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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젊은 열기로 가득 찬 예술위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

아르코미술관, 청년 예술가들 네트워크장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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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80호 김금영⁄ 2024.09.11 11:00:45

아르코예술극장이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를 찾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올해 미술계 대형 축제인 ‘키아프·프리즈 서울’ 시즌 내내 국내 곳곳은 예술의 물결에 휩싸였다. 특히 대학로는 젊은 예술가들의 네트워크장으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 아르코미술관이 마련한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 현장 이야기다.

정병국 위원장, 전 부치며 청년 예술가들과 소통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맨 왼쪽)이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를 찾은 해외 예술가들에게 직접 전을 부쳐주고 있다. 사진=김금영 기자

아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9월 5일, 예술위 정병국 위원장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전을 부치고 있었다. 그는 음식을 받으러 온 젊은 예술가들에게 전을 건네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등 무더위를 이기는 교류의 장의 열기에 함께하고 있었다.

9월 3~8일 열린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는 키아프·프리즈 서울 등 국제적 아트페어로 미술계 내 교류가 활발한 시기에 맞춰 국내외에 한국의 청년예술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지난해에도 예술위 아르코미술관은 키아프·프리즈 서울 시즌을 맞아 서울 시내 비영리 미술공간들과 협업해 ‘2023 아르코 미술공간 네트워크’ 행사를 연 바 있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층위의 미술 ‘공간’이 주역이었다면, 올해는 ‘작가’에 주목했다. 예술위의 ‘2024 청년예술가 도약지원사업’을 통해 모인 25명의 신예 기획자와 작가들이 주역이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맨 오른쪽)은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 현장을 찾은 예술가들과 소통했다. 사진=김금영 기자

청년예술가 도약지원은 예술계에 진입한 청년예술가에게 후속 발표 활동의 기회를 제공해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에 집중하는 공모사업으로, 아르코영아티스트랩을 통해 교육, 컨설팅, 네트워킹, 전용공간 등을 지원한다. 올해는 창작·기획 외 실연을 포함해 지원 범위를 더 넓혔다.

이번엔 키아프·프리즈 서울 시즌과 더불어 보다 폭넓게 작가들을 알리는 자리를 만들었다. 9월 3일부터 8일까지 아르코미술관과 예술가의집에서 청년예술가들의 포트폴리오 전시를 열며 막 발돋움하는 한국 청년예술가의 현재와 예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간을 만들었다.

무대에 미술 결합하는 ‘융합’의 장으로 확대

아르코미술관 1층 공간열림에서 열린 청년예술가 포트폴리오 전시 현장. 사진=김금영 기자

특히 올해는 교류의 장을 극장으로도 확대했다. 9월 5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키아프와의 협력으로 이승아 큐레이터 기획 ‘키아프 온사이트: 보이지 않는 전환점’ 중 진달래&박우혁의 ‘검은 달과 토끼들’을 행사 오프닝 퍼포먼스로 구성했다.

이어 듀킴, 정유진, 박윤형, 안보미, 박지혜, 소보람, 지민석 7명의 작가가 펼치는 프레젠테이션과 퍼포먼스는 시각예술이 공연 무대에 등장하는 새로운 경험을 전했다. 이후엔 권태현, 이지현의 진행으로 남다현, 이연숙(리타), 홍민키가 패널로 참석한 토크 프로그램이 같은 장소에서 이어졌다. ‘청년예술가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심도 깊은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이 시간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무대에 미술이 결합하는 ‘융합’의 장을 만들었다.

아르코미술관 1층 공간열림에서 열린 청년예술가 포트폴리오 전시 현장. 사진=김금영 기자

정병국 위원장은 “극장은 주로 연극, 무용 등 공연을 보는 곳이었는데, 이 무대에 시각예술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전시의 장을 만들면서 틀을 깬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봤다”며 “고정관념을 깬 이런 시도들을 통해 작가들 또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단순 지원금 차원서 더 나아가 입체적인 교류 지원

김오키와 대미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로비에서 공연하는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또한 이번 자리는 ‘소통’의 장이기도 했다.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로비에서 시각예술가들로 구성된 을지로 힙플레이스 ‘신도시’가 기획한 네트워킹 파티가 진행됐다. 김오키와 대미가 로비 한 공간에서 연주를 시작했고, 관람객은 이를 편안한 분위기 속 감상했다. 하세가와 요헤이, 모과의 디제잉도 이어졌다. 이곳에 예술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을 비롯해 작업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았다.

청년작가와 신생 공간 등을 표현하는 ‘네오’, 주어진 영역을 넘어서는 의미의 ‘메타’, 횡단하거나 다른 상태로 변화하는 ‘트랜스’를 키워드로 미술시장 안팎으로 뻗어나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실천에 주목한 이번 행사는 권태현 독립큐레이터가 협력 기획자로 참여했다.

예술가의집 라운지에 영상 스크리닝이 설치된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예술위 아르코미술관 손의현 미술관운영팀 주임은 “대형 행사인 키아프, 프리즈가 예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면, 아르코미술관은 지원이 필요한, 앞으로 주목받을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에 초점을 맞춰 이들의 작업을 소개하고자 했다”며 “지난해 행사엔 400여 명이 신청했는데, 올해는 60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해가 갈수록 젊은 예술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작가들이 서로의 작업에 관심이 많은데 막상 교류할 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다. 이번 자리를 통해 궁금한 것을 서로 물어보고, 작업에 새로운 영감을 받는 등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임근혜 관장(오른쪽)이 예술계 관계자와 대화하는 모습. 사진=김금영 기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예술가들의 관심도 이어졌다. 예술위 아르코미술관 임근혜 관장은 “아르코미술관은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는데 이 자리에 외국 작가들도 방문해 한국 작가들의 작업을 보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레지던시 작가뿐 아니라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을 맞아 전개한 특별전을 보고 찾아온 외국 작가들도 있다”며 “단순히 지원금 차원에 그치지 않고, 입체적인 교류까지 지원해 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키아프, 프리즈처럼 큰 아트페어 장이 미술계 주요 작가들을 다룬다면, 시장 바깥의 음지에서 빛 받기 이전의 영역의 작가들을 조명하는 역할을 하는 곳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아르코미술관도 힘을 보태려 한다”고 말했다.

2024 아르코 영아티스트데이는 올해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치고 내년을 기약했다. 재능 있는 숨겨진 작가들 ‘발굴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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