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센터가 올해 진행될 주요 전시 리스트를 공개했다.
먼저 지난달 개막한 전광영 작가의 개인전(Aggregations: Resonance, In-between)이 성원에 힘입어 2주 간 연장된 다음달 16일에 종료될 예정이다. 전광영이 한국에서 6년 만에 가진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올해의 작가 2001-전광영’과 제 59회 베니스 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인 ‘재창조된 시간들(Times Reimaged)’에 출품됐던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가나아트는 본 전시를 통해 전광영이 ‘집합’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현대적인 미감으로 성공적으로 재해석했을 뿐 아니라 그동안의 인류가 겪은 역사와 우리의 삶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어서 2월과 3월에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병기의 작고 3주기를 맞아, 그를 회고하는 기념전이 진행된다. 본 전시는 초기의 실험적 작품부터 말년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김병기의 예술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추구한 독창적 예술 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나아가 김환기, 이중섭, 김창열 등 동료 작가들의 작품들을 함께 선보여 이들 간의 예술적 교류를 살핀다.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미술의 형성과 발전에 있어 김병기가 남긴 발자취를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5월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불교미술특별전’(가제)이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윤범모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기획하는 본 전시는 가나문화재단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으로, 한국의 고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우리 고유의 불교 미학을 소개하는 자리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고려시대 철불좌상과 고려시대 신룡사명 청동범종이 있으며, 두 점 모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작품이다. 이 밖에 조선시대 불화, 박생광의 ‘무속’ 시리즈 및 박대성의 ‘분황사’, ‘불국설경’ 등이 소개될 예정이다.
다음 전시로는 시오타 치하루의 개인전이 마련된다. 7월부터 8월까지 이어질 본 전시는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치하루의 세 번째 전시다. 지난 두 전시에서 작가는 실로 엮은 대형 설치 작업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그 중 2022년 전시에서 공개된 ‘인 메모리(In Memory)’는 한강의 ‘흰(The White Book)’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지난 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함께 다시 한 번 이목을 끈 바 있다. 시오타 치하루는 최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히 활동 중이며, 다가올 가나아트의 전시에서도 특유의 실험적인 작업 세계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10월과 11월에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박은선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1993년 이탈리아 피에트라산타로 이주해 카라라 국립 아카데미아에서 수학한 박은선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유럽 각지에서 개인전을 열며 꾸준히 활동했고, 이탈리아의 3대 갤러리 중 하나의 콘티니와 전속 계약을 맺으며 조각 예술의 본고장에서 그 자리를 공고히 했다. 2021년 박은선은 그의 예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동양인 최초로 피에트라산타의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다.
올해 피아트라산타에 자신의 이름을 건 미술관, 뮤지엄-아틀리에 박은선의 개관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는 계속해서 한국 현대 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신안군 자은도에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보타의 설계하에 박은선의 작업 세계를 상징하는 ‘무한기둥’을 주제로 한 ‘인피니또 미술관’이 올해 완공될 예정이다. 본 전시는 이렇게 국내외에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활발히 활동해 온 그의 예술 궤적을 돌아보는 자리가 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