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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2023년은 예술 활동·향유하기 좋은 서울의 원년”

핵심 3대 전략·10대 혁신과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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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39호 김금영⁄ 2022.12.30 09:48:06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사진=안용호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문화계에 많은 시련을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문화예술의 힘과 중요성을 느낀 시기이기도 했죠. 포스트 코로나를 바라보는 현 시점에서 2023년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문화예술을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2021년 10월 취임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의 2022년은 특별했다. 올해 초 ‘예술로 함께, 시민 곁으로’ 슬로건 아래 중점적으로 추진할 ‘3대 전략’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예술가 지원정책을 다변화하고, 서울시민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예술환경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3대 전략을 실천할 구체적인 10대 혁신과제도 내놓았다. ▲예술가의 창작욕구 고취를 위한 ‘서울예술상’ 제정 및 그물망 예술지원체계 ▲융합예술·NFT(대체불가토큰)로 가상플랫폼에서 미래예술 선도 ▲신대학로 시대를 이끌 창작공간 조성 ▲창작초연 중심의 1차 제작·유통극장이 될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 ▲예술인 지원정보 접근성을 강화한 공공앱 구축 ▲예술지원 미선정 예술가를 위한 홍보 캠페인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축제 시즌제 ▲월 1회, 11개 창작 공간에서 진행하는 예술공감 콘서트 ▲예술교육 종사자를 위한 시즌제 ▲서울문화예술포럼 발족이다.

이 대표의 목표는 확실했다. 서울시민 누구나 문화예술을 바로 곁에서 적극 소비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 2022년을 마무리하고, 2023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이 과제들은 어디까지 왔을까. 대학로에 위치한 장애예술창작센터에서 이 대표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의 2022년은 특별했다. 올해 초 '예술로 함께, 시민 곁으로' 슬로건 아래 중점적으로 추진할 '3대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김금영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문화계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시기에 취임 1년을 보냈습니다. 2022년을 돌아보는 소감은?

“코로나19로 인해 현장 중심으로 돌아갔던 문화예술 지형도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비대면 영상 등의 콘텐츠가 일상이 되면서 소비형태도 많이 바뀌었죠.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는 지금, 다시 오프라인 문화 행사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난다 하더라도 바뀐 문화예술 지형도의 일정 부분은 공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임명받은 뒤 100여 일의 시간 동안 서울문화재단의 여러 현황을 살폈고, 이를 토대로 재단의 정체성, 사업영역을 어떻게 구축·전개하고 브랜드를 구현해나갈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3대 전략, 10대 과제를 내놓았죠. 각각의 전략엔 부수적으로 포함된 사업들이 많아 이를 정립하면서도 실행하기 쉽진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서울문화재단이 가져가야 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근원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들이라 생각했습니다. 2022년은 이런 큰 방향성을 정하고, 하나하나씩 밟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은 ' 예술로 함께, 시민 곁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서울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자유롭게 향유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비보이페스티벌 댄스배틀 8강전에서 와우크루가 공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문화재단

- 3대 전략과 10대 과제를 한데 아우르는 슬로건으로 ‘예술로 함께, 시민 곁으로’를 내세웠는데, 여기에 담긴 자세한 뜻은?

“예술 활동에 자유로움을 주고, 원활한 지원을 통해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발전해나가고, 그 발전된 역량이 그대로 작품화돼 시민에게 공급되는 선순환의 뜻을 담았습니다. 서울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자유롭게 향유하는 것, 그것이 서울문화재단의 원동력입니다.”

- 3대 전략 중 ‘코로나19로 위축된 예술가 지원정책 다변화’가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이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가요?

“코로나19가 심각했을 때 많은 문화 행사가 취소되고, 관련 공연장과 기관들도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면서 많은 예술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상황이 팽배했습니다. 이에 문화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도 지원체계가 촘촘하게 확대됐죠. 코로나19 사태 때 생계보장형 지원이 불가피했다면, 코로나19가 종료돼가는 현 시점에서는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고취하는 등 단순 지원에서 실질적인 작품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를 2023년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가 서울비보이페스티벌 우승팀 겜블러크루에게 상패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 기존 예술가 정책지원은 주로 신진·청년작가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중견·원로작가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았죠. 서울문화재단은 지원 시스템을 ‘청년트랙’과 ‘원로트랙’으로 나눠 눈길을 끕니다.

