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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한 명의 아이도 소외 없도록 촘촘한 사다리 만들겠다"

학교가 등대 같았던 유년 시절 경험 살려, 동·서 학력 격차 심한 부산에 부산학력개발원 개원, 인성교육 브랜드화 등 부산 교육 정상화 노력...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전수 시행에 대한 우려 해소에도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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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8호 이선주 기자(CNB뉴스 부산)⁄ 2022.12.22 15:32:32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사진=최원석 기자(CNB뉴스 부산)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부산교육 정상화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포부로 당선됐다. 부산시교육청의 비전을 '꿈을 현실로! 희망 부산교육'으로 정하고, 한 명의 아이도 소외당하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행보는 하 교육감의 유년 시절이 바탕이 된다. 독립운동을 한 조부와 부친의 영향으로 힘든 유년시절을 보냈다. 입을 옷이 없어 초등학교 입학을 미루다가 9세에 겨우 입학했다. 이런 그에게는 ‘학교’라는 공간이 ‘등대’ 같은 곳이었다. 교육의 힘을 믿은 그는 이후 부산교육대학교 교수, 총장을 거쳐 36·37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하는 등 교육 현장에 줄곧 머물렀다.

이제는 아이들을 위한 촘촘한 사다리를 만들어 제2의 하윤수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1호 공약인 학력 신장의 컨트롤타워가 될 '부산학력개발원'을 전국 최초로 개원하고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의 사다리가 점차 틀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 취임 이후 주요 성과가 궁금합니다.
“우선, 1호 공약인 학력 신장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부산학력개발원'을 개원했습니다. 부산시미래교육원 1~2층과 6층에 자리 잡고 있으며, 공교육을 바로 세울 종합지원센터로서 학력 신장은 물론 평가와 진로‧진학 지원 업무까지 아우르게 됩니다. 현재 부산을 포함한 전국 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하고, 특히 부산은 동·서 학력 격차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요. 부산학력개발원을 통해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등 빅데이터에 기반한 학력 분석을 실시하고, 학생들의 학력 정도와 부족한 영역을 파악한 뒤 학력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기존의 수업·평가센터와 진로·진학 지원센터 등을 일원화해 종합 지원함으로써 학력 신장은 물론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11월 21일 부산시미래교육원 1층에서 열린 부산학력개발원 개원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선주 기자

또한, 2호 공약인 인성교육을 위해 흩어져 있는 사업들을 모으고 구체화해 독자적인 인성교육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학교 생활교육의 모든 사업 기조를 인성교육에 두고, 문화예술과 스포츠 활동, 독서교육 등을 통해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올바르고 고운 성품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중입니다.

더불어 '열린 소통, 적극적 소통'을 위해 정책소통비서실을 신설하고, 정기적으로 민원인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를 갖고 있는데요. 어렵고 힘든 민원은 직접 듣고 직접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사안을 바로 확인하기 위해 현장도 직접 방문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통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된 지 28년 만에 부산 기장군에 수능 고사장 2곳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가운데 모든 정책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전수 실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취임 이후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 평가 전수 시행에 대해 줄 세우기, 사교육 조장 같은 부정적인 시선에 과도하게 갇혀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석차가 나오지 않고, 모두가 같은 문제를 푸는 것도 아니기에 줄 세우기를 할 수 없어요. 오히려 학생 스스로 교과별로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게 되어 있어 학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죠. 무엇보다도 개인별 맞춤형 보정학습을 다양하고 내실 있게 지원하기 위한 평가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 인성교육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요?
“기존의 학생교육원을 학생인성교육원(가칭)으로 전환해 부산 인성교육의 중심축으로 만들고, ‘인성교육 중점학교’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교육청의 모든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발해 앱 형태로 보급할 것입니다.

또한, 전국 최초로 부산지역 627개 모든 학교에 자체 전자도서관을 구축해, 학생들이 학습용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학교 도서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게 할 계획입니다. 초등학교 0교시를 스포츠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시범 운영할 계획인데요. 아이들이 즐겁게 몸을 움직이고 노는 가운데 바르고 건전한 품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스포츠활동을 지속해 권장하겠습니다.”

