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긴, 이른바 ‘1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대기업이 35곳으로 3년 만에 4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봉 1위 기업은 에쓰오일로 직원 1명당 평균 1억7000만 원 이상을 받았다.
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매출 100대 비금융업 상장사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직원 평균 연봉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1억 클럽’에 가입한 대기업 수는 2019년 9곳, 2020년 12곳, 2021년 23곳, 지난해 35곳으로 2020년부터 매해 10곳 이상씩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 해는 3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 3.9 배 늘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원 평균 연봉 1억원을 유지한 기업은 삼성전자, 에쓰오일, SK하이닉스, 삼성물산, SK텔레콤, 삼성에스디에스, LX인터내셔널, 롯데정밀화학 등 8곳이었다. 이들 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9년 1억835만원에서 지난해 1억3662만원으로 26.1% 늘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한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에쓰오일 직원 평균 연봉 1억7107만 원은 1억 클럽 35곳의 평균 연봉 1억1986만 원보다 5121만 원(42.7%) 많다. 뿐만 아니라 에쓰오일 연봉은 2019년 1억1033만 원에서 3년 만에 55.1%나 뛰어올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고유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2조4460억 원, 3조4081억 원으로 사상 최대 성과를 낸 바 있다.
2위는 SK텔레콤(1억4500만 원)이었다. 카카오(6위, 1억3900만 원), 네이버(8위, 1억3449만 원), 삼성SDS(10위, 1억3100만 원)까지 정보기술(IT) 업체가 4곳이나 평균 연봉 ‘톱10’에 들었다. 다만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전년 대비 각각 11.7%, 23.7% 평균 연봉이 줄었다.
LS그룹의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유통업체인 E1(1억4400만 원)이 3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E1은 지난해 신규 시장 개척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LPG 수요가 늘어나며 실적이 개선됐다. 그 보상으로 직원들에게 기본급 대비 1500%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평균 연봉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삼성전자(1억3500만 원)는 전년보다 평균 연봉이 6.7% 뒷걸음질치면서 7위에 올랐다. 2019년 평균 연봉이 1억26만 원이었던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8624만 원으로 14.0% 줄었다. 2020년 태양광 사업을 하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며 유입된 젊은 직원들로 평균 연봉이 낮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신규로 ‘1억 클럽’에 가입한 상장사 27곳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9년 8548만원에서 지난해 1억1489만원으로 34.4% 증가했다.
신규 편입된 상장사 27곳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과 ‘도매 및 상품 중개업’이 각각 4곳(14.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차 금속 제조업’ 소속 3곳(11.1%)이 이름을 올렸다.
매출액 100대 기업 중 3년간의 평균 연봉 증가율이 가장 큰 기업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이다. 6105만원에서 1억2358만원으로 무려 102.4% 가 증가했다. HMM은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2011∼2019년 9년간 임금을 동결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재개했고, 2021년과 지난해는 전 세계 공급망 불안으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직원들에 대한 보상도 크게 올랐다.
이어 높은 연봉 인상률을 기록한 곳은 카카오(73.8%), 네이버(59.1%), E1(53.2%), 금호석유화학(48.9%), 삼성SDI(48.7%), 포스코인터내셔널(44.0%) 등의 순이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