“예술가 지원사업을 ‘그물망 지원사업’이라 표현했습니다. 그간 놓쳤던 예술지원 사각지대에 주목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를 위해 기존 ‘신진→유망→중견’으로 이어져 왔던 3단계 지원방식에, 경력이 적어 적절한 지원사업을 찾지 못했던 자들을 위한 ‘청년’ 트랙과, 중년층의 예술 활동 활성화를 위한 ‘원로’ 트랙을 신설해 총 5단계로 확대했습니다.

각 트랙에서도 연극, 무용, 전통, 음악 등 예술장르별 지원 시스템을 촘촘하게 구축했습니다. 또, 장애예술인 트랙도 신설하는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주체적으로 나서기 힘든 사회적 약자에게도 디딤돌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2022년 청년예술가 신청 접수는 마무리됐고, 원로 트랙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아트페스티벌 서울'은 일상에서 사계절 내내 예술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축제를 목표로 만든 브랜드다. 사진은 예빛섬에서 지난해 9월 진행된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사전공연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모습. 사진=서울문화재단

- 여기에 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홍보 캠페인을 마련하는 등 예술인 지원 정책에 유독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데 그 배경은?

“연간으로 따지면 약 7800여 건의 예술가 지원 신청이 들어오는데, 예산 한정으로 약 1200건 정도만 선정됩니다. 지원에서 떨어진 예술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창작 욕구를 고취시키기 위해 홍보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예술인희망캠페인은 홍보 신청을 받은 뒤 서울문화재단 자체 매체를 통해 공연, 전시 정보들을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317개의 행사와 이에 참여한 1400여 명의 예술가가 주요 포털 및 서울문화재단 내부 홍보채널에 소개됐습니다.”

- 예술가의 창작 욕구 고취를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서울예술상’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된 예술인 사이에서도 우수한 창작활동을 시상하는 제도인데요. 현재까지 진행 상태는?

“예술 지원의 목적은 좋은 작품을 발굴·지원해서 레퍼토리화된 결과물을 관객에게 선보여 매출을 창출하고, 이 매출로 또 다른 좋은 작품을 만드는 선순환에 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원을 받는 것 자체를 결과로 여겨, 자신의 작품을 보러 몇 명이 오든 관심이 없거나, 지원금 규모에 맞춰 적당히 결과물을 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좀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기 위한 동기유발이 필요했죠.

그래서 지원사업 평가 체계에서 시민 문화 향유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살펴보는 서울예술상을 마련했습니다. 2022년 창작 지원사업을 받은 작품들에 대해 전문 심사위원들이 12월까지 현장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여기에 관객 수, 사람들의 만족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첫 시상식을 2023년 3월 정도에 열 계획입니다.

서울예술상에 선정된 작품이 경쟁력을 갖춰 롱런하도록, 또, 단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서울예술상 타이틀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6월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출신인 김현우(왼쪽)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 예술가들이 지원 항목을 찾아볼 수 있는 ‘서울형 예술지원 공공 앱’ 출시 계획도 밝힌 바 있는데 현재까지 진행 상황은?

“각 부서 단위로 공모 사업이 많은데, 너무 정보가 많다 보니 오히려 자신이 어디에 지원 신청을 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울형 예술지원 공공 앱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예술지원 접근성을 높이고자 마련했습니다.

현재 서울문화재단 앱에서 이용할 수 있고요. 특히 화면을 간단하게 구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무용가이고, 나이는 몇 살이고, 어디서 연습을 하고 싶은지 등 조건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가 떠 그에 맞는 예술지원사업을 바로 찾아볼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내용을 좀 더 발전시켜 2023년 하반기쯤엔 ‘예술인 지원센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예술인이 지원정보에 대한 상담부터 법률적인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서비스입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2023년을 '예술 활동하기 좋은 서울' 원년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안용호 기자

- 장애예술인을 지원하는 취지에서는 ‘잠실창작스튜디오’를 2007년 개관해 운영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을 소개하자면?

“올해 잠실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출신인 김현우·정은혜 작가의 활동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김현우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고요. 정은혜 작가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작품이 소개된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죠. 두 작가 모두 장애예술인의 위상을 높여줬습니다.”

