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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삼성전자, 메모리 턴어라운드로 실적‧주가 동반 상승할 것”

[리서치 센터장을 만나다 ③]- “수익률 높이려면 펀더멘털 견조한 업종 접근해야… 반도체‧방산‧유틸리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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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75호 한원석⁄ 2024.05.31 15:42:29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기존 3.1%에서 3.2%로 조금 더 올렸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전망치(3.1%)보다 0.1%p 오른 3.2%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IMF는 지난해 10월 올해 전망치를 2.9%로 예상한 바 있다.

국책연구원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5월 21일 발표한 ‘2024년 세계경제전망 업데이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11월 전망치보다 0.2%p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1%)나 IMF 전망치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미국과 인도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이 이어지면서 각국의 초대형 선거까지 더해지면서 지정학·공급망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KIEP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하고 공급충격이 재발할 수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 속에 국가 간 통화정책이 차별화하고 글로벌 선거의 해를 맞아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KIEP는 “가장 주목할 부분은 11월 미국 대선과 미·중 갈등의 전개 양상”이라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도 이란-이스라엘,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등 2개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중동 사태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5차 중동전쟁 가능성으로 국제 유가가 뛰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게 IMF의 판단이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 딜링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최근 몇 년에 걸쳐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최근 몇 년간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해외 증시는 호조를 나타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5.6%와 +9.1%, 유럽의 유로스톡스50(STOXX50)은 +12.4%, 일본 니케이225는 +20.6%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주식과 채권투자 규모는 작년 12월 말보다 90억2000만 달러(2.3%)가 증가했다.

하지만 세계경제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점증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수입품 180억 달러(약 25조 원) 상당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운송‧화학이나 플랫폼‧게임 등의 분야에서 내놓은 보고서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스티펠(Stifel) 파이낸셜과 협업해 리포트를 선별 번역‧제공하는 ‘Sleepless in USA’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유종우 센터장은 외국계 회사와 LG전자를 거쳐 증권사 연구원이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현장에 대한 체험을 바탕으로 나오는 보고서로 주목을 받은 그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을 담당하다 2020년 리서치 센터장의 자리에 올랐다. 유 센터장을 만나 올해 하반기 국내 경제와 세계 증시 전망을 들어본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한국투자증권

- 올해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1.6%(연율)로 지난해 4분기(3.4%)의 거의 반토막 수준인 데 반해, 물가 가격지수는 3.4%로 작년 4분기(1.8%)의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최근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70년대와 조금 더 비슷해 보인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5월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시장에서는 올해 안 금리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 지연으로 가파른 지수 상승은 제한적이겠으나, 4월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고 대형 기업의 실적이 양호한 만큼 점진적인 지수 상승을 기대한다.”


(실제로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0.17% 상승한 3만9872.9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22% 상승한 1만6832.62에, S&P500 지수는 0.25% 상승한 5321.41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NVIDIA)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41% 증가한 245억1000만 달러, 조정 주당 순이익은 5.58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편집자 주)

- 해외 증권 투자가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인 694억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증시에서 올해 주목해야 할(상승세가 예상되는) 업종과 그 이유는? 구체적인 종목을 예로 들어달라.

“장기 선호 업종은 IT, 커뮤니케이션이고, 차선호 업종은 산업재 분야다. 구체적인 추천 종목으로는 먼저 양호한 실적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제한적인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퀄컴(QCOM)을 들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될 경우 아마존(AMZN)과 비자(V)도 주목될 수 있다. 또한 장기 수요 증가 기대감이 유효하나 진입 부담이 낮아진 (수술용 로봇 전문 기업인) 인튜이티브서지컬(ISRG)과 (미국 내 최대 의료시설 보유 민간 기업인) HCA 헬스케어(HCA)도 주목하고 있다.”

- 올해 하반기 미국을 제외하고 주목하는 해외 증시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지역별 투자 매력도는 미국 > 일본 > 유럽 순이다.”

-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0%대’의 벽을 깨고 1.3%라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것일뿐, 내수 경기는 바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예상하는 코스피 지수 범위는?

“코스피 예상밴드는 2500~3000p로 본다. 올해 하반기 코스피는 상반기와 달리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종목장세 형태를 나타낼 전망이다. 유망업종으로는 메모리 단가 상승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모멘텀을 보유한 ‘반도체’, 글로벌 방위비 증가 수혜를 입은 ‘방산’, 전력 수요 증가 및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있어 ‘유틸리티’ 분야가 있다. 비유망업종으로는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2차전지’ 분야와 부동산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잔존한 ‘건설’, 그리고 국내 게임사 경쟁력 약화로 ‘게임’이 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한국투자증권

- 센터장 취임 이전 연구원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 대한 통찰력 있는 보고서를 여러 건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TSMC가 2026년 1.6나노, 인텔이 올해 말 1.8나노 공정 양산에 나선다고 선언하는 등 경쟁사들이 삼성전자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트리플 폴더블폰 출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어떻게 보나?

“스마트폰 업황 회복은 시장 기대보다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나 전년 대비로는 세트 판매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화웨이의 약진으로 애플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미 중국 시장 내 점유율이 0%에 가까워 중국 시장에서 하락 기미를 보이는 ‘피크아웃(Peak out)’의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글로벌 탑 티어(Top tier)인 대만 TSMC와 미국 정부를 등에 업은 인텔 사이에서 고전 중인 상황이다. 선단(첨단‧Advanced)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을 확보하기 전까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는 메모리 회복이 관건이 될 것이다. 메모리 턴어라운드로 매 분기 계단식으로 실적 성장하면서 주가는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조언할 사항이 있다면?

“고금리와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수보다 업종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업종 선택은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수요가 늘어나는 산업 위주로 선별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해당 산업의 이익 모멘텀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이슈와 루머에 따른 테마주 접근보다 실적 개선과 같은 펀더멘털이 견조한 업종 위주로 선별 접근하는 방법이 유효할 것이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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