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두 달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와 배당소득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여행 등 서비스 적자를 메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불황형 흑자여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한은)이 8일 발표한 ‘2023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1년 전보다 1억9000만 달러 줄어든 58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5월(19억3000만 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흑자다.
올해 6월까지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도 24억4000만 달러를 나타낸 가운데 상품수지는 3개월 연속, 본원소득수지는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서비스수지는 1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수출은 작년 6월보다 34억5000만 달러(-6.0%)가 줄어든 54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통관기준 수출은 선박이 96.2%로 가장 많이 늘어났고, 이어 승용차(60.7%), 기계류 정밀기기(5.5%), 자동차부품(4.5%)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석유제품(-40.5%), 반도체(-28.0%), 정보통신기기(-25.8%) 등은 크게 감소했다.
수입도 전년보다 70억5000만달러(-11.7%) 감소한 531억 달러로 나타났다. 소비재 수입은 6.8% 증가했으나 원자재 및 자본재 수입이 각각 18.5%, 9.1% 줄어들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서비스수지 적자 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상품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월 대비 흑자 폭이 확대됐다”면서 “경상수지는 5월 이후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1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축소됐으나 우려했던 것과 비교해서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되고 해외 여행이 늘어나면서 전년 동월보다 6억3000만 달러 증가한 12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운송수지 흑자는 1년 전보다 12억8000만 달러 급감한 2000만 달러였다.
임금·이자·배당 소득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년 전보다 17억7000만 달러 확대된 48억5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 받는 배당 소득이 18억3000만 달러 급증한 42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본원소득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한편 자본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7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17억2000만 달러 감소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는 25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미국 시장의 ‘서학 개미(해외 주식 투자자)’ 열풍의 영향으로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61억2000만 달러 늘면서 올해 상반기 누적 18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352억6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 중 주식은 31억8000만 달러, 채권은 29억4000만 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도 36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향후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신 국장은 “하계 휴가로 출국자수가 늘면서 서비스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품수지의 경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본원소득수지도 상향 조정돼 7월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만 하반기는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많아 연간 전망치인 240억 달러 흑자 달성 여부는 아직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