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율 (youlcha@hanmail.net) 공간화랑 “담론의 구축” 전에 즈음하여 인간의 역사 이래 도시는 인간의 삶과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문명을 이루어 왔다. 도시의 외형을 유지하는 건축은 생물학적 보편성과 욕망의 매개로서 존재하고 건축적 상상력은 인간의 삶과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공학적 의미론으로서의 건축이 구조나 용적과 같은 유기적 체계로서 존재하였다면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정신적 자산과 삶의 파편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도시 속에서 삶을 유지하고 지속한다는 의미는 자연발생적 도시든 현대의 계획도시든 관계없이 유기적 구조 속에서 각각의 역할체계를 수행하고 지속시키는 그 무엇이다. 화석이 없었다면 지난 시간 번성했던 쥐라기의 추억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진화를 향한 발걸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지층에 녹아있는 시간의 켜들은 지난 시간을 추억하게 한다. 도시 속에서 시간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시간의 공간 속에 존재하는 그 무엇들은 나의 추억을 환기시키기도 하고 나를 들뜨게 한다. 사소한 삶의 파편들은 소리 없이 사라지는 몰가치를 경험한다. 가치 있다는 사실은 위대한가? 가치의 기준은 무엇이며 어떤 근거에 잣대가 있는가? 도시의 추억은 한낱 신기루였는가? 노스텔지어… 어찌 보면 이런 키치적 상상들이 주는 내밀한 메시지는 무엇 이었는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시 속에서 시간을 역류하고 반추하면서 진정한 삶의 모습과 가치를 발견 할 수 있지 않을까. 도시 시굴은 이러한 (부질없는) 생각에서 시작되었고 도시의 한 지점에서 출발하여 과거의 어떤 지점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