- 취임 이후 '소통' 행보가 눈에 띕니다. 많은 민원인을 만났을 텐데 기억에 남는 민원인이 있나요?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학부모님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위해 지원과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특수교육 수요자에게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그 자리에서 장애아동 교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조속히 방안과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부산 교육 발전과 학생들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두고 소통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려 합니다. 앞으로도 만나는 모든 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 등과 함께 '어린이 통학로 안전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진=부산시교육청 제공

- 직업계고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이는 지·산·학 관계의 뒷받침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부산지역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률이 전국 하위권인 이유도 이러한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산학 연계 직업교육 혁신지구’ 사업을 추진해 지역 산업 발전을 선도할 지역밀착형 직업계고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부산시와 함께 스마트제조·글로벌관광·금융경영정보서비스·라이프케어 등 지역산업 연계 4개 핵심 분야를 선정했고, 올해는 스마트제조와 글로벌관광 분야에서 각각 25명의 학생과 지역 우수기업체와 대학에 선취업·후학습 매칭이 이뤄집니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2023년 업무협약을 체결해 서부산공고에 항공산업학과를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전문계고 전체 학교에 취업지원관을 배치해 학생 권익이 보장된 안전한 현장실습 운영과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취업률 제고를 위해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역 산업 수요나 신산업 등과 연계한 직업계고 재구조화, 특성화고 혁신지원 같은 사업으로 직업계고의 경쟁력을 높여나가겠습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9월 1일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2학기 개학상황을 점검하고, 학생들의 등교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부산시교육청 제공

-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전국적으로 교원 임용 규모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학교 현장과 교원단체에서는 과밀학급 해소와 미래 교육을 위해 교원 증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교육부의 정원 배정이 학생 수를 기준으로 조정하고 있어, 우리 교육청도 학생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 따라 교원 정원 감축은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부산시교육청은 학교 증·개축 등을 통해 과밀학급을 지속 해소하는 등 교원 정원 감축에 따른 교육결손을 최소화하고,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할 교육여건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을 수립·추진해 타시도에 비해 안정적인 신규임용 인원을 확보해왔어요. 학급 수 조정도 획일적인 기준만 따르지 않고 지역 여건과 교육적 효과를 종합 고려해 교원 정원 감축이 교육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최근 학생들에 의한 교권 침해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근본 원인과 해결책은?
“최근 몇 년 동안 교권이 무너졌단 기사를 많이 접하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세심한 인성교육이 부족했고,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존중의 문화가 많이 퇴색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이 외에도 아동보호법이나 학생인권조례에 따른 교사의 적합한 지도 방법과 권한이 없는 것도 교권 침해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권 침해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합니다. 수업 방해 학생에 대한 대응 지침을 마련하고, 교사의 생활지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 교육활동이 정상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피해 교원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고요. 부산시교육청은 교원 배상 책임보험 지원 대상을 민사뿐만 아니라 형사 사건까지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확장 이전한 동부교원힐링센터는 더 많은 교원의 치유와 상담 지원, 예방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활동 보호센터로서 그 역할을 한층 강화했고요.

또한, 학생·학부모·교사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토론의 장이라든지 교육자료, 가이드라인, 매뉴얼 개발도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학교와 가정이 함께 하는 인성교육이 중요하죠. 이를 위해 부산시교육청은 부산 학부모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고, 교육활동 보호에 대한 학부모 인식 개선을 목표로 공감 라운지와 상호존중문화 실천 프로젝트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교육활동 보호가 왜 중요한지’ 공감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지난 11월 21일 부산시미래교육원에서 부산학력개발원 개원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부산시교육청 제공

- 수능 시험이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수험생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자면.
“수험생 여러분, 오랜 시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2020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여러분은 코로나19 위기 가운데 학교생활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수능을 맞았습니다. 3년 내내 자발적으로 방역에 동참한 여러분이 정말로 기특하고 대견해요. 힘들고 때로는 지치기도 했겠지만, 거센 바람을 이겨낸 나무일수록 더욱 뿌리를 튼튼히 내리는 법이죠. 한 가지 목표를 뛰어넘는 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에 서는 것입니다. 더 큰 세상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는 수험생 여러분을 온 힘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끝으로 여러분의 가족과 학교 선생님들도 애 많이 쓰셨다고 전하고 싶어요. 이번 수능이 안전하고 무탈하게 치러지도록 묵묵히 땀 흘리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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