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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예술] 아름다운 울림, 음악 후원에 진심인 제약회사들

종근당 오페라 공연, 일동제약 클래식 공연, 유한양행 뮤지컬 후원, 동아제약 예술단체 후원까지... 음악을 매개로 한 제약회사들의 사회공헌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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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8호 이윤수⁄ 2022.12.26 14:51:36

메세나(Mecenat)란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말한다. 이를 통해 문화 소외 지역 및 계층에게 문화 향수권을 선사하고 동시에 순수 예술 분야의 발전을 돕는다.

하지만 이러한 메세나 활동이 단편적이고 상업적인 차원에서의 이벤트성 활동에 편중된다면 수혜자들이나 이를 지원하는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 장르의 문화 활동을 후원해온 기업들이 있다. 종근당, 일동제약, 유한양행, 동아제약 등 제약회사들의 공통점은 음악 후원을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실천해왔다는 점이다.

오페라의 대중화에 앞장, 종근당
 

문화예술은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신념 하에, 종근당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울림인 음악을 통해 문화예술 지원에 힘쓰고 있다.

문화 소외 계층에게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자는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뜻에 따라, 종근당홀딩스는 다채로운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 한국메세나협회, 미리오페라단과 협약을 맺었다. 이후 ‘종근당 오페라희망이야기’ 콘서트와 ‘종근당 KIDS HOPERA’ 등의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다.

 

먼저,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는 평소 공연 문화를 접하기 힘든 환자와 가족, 의료진을 위해 병원을 찾아가 펼치는 힐링 음악회다.

2022년 10월 21일 당진 문예의전당에서 열린 종근당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 ‘따뜻한 울림의 시작, Sing Hopera(HOPE+OPERA)’ 공연. 사진=종근당

2022년 10월 21일 '종근당 오페라 희망이야기 콘서트'가 당진 문예의 전당에서 열렸다. ‘따뜻한 울림의 시작, Sing Hopera(HOPE+OPERA)’이란 제목의 이날 공연은 정아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당진 시민과 보건의료 관계자, 종근당건강 합덕공장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 등 6백여 명이 관람하며 좋은 추억을 또 하나 만들었다.

이날 공연은 소프라노 오신영, 바리톤 이승환, 팝페라 콰르텟 디에스, 뮤지컬배우 카이가 트리니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해 정통 오페라 아리아부터 뮤지컬, 팝페라 등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종근당홀딩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문화생활이 어려웠던 지역 주민들에게 음악을 통한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종근당은 전국의 문화 소외 지역 어린이들을 직접 찾아가 진행하는 키즈 오페라 공연 'KIDS HOPERA'를 3년 만에 재개했다. 희망을 뜻하는 ‘HOPE’와 ‘OPERA’를 합친 이 공연은 투병 중인 난치성 환아들과 소외 지역의 초등학생 등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가 없는 어린이와 가족들에게 문화적 소양과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전국의 초등학교, 병원 등을 직접 찾아가는 오페라 공연이다. 2011년부터 전국 63개 병원 및 시설에서 188회에 걸쳐 공연을 펼치며 문화예술 나눔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2년 6월 17일 일산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종근당 'KIDS HOPERA’ 공연. 사진=종근당

2022년 6월 17일 일산 초등학교에서는 ‘종근당 KIDS HOPERA’ 공연이 열렸다. 유명 오페라와 영화에 삽입된 명곡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편곡해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어린이 맞춤형 오페라다.

이날 공연된 ‘칙칙폭폭 씽씽’은 글씨가 지워져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ㅎㅁ’역을 지키는 꼬마역장 씽씽이와 역을 찾아오는 친구들이 함께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씽씽이와 친구들이 불러주는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와 ‘ㅎㅁ’역의 이름을 유추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을 관람한 정지후(일산초, 3학년) 군은 “가까이에서 오페라 공연을 관람한 것이 처음”이라며 “많이 들어본 노래들이 나와, 따라 부르며 같이 놀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종근당 KIDS HOPERA 공연은 일산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2022년 연말까지 울산혜인학교, 광주선명학교 등 전국의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20곳에서 진행됐다.

종근당 관계자는 “찾아가는 키즈 오페라 공연을 코로나19로 중단했다가 3년 만에 재개했다”며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완성도 높고 아이들이 더욱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니아층 생긴 클래식 공연, 일동제약 '마티네 콘서트'

오랫동안 클래식 공연을 후원하며 마니아층을 만든 제약사도 있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는 초일류기업’이라는 기업 이념을 소유한 일동제약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간 용인문화재단 포은아트홀에서 진행하는 ‘일동제약과 함께하는 마티네콘서트’를 단독으로 후원했다. 마티네는 프랑스어로 '아침'이라는 뜻의 '마탱(Matin)'에서 유래한 단어로 오전에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콘서트라는 콘셉트가 담겼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자사 제품인 아로나민이 육체의 피로를 풀어주듯, 메세나 활동을 통해 분주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정서적 피로를 풀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클래식 공연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재미있는 해설과 함께 다양한 클래식 장르를 선보이며 마티네콘서트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었다. 8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출연해 매월 다른 테마로 다양한 래퍼토리를 선보였으며 브라스 앙상블, 첼로 앙상블 등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차별화했다.

