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모달 AI 기반 차세대 몰입형 디바이스… 새로운 AI 생태계 연다

22일 삼성강남에서 진행된 '갤럭시 XR' 미디어 브리핑에서 삼성전자 한국총괄장 임성택 부사장이 '갤럭시 XR'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구글·퀄컴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헤드셋형 디바이스 ‘갤럭시 XR(Galaxy XR)’을 22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시한다. 업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을 탑재한 갤럭시 XR은 음성·시선·제스처 인식을 결합한 멀티모달 AI를 통해 현실과 가상을 잇는 새로운 AI 경험을 제공한다.

갤럭시 XR은 사용자가 물리적 제약 없이 3차원 공간에서 자유롭게 콘텐츠를 탐색하고, AI와 대화하듯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이 모바일 AI 비전을 확장하는 새로운 생태계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AI 중심의 컴퓨팅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갤럭시 XR은 텍스트·음성·시선·제스처 등 다양한 정보를 동시에 인식·처리하는 멀티모달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구글의 제미나이(Gemini)와 실시간 대화형 AI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가 탑재돼 사용자의 말과 행동, 시선까지 통합적으로 이해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유튜브에서 테니스 하이라이트 영상 틀어줘”라고 말하면, AI가 관련 콘텐츠를 추천하고, 시선이나 손 제스처만으로 재생을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 관람 시에는 실제 경기장에 있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며 여러 경기를 동시에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B2B 산업용 솔루션에도 확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협력해 ‘갤럭시 XR’을 활용한 가상 조선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신입 엔지니어가 실제 선박 점검 환경을 XR 공간에서 미리 훈련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2일 삼성강남에서 진행된 '갤럭시 XR' 미디어 브리핑에서 MX사업부 XR UX그룹장 이승민 상무(왼쪽)와 MX사업부 이머시브(Immersive) PP그룹 박유진 프로가 '갤럭시 XR'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XR은 삼성전자·구글·퀄컴이 공동 개발한 개방형 플랫폼 ‘안드로이드 XR’을 최초로 적용했다. 이 플랫폼은 AI 기반 헤드셋과 AR 글라스 등으로 확장 가능하며, 구글 지도·포토·유튜브 XR 등 기존 안드로이드 앱과 연동된다.

구글 안드로이드 부문 사미르 사맛 사장은 “안드로이드 XR은 제미나이 시대를 위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차세대 AI 컴퓨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의 알렉스 카투지안 본부장 역시 “갤럭시 XR은 AI와 XR의 융합을 통해 개인 컴퓨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XR은 무게 545g의 균형 잡힌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착용감을 개선했다. 헤드 프레임은 압력을 분산시켜 장시간 착용 시 피로를 줄였으며, 탈부착 가능한 외부광 차단 패드를 통해 몰입형 경험을 강화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 2 칩셋과 고정밀 센서·카메라·마이크를 탑재해 사용자의 머리, 손, 눈 움직임을 정밀하게 인식한다. 저시력 사용자를 위해 ‘다비치안경’에서 도수 렌즈를 맞춤 제작할 수 있으며, 글로벌 렌즈 전문기업 에실로(Essilor)가 공급한다.

사용자는 구글 지도에서 ‘몰입형 3D 지도’를 통해 현실감 있는 가상 탐색을 즐기고, 구글 포토에서는 기존 2D 사진을 3D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현실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패스 스루(Pass Through)’ 모드에서는 눈앞의 사물에 시선을 맞추면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으로 즉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왼쪽부터) 구글 XR 제품관리 총괄 저스틴 페인(Juston Payne),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장 김정현 부사장, 삼성전자 한국총괄장 임성택 부사장, 삼성전자 MX사업부 이머시브 솔루션(Immersive solution) 개발팀장 김기환 부사장이 Q&A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갤럭시 XR’ 출시에 맞춰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XR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한다. 어도비(Adobe), MLB, NBA, Calm, Amaze VR 등 주요 기업과 함께 교육·엔터테인먼트·헬스케어 분야 XR 콘텐츠를 제공하며, 국내에서는 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전용 XR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갤럭시 XR의 가격은 269만 원이며, 삼성닷컴과 주요 삼성스토어(강남, 홍대, 상무, 더현대서울, 신세계 대전·대구·센텀시티)에서 구매와 체험이 가능하다. 구매 고객에게는 ▲제미나이 AI 프로 ▲유튜브 프리미엄 ▲구글 플레이 패스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티빙 프리미엄 등 총 10종의 구독 혜택이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출시를 시작으로 안드로이드 XR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구글과 협력해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 중이며, 젠틀몬스터·와비파커 등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타일과 기능을 결합한 XR 제품군을 선보일 계획이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