-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올해 9월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대학로에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또, 대학로극장 ‘쿼드’까지 서울문화재단의 주요 공연장, 스튜디오가 대학로에 집결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이 대학로에 주목한 이유 및 추후 또 다른 창작공간 조성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존에 잠실창작스튜디오가 있었던 잠실종합운동장이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새 보금자리를 찾게 됐습니다. 이때 문화예술 자원이 집중돼 있는 대학로를 선택했죠. 장소를 옮기면서 장애예술 지원의 취지를 더 살리기 위해 이름도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로 바꿨습니다. 여기에 쿼드를 7월 개관하면서 ‘신 대학로 시대’를 맞았습니다.

예술공간 조성 계획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2023년엔 동북권(강북), 동남권(서초), 2024년엔 서북권(은평) 등 서울 곳곳에 연극센터, 예술교육센터 등 다양한 예술 공간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이는 10대 혁신과제 중 예술교육 종사자를 위한 시즌제와도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예술교육센터 등을 통해 서울시민뿐 아니라 예술교육 종사자에게도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관련 페스티벌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입니다.”

대학로극장 '쿼드'는 다양한 창작 공연을 선보임과 동시에 예술가에게 일부 공간을 제공해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사진은 쿼드 공연장 내부 이미지. 사진=서울문화재단

- 쿼드는 첫 제작공연 ‘2022 휘이잉’, ‘환등회‘를 개관작으로 택했습니다. 이는 쿼드의 방향성을 보여준 공연으로도 생각되는데요. 쿼드의 운영 방침은?

“무대는 예술가 혼자 꾸리는 것이 아닙니다. 관객과의 조화가 필요하죠. 이 조화를 갖추기 위해 퀄리티 높은 자체 제작을 쿼드에서 꾸준히 선보일 계획입니다. 대학로에 공공극장이 부족한 실정인데, 예술가들에게 쿼드의 일부 공간을 제공해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고요.

또, 자체 제작 공연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연이나 페스티벌 또한 선보일 수 있는 공간으로도 기능할 수 있도록 꾸릴 계획입니다. 쿼드에서 선보인 창작 초연을 잘 키워 여러 자치구 공연장에도 선보여 시민이 문화 콘텐츠를 서울 곳곳에서 다양하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합니다.”

서울문화재단은 내년 동북권(강북), 동남권(서초), 2024년엔 서북권(은평) 등 서울 곳곳에 연극센터, 예술교육센터 등 다양한 예술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은 문래예술공장 내부. 사진=서울문화재단

- ‘서울 시민의 오전 일상을 바꾼다’는 목표 아래 4월부터 시작된 스테이지 11 또한 서울 곳곳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예술가에게 필요한 창작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도 주목받았죠.

“서울 곳곳에 문래예술공장, 금천예술공장, 서교예술실험센터, 연희문학창작촌 등 17개 창작 공간 중 공연이 가능한 공간이 10여 곳 정도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활성화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런 공간들은 작가에게 작업공간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형태가 많아 시민의 접근성이 낮은 편이었죠.

여러 요소를 고려한 결과, 스테이지 11을 기획했습니다.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11개의 공간에서 살롱 음악회 콘셉트의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110여 개의 예술 단체와 출연진에게는 창작 공연을 선보일 무대를 제공하고, 이 공간을 시민에게 오픈함으로써 시민의 문화 향유권은 높아지는 형태죠. 스테이지 11은 4월 시작 이래 꾸준히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 곳곳의 11개 공간에서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는 '스테이지 11'을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해 왔다. 사진은 연희문학창작촌 관련 이미지. 사진=서울문화재단

- 서울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는, 올해 ‘아트페스티벌 서울’이 주목받았습니다. 사계절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시즌제로, 올해 첫걸음을 뗐죠. 공연계의 여타 시즌제와의 차별점은?

“아트페스티벌 서울은 일상에서 사계절 내내 예술을 가깝게 접할 수 있는 축제를 목표로 만든 브랜드로,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들을 모았습니다. 서울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의 관광 욕구도 높아진 시기에 좀 더 다양한 축제를 보여줄 필요성도 느꼈죠.

