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구⁄ 2024.03.18 14:49:55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중계본동 ‘백사마을’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 노원구(구청장 오승록)는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의 관리처분계획 타당성 검증을 마친 백사마을의 주택재개발사업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 중계동 104번지 일대가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이에 따라 백사마을은 총 18만7979㎡ 부지에 최고 20층 높이의 총 2437세대의 공동주택으로 거듭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이날 “백사마을은 노원의 낙후한 주거환경을 대표하는 곳으로, 오랜 노력 끝에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며 “지역 최대 현안인 노원구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사마을은 1960년대 후반 용산, 청계천 등 서울 도심 개발 여파로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됐다. 그러다 1971년 이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면서 주거 여건이 점점 열악해졌다. 이후 200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이어 2009년 주택재개발정비구역 지정으로 재개발이 가시화된 듯 보였지만, 당시 사업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성 저하 등으로 사업을 포기하면서 모든 게 물거품 됐다.
한참 후인 2017년, 노원구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지정하고, 시의 지원으로 갈등조정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마침내 2019년 5월 정비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고, 이를 토대로 2021년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 같은 해 12월 시공사 선정(GS건설), 2022년 12월 토지등소유자 분양신청까지 진행됐다.
노원구는 이번 관리처분계획 인가에 따라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완성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백사마을의 562가구 중 475가구(약 85%)가 이주를 마친 상태다. 노원구는 올해 주민 이주를 마무리한 후 빈집 철거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곳에 들어설 공동주택은 최고 20층, 2437세대로 2025년 착공, 2028년 완공이 목표다. 사업시행자인 SH는 계층 간 차별과 소외가 없는 혁신적인 건축디자인을 도입해, 일반분양단지와 임대단지의 구분이 없도록 정비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이곳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명품 주거단지로 변신한다. 도보로 15분 거리에 강북권역을 대표하는 은행사거리 학원가와 학군을 갖춘 교육환경이 조성돼 있고, 왕십리까지 20분대에 도착하는 경전철 동북선 건설로 교통 여건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노원구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정체되면서 노후 건축물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만큼, 이후 절차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행정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