일동제약 마티네콘서트. 사진=일동제약

특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1·2·4악장’,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제1번’,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3대 바이올린 협주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멘델스존의 수작인 ‘바이올린 협주곡 마단조’(협연 김신경),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아리아 등 고품격 클래식 콘서트에 상세하고 재미있는 해설을 덧붙여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마티네 콘서트는 평일 오전 시간임에도 매회 약 600여 명의 높은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오랫동안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이 콘서트로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제10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문화예술계 시상식에서 문화체육부장관상 훈격의 문예회관지원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동제약은 마티네 콘서트 이후에도 어린이를 위한 공연 후원, 예술 관련 복지재단 후원 등 다방면으로 문화적 후원에 앞장서며 나눔을 펼치고 있다.

독립운동 관련 뮤지컬로 창립자의 정신 알린 유한양행

"나라 사랑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칠 것을 신성한 말로 서약하여야 한다." 유한양행을 창립한 고(故) 유일한 박사의 말이다.

 

고 유일한 박사는 독립운동가 출신이다. 그는 대학생 시절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된 역사적인 한인자유대회에서 한인대표로 결의문을 작성, 낭독하는 등 기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은 이러한 고(故) 유일한 박사의 정신과 이념과 딱 떨어진 ‘21세기 청년독립단’을 후원하며 독립운동과 관련한 뮤지컬 총 3편을 제작·지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고(故) 유일한 박사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지원하게 됐다"면서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21세기 청년독립단은 독립운동가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기업 유한양행의 후원을 받아 이 시대의 애국과 동시대 청년들의 주체적 삶을 응원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제작해 올렸다. 특히 2020년 광복 75주년 기념 뮤지컬 ‘새벽이 온다’와 2021년 광복 76주년 기념 뮤지컬 ‘위국헌신’이 유튜브에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광복 뮤지컬 '새벽이 온다'의 한 장면. 사진=유한양행

뮤지컬 ‘새벽이 온다’는 1908년부터 광복 이전까지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갇혀 있던 서대문 형무소에서 촬영됐다.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죽어간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감옥에서 벗어나 현재의 한국을 보게 된다는 내용을 울림 있는 노랫말과 음악, 극적 연출을 통해 표현한 창작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국내 유명 음악감독이자 작곡가 김문정 감독과 더피트의 남진경 작곡가가 작곡했으며, 올댓스토리 대표이자 ‘실미도’, ‘국화꽃향기’ 등의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김희재 작가가 작사로 참여했다. 차지연 배우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수십여 명의 연극, 뮤지컬 배우들과 The M.C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독립운동가들과 현대 연주자들의 모습으로 분해 극의 서사를 완성했다.

‘새벽이 온다’는 백범 김구가 남긴 글 ‘나의 소원’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가 바랐던 대로 ‘풍성한 문화를 쌓고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는 나라’가 된 현재 한국을 독립운동가들이 만나게 된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유한양행이 제작·후원한 광복 뮤지컬 '위국헌신'. 사진=유한양행 

광복 뮤지컬 ‘위국헌신’은 1910년대부터 1940년대 독립운동사를 배경으로, 독립운동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한 여성이 환상적인 경험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이 품었던 ‘위국헌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독립운동가로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작품에는 과거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의 글귀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가 남긴 정신이 시대를 거쳐 계승돼 광복에까지 닿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력이 담겼다.

'위국헌신'에서는 ‘웃는 남자’, ‘팬텀’ 등 국내 유명 뮤지컬 공연에서 활약하고 있는 홍세정 안무감독이 힘을 보탰다. 최고의 창작진들과 더불어 뮤지컬계 탑클래스 배우인 윤공주 배우가 주연을 맡아 완벽한 노래와 연기로 극의 감동을 더했다. 그 외에도 수십 여명의 연극, 뮤지컬 배우들이 과거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으로 분해 한층 더 깊은 이야기를 끌어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이념과 정신을 전파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하고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동아제약이 후원하는 문화예술봉사단 메리


동아제약은 문화예술단체 후원을 통해 클래식을 전파하며 문화예술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 6월 9일, 동아제약은 문화예술단 메리와 후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동아제약

문화예술 가치 확산을 위해 동아제약은 2020년 6월 9일 ‘문화예술봉사단 메리’와 후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힘이 되고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공연이라는 선물을 통해 문화예술을 선보이며 문화를 향유하고, 문화를 같이 만들기 위해 기업이 나선 것이다.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 문화예술봉사단 '메리'는 청소년과 청년대학생, 청춘(시니어) 봉사자를 양성하고 참여형 문화예술콘텐츠 개발을 통해 '사회적 예술 활동'을 고민하는 단체다. 또 봉사활동과 음악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 메리오케스트라, 메리콰이어, 메리앙상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지역사회와 봉사자가 성장하는 플랫폼이다.

'메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연주한다'는 슬로건을 통해 청소년과 대학생 등 기획 단원과 프로젝트 단원을 뽑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기지역 이후 강원지부까지 생겼고 활동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9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영화에서 말러까지’라는 주제로 공연을 연 문화예술봉사단 메리. 사진=동아제약

문화예술봉사단 메리는 2022년 9월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영화에서 말러까지’라는 주제로 공연을 진행했다. 11월 13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메리소곡집' 공연을 열기도 했다.

 

동아제약은 문화예술봉사단 메리와 시민 관객과 함께하는 문화 자선 연주회를 꾸준히 진행하며 앞으로도 연주회 운영 비용 지원과 함께 박카스, 박카스맛 젤리 등 제품을 후원할 예정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문화예술 지원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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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종근당  일동제약  유한양행  동아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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