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기⁄ 2022.03.17 09:22:39
취재에 앞서 ETF는 배제하고 국내 주식만 고집하는 주변의 몇몇 투자자(20~30대)에게 ‘ETF를 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일단 ETF에 관해 잘 모른다, 단타로 빠르게 수익 보는 주식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손실과 수익이 적어 재미가 없다고 보여진다. 게임으로 치면 오토(자동)로 몬스터 잡으며 레벨 올리는 게 재미있는가? 투자금을 잃든 따든 (주식은) 스릴을 느낄 수 있다”라는, 즉 ETF를 자세히 모른다는 의견과 다소 흥미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최근 인플레 이슈와 러시아 사태로 세계 투자 시장은 대혼돈 상태다. 불안 심리 탓에 안전자산에 이목이 쏠리며 ETF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펀드)는 주식과 펀드의 강점을 모은 상품이다. 상품 하나에 우리가 흔히 투자하는 여러 개의 주식이 담겨있는 ‘종합선물세트’라고 보면 쉽다. 예로 주식 투자 때는 S전자, L전자 등을 개별 매수했지만, ETF에선 전자 관련 섹터를 골라 투자하면 수익과 별개로 투자 만족도가 상승할 수 있다. 다만 종목으로 분산되어 해당 비율에 맞게 오름세를 타기에 주식처럼 개별 주식이 100% 이상 급등해도 ‘동일한 수익’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은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도 드러났듯, 2030세대가 사회를 이끄는 축이 됐다. 이는 투자의 흐름이 중장년층을 거쳐 MZ세대로 넘어갔음을 방증한다. 젊었을 때부터 암호화폐나 주식에만 국한되지 않고 투자 시야를 확장하면 본인에게 맞는 투자처를 발굴할 수 있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 ETF를 시작하는 젊은 투자자를 위한 흥미와 선호도를 갖춘 5개의 상품을 선별, 추천받았다.
2019년 7월 상장한 ‘TIGER 부동산인프라고배당’은 국내 최초로 리츠 및 부동산에 100% 투자하는 ETF다. 새롭게 신규 편입된 종목은 ‘SK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NH올원리츠, 신한서부티엔디리츠’로, 공모 청약 시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한 연 4회 분배금이 지급되는 강점도 있다. 출시 이후 지난 3월 7일까지의 수익률은 34.52%다. 무엇보다 부동산은 수많은 투자처 중 종목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투자자들에겐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재 순자산은 1500억 원 수준이다.
지난 4월 상장한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는 11개월 만에 순자산이 1조 2340억 원을 넘긴 그야말로 공룡 ETF다. 종목은 MZ세대는 물론 미래산업 투자에 목마른 이들을 위한 ‘알파벳, 애플,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를 비롯해 쟁쟁한 10개 종목으로 이뤄졌다.
‘TIGER 글로벌리튬&2차전지SOLACTIVE’ 역시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리튬 산업 및 전기차 관련 종목을 담아 장기투자 가치가 충분하다.
순자산 1조가 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또한 나스닥 상장기업 중 반도체 산업에 속한 3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특히 언택트 IT로 인한 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기 때문에 비단 ETF 상품이 아니라도 기억해두면 좋다.
‘TIGER 글로벌사이버보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뜨고 있는 ETF다. 이 상품은 사이버보안에 필요한 서비스와 제품을 보유한 기업들로 구성됐다. 지난달 22일 상장 후, 2주 만에 15%의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확대되면서 개인 자산 보호를 위한 다양한 보안업체 출현과 이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 상품은 암호화폐 시장의 확대에 발맞춰 성장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성공하려면 권력자 옆에 줄을 서야 한다’라는 대사처럼 ETF 투자는 믿을 수 있는 자산 규모와 시대를 아우른 기업이 편입된 상품을 고르는 게 유리하다.
MZ세대는 투자 '협치'를 원한다
모름지기 투자는 흥미가 있어야 눈길이 간다. 주변에 휩쓸려 시작한 투자의 끝은 아름답기 어렵다. 삼성자산운용의 허헌 수석은 “주변에 주식을 포기 못하는 이들을 살피면 3년 전에 시작한 경우가 많다. 그때는 대부분 수익을 봤던 때라 자동차가 뜬다고 하면 현대자동차, 배터리가 잘 나가면 LG화학을 매수하면 됐다. 결국 많은 이가 최근 들어 -20~30%의 하락장을 겪는 중”이라면서 주식 투자자가 다른 투자처로 눈 돌리지 못하는 현 상황을 꼬집었다. 이어 허 수석은 “세계적인 투자 귀재의 공통점은 분산투자다. ETF는 주식처럼 종목 고민 없이 한 번에 여러 곳에 투자할 수 있어 리스크를 줄여준다. 절대 (개별 주식) 종목과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 더딘 ETF 흐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투자자를 의식한 듯 최근 ETF 시장도 트렌드를 반영해 ‘메타버스’와 같은 테마형 ETF와 ‘2차 전지’, ‘은행’, ‘미래차’ 역시 주목할 만한 ETF다. 투자 시장은 오래 살아남는 게 이기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허 수석이 추천한 ETF를 살피면 주요 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메타버스 ETF가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 액티브 ETF’는 5주 만에 5000억 원을 돌파했다. 투자하고 있는 종목을 살피면 ‘LG이노텍, 펄어비스, 하이브, 에스엠’ 등으로 구성됐다. 모두 메타버스 콘텐츠 내에서 두각을 보이는 종목이며 애플을 비롯 소니도 확장현실(XR) 기기 경쟁에 돌입, 성장성은 보장된 셈이다.
최근 1년 성과 수익률이 100%를 웃도는 전기차 배터리와 연관된 2차 전지 ETF인 ‘KODEX 2차전지산업’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2차전지 제조사와 관련 장비 부품사로 구성됐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경기도 수원에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을 착공했다. 이곳은 불이 붙지 않아 향상된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 전지 발전 연구로 리튬이온전지의 메카가 될 전망이다. 이 ETF는 지난 2월 순자산 1조 원을 돌파했다.
‘KODEX K-미래차’는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차 관련 기술이 본격적으로 성장 국면에 진입해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ETF 중 하나다.
평소 미국장을 주시했다면 'KODEX 미국 S&P500 TR'은 매력적인 상품이다. 2021년 4월 상장 이후, 지난 2월까지 18.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종목은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 등이 포진됐다. 또한 분배금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토털리턴 지수를 추종해 현금 분배금 역시 재투자하는 알뜰 투자자에게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