·스태프가 뽑은 작품상과 배우상을 모두 싹쓸이하며 그 진가를 확인했다. 이번 앙코르 공연은 <웃음의 대학> 초연 배우인 송영창과 오랜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안석환이 검열관 역에,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개성파 배우 봉태규가 ‘작가’ 역에 캐스팅됐다. 특히, 봉태규는 이번 무대가 첫 연극이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0년 1월 31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4만 원(R석), 3만 원(S석), 2만5,000원(A석)/ 공연문의 : 02-766-6007 봉태규, “얼떨결에 출연 수락, 대사 틀릴까봐 걱정” 2001년 임상수 감독의 영화 <눈물>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데뷔한 봉태규는 이후 <바람난 가족> <옥탑방 고양이> <논스톱4> <한강수 타령> <방과 후 옥상> <두 얼굴의 여친> <가족의 탄생> <애정 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광식이 동생 광태> <워킹맘>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연기자 데뷔 올해로 9년째를 맞이한 봉태규의 다음 선택은 연극. <웃음의 대학>은 영화배우 봉태규에게 연극인 직함을 안겨주는 첫 작품이다. 하지만, 이 첫 경험은 자신의 확고한 의지가 아닌 외압에 의해서였다.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이자 배우인 조재현의 속전속결 출연 강요로 얼떨결에 캐스팅 수락을 하고 만 것. 이 같은 사실은 8일 서울 소공동 명동아트센터에서 열린 <웃음의 대학>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났다. “어느 날 조재현 선배의 전화가 왔는데, 다짜고짜 제 스케줄을 묻더군요. 그래서 당장은 없다고 했더니 ‘그럼 만나자’고 해서 약속 장소인 커피숍에서 기다렸습니다. 커피까지 시키고 앉아 있는데 사무실로 오라는 전화가 왔구요. 사무실에 갔더니 조재현 선배 편만 있더군요. 선배는 제 의사도 안 물어보고 무조건 (출연) 해야한다고 몰아붙였습니다. 그래서 얼떨결에 ‘하겠습니다’라고 말해버렸어요. 대본도 보기 전에 말입니다(봉태규).” 이에 대해, 조재현은 “<연극열전>을 하는 동안 많은 배우를 만났고, 그만큼 상처도 많이 입었다”면서, “ 때문에, (배우가) 정신을 못 차릴 때 확 잡아야 한다”는 우스운 변을 내놓아 배꼽을 잡게 했다. 그는 이어, “봉태규 씨와는 개인적으로 작업을 해본 적은 없다”며, “우연히 잡지를 보다 봉태규 씨를 봤는데, 그때 ‘이렇게 생긴 애가 있었지 참. 유해진 때문에 까먹고 있었네’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연락을 취해 만났고, 봉태규 씨의 대사 톤과 발음을 듣고는 (봉태규 씨가) 연극에 어울릴 거란 확신이 들어서 출연 제의를 했다”고 캐스팅 과정과 이유를 설명했다. 이렇듯 정신없이 결정한 연극이었지만, 막상 대본을 본 봉태규의 마음은 변했다. 그는 “대본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상황과 설정이 너무나도 완벽했다”며, “연극은 꼭 하고 싶었는데, 내가 갑자기 <에쿠우스>를 하겠다고 하면 어색하고 관객이나 나나 기자들이나 서로 무안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웃음의 대학>은 내가 익숙하게 잘할 수 있으면서 새로운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한 적격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봉태규가 맡은 ‘작가’ 역은 초연에서 황정민이 분해 호평을 받은 배역이다. 이 역으로 그는 자칫 선배 황정민과 비교의 저울질을 당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봉태규는 황정민과는 다른 ‘츠바키’를 창조할 각오를 보인다. “지난해 공연보다 검열관과의 스파크(spark)가 더 튈 것입니다. 황정민 선배는 진지한 면모를 보였던 것 같아요. 검열관의 머리 위에서 놀거나 검열관을 이기려고 한다거나 하는 부분은 적었죠. 저는 이 지점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지 고민했습니다. 지난해의 츠바키에 비해 귀여운 부분도 더 살리고, 폭발하는 모습도 많이 보일 겁니다(봉태규).” 연극 데뷔를 앞둔 봉태규의 가장 큰 고민은 ‘대사’. 그는 연극과 영화 촬영을 비교하면서 “‘무대에서 대사를 잊어버리면 어떡하지?’하는 걱정 때문에 최근에는 꿈까지 꿨다. 그리고 ‘관객들이 많이 안 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든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처음 포스터가 (길가에) 붙여져 있을 때는 낙서가 없었는데, 요즘은 낙서가 많이 발견돼 이것도 걱정”이라면서, “제발 포스터에 낙서를 안 해 줬음 좋겠다”는 귀여운 당부의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웃음의 대학> 탄생 비화 1996년에 미타니 코우키가 쓴 <웃음의 대학>은 실제로 존재했던 한 선배 작가에 대한 헌사로 태어난 작품이다. 극중 희곡 작가 ‘츠바키 하지메’의 모델이 바로 일본의 전설적인 희극 왕 에모토 켄이치가 만든 극단 ‘엔켄’의 작가 ‘키쿠야 사카’라고 한다. 키쿠야는 검열이라는 혹독한 상황 속에서 엔켄의 전성기를 뒷받침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그는 작가로서 가장 빛날 시기에 군대에 징집됐고, 35살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이는 <웃음의 대학>의 마지막 장면과 매우 흡사할 뿐 아니라 작가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작가 츠바키가 군대 징집 소식을 검열관에게 알리며 마지막 경례를 하는 장면에서 진심으로 서로가 교감을 나누면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키쿠야가 남긴 대본은 지금도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미타니 코우키는 스스로도 선배 작가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그에 대한 헌사로 이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SYNOPSIS 모두가 웃음을 잃어버린 비극의 시대. 극단 ‘웃음의 대학’ 전속 작가 츠바키 하지메는 힘든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검열을 신청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이런 시대에 희극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냉정한 검열관에 의해 저지당한다. 검열관은 극단 ‘웃음의 대학’의 문을 닫게 하기 위해 대본 속의 ‘웃음’이 있는 장면은 모두 삭제하라고 강요한다. 오로지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해 검열관의 무리한 모든 요구를 받아들이며 대본을 수정하는 츠바키. 그런데, 대본은 검열관의 검열을 거치면 거칠수록 오히려 더 재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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