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출입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7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6월(129.89)보다 0.4% 오른 130.44(2015년=100)로 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만 작년 7월보다는 13.5% 하락했다.
수입물가 상승세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에 많이 수입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1배럴(약 159리터)당 80.45달러로 6월보다 7.3% 올랐다. 이는 작년 7월보다 22.0% 떨어진 수치다.
이 영향으로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1% 상승했다.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8.1%)이 올랐으나 1차 금속제품‧화학제품 등이 내리며 전월 대비 3.1%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0.3%, 0.5% 떨어졌다.
품목별로는 원재료 중에서 원유(6.4%), 중간재 중에선 나프타(1.9%)와 벙커C유(2.3%), 자본재에선 산업용 액체펌프(2.2%), 소비재 중에선 위스키(5.8%)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 물가는 대략 1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면서 “8월이나 그 다음달 중 (소비자물가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도 112.81(2015년=100)로 6월(112.70)보다 0.1% 올라 상승 전환했다. 작년 7월보다는 12.8% 떨어져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내렸으나 석탄·석유제품이 오른 영향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286.30원으로 1달 전보다 10.41원(0.8%) 올랐다. 수출물가지수는 수출 계약가격을 원화로 환산해 작성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상품가격도 오르고 하락하면 가격도 내리게 된다.
지난달에는 농림수산품 수출물가가 과일(17.1%)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1.7% 상승했고, 공산품 수출물가는 석탄·석유제품이 오르며 전월 대비 0.1% 올랐다.
공산품은 경유(9.7%), 제트유(9.4%), 휘발유(6.6%) 등이 상승세를 이끈 석탄·석유제품(7.0%)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락했다. 수출 효자 품목인 D램(-1.8%)과 시스템반도체(-2.4%), RV자동차(-0.2%)는 전월 대비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7월 수출 물가는 유가 상승 등 영향으로 석유제품 가격 등이 오르며 상승했다”면서 “전년 동월 대비로는 석유제품 가격이 내리고 반도체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제품 가격도 하락하면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