이에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서울 비보이 페스티벌’, 클래식 애호가가 즐길 수 있는 오페라 ‘마술피리’, 일반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서울생활예술 페스티벌’과 ‘서울거리예술축제’ 등 축제를 다양화 시켰습니다. 각 공연들은 한강 노들섬, 장충제육관, 서울광장 등에서 선보이며 서울 곳곳을 문화예술로 휩싸이게 했습니다. 2022년 가을에 첫발을 뗐고, 2023년부터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즌제 축제 브랜드로 다시 개편할 예정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에서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미래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사진은 서울융합페스티벌에 설치된 노진아 작가의 'MJK'를 사람들이 관람하는 모습. 사진=서울문화재단

- 서울문화재단의 향후 10년의 미래까지 바라보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9월 ‘포스트 코로나 문화예술 전망과 서울의 문화전략’을 첫 논의로 서울문화예술포럼의 여정을 시작했죠. 서울문화예술포럼은 신거버넌스임을 강조했는데, 어떤 목표 아래 운영할 계획인가요?

“첫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 운영을, 두 번째 주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측면에서 살펴보는 환경과 문화예술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단순 주제 토론보다 많은 예술인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자리를 서울문화재단이 제공, 선도하고자 합니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예술인 NFT' 사업을 통해 제작된 공연예술분야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 토큰) 작품 30종을 11월 16일 발표했다. 사진은 NFT 제작발표회 단체 이미지. 사진=서울문화재단

- 관련해 미래 예술 환경을 대비하는 움직임도 눈에 띄었습니다. 11월 스위스 전자예술 박물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술이 매개하는 새로운 예술 생태계의 주제를 다룬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을 열었으며, 공연예술인 30명의 NFT 작품 순차 발행을 시작했죠.

“4차 산업시대에서 메타버스, 융합예술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입니다.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대비의 필요성을 느꼈고, 관련해 공부도 했습니다. 이중 예술인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중에게도 많이 익숙해진 NFT에 주목했습니다. 특히 시각예술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NFT 시장 진입이 어려운 연극‧무용‧전통‧음악 등 공연예술분야 분야를 중심으로 NFT 제작과 유통을 지원하는 발걸음을 뗐습니다.

관련해 서울문화재단은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7월 국내 NFT 플랫폼 중 하나인 메타갤럭시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예술인의 NFT 작품 제작‧발행‧유통의 전 과정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각 장르를 대표하는 예술인 30명을 선정했고, 제작비 500만 원씩을 지원했습니다. 예술가는 각자의 콘셉트를 기획하고, 이를 영상‧모션그래픽‧애니메이션‧사운드 등 다양한 형태로 담아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제작된 NFT 작품 30종은 메타갤럭시아를 통해 각 50개씩 발행됐습니다. 판매수익의 경우 최소한의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하고 전액 예술인에게 전달되도록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원화결제도 가능해 접근성이 높고, 기존에 작가의 창작물 중심으로 유통되던 NFT와 달리 예술가의 정체성을 담아 제작한 작품은 특별한 소장가치를 지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술가 또한 자신의 캐릭터를 대변할 수 있는 NFT 작품으로 자긍심을 가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밖에 서울융합예술페스티벌에서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미래기술과 예술을 접목하는 자리를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이 자존감을 갖고, 융합미술 환경을 개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가 대학로에 위치한 장애예술창작센터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안용호 기자 

-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서 22개의 문화재단들을 운영 중입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만큼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것이지만, 너무 많은 단체들이 각개전투 식으로 힘을 모으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서울문화재단이 중심을 잘 잡아주기를 바라는 의견들도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독립성과 통합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각 자치구가 지닌 특성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차별화를 가져야 보다 문화예술이 다양화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에 약 20군데의 공연장이 있는데, 모두 다 비슷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면 시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죠. 그래서 ‘어느 지역의 이 공연장을 가면 이런 특화 공연,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식으로 각 자치구만의 독특한 색이 더 드러나길 바랍니다. 지원 사업영역도 각 자치구가 처한 상황과 여건이 다르기에 그에 맞춰 진행하는 게 맞죠.

다만 지역민을 위한 문화 향유와 예술 생태계 보호라는 중심축은 동일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통합시킬 것은 통합하고, 자유를 부여할 것은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2023년 서울문화재단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2022년 발표한 3대 전략과 10대 혁신과제를 수행하면서 2023년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예술 활동하기 좋은 서울’의 원년을 만들 계획입니다. 서울을 예술가가 예술 활동하기 편한 도시, 시민이 예술 체험하기 좋은 도시,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통하는 글로벌한 예술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기에 서울문화재단이 직접 제공하는 콘텐츠를 통해 문화 향유권도 더욱 높여나가고 싶습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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