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한준⁄ 2025.10.31 09:48:46
  김한준⁄ 2025.10.31 09:48:46
 
캐나다의 60조원 규모 잠수함 사업(CPSP) 결정을 앞두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 캐나다 정부의 최종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이번 방문은 사실상 수주전의 마지막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카니 총리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에 직접 탑승했다. 이 잠수함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 모델의 1번함으로, 기존 장보고-Ⅲ 배치-I의 운용 경험을 기반으로 기술 완성도를 대폭 높였다.
거제사업장에는 ‘웰컴! 카니 총리(Welcome Prime Minister Carney)’ 현수막과 캐나다 국기가 걸렸고, 한화오션 경영진은 설계·생산 공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자사의 조선 역량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카니 총리와 데이비드 맥귄티 국방부 장관은 전투지휘실(CCC), 수직발사관, 리튬전지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둘러보며 첨단 기술 수준을 확인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잠수함 기술력 외에도 캐나다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방위산업·에너지·핵심 광물 분야에서의 장기적 파트너십 구상을 함께 제시했다. 이날 방문에는 캐나다 측 잠수함 사업 파트너사 대표들도 동행해 한화그룹과 캐나다 간 산업협력 확대 의지를 다졌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K-방산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화그룹의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한국과 캐나다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CPSP 숏리스트(Short List)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사업은 캐나다 해군이 1990년대 도입한 영국 빅토리아급 4척을 대체하기 위한 최대 60조원 규모의 조달 프로젝트다.
카니 총리는 앞서 독일 잠수함 제조사를 방문한 데 이어 “한국 조선소를 직접 찾을 것”이라 예고했으며,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일정 중 한화오션 방문을 실행했다.
한화오션이 최종 수주에 성공할 경우, 독일을 제치고 캐나다 해군 주력함 건조를 맡게 되며 한국의 잠수함 기술력과 방산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공식 검증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의 검증된 기술력과 빠른 납기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전지체계를 적용해 7000해리(약 1만 2900km) 이상 작전이 가능하며, 태평양·대서양·북극해까지 대응할 수 있는 ‘3대양 전략(Three Ocean Strategy)’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내년 CPSP 계약 체결 시 2035년 이전 4척 인도를 목표로 하며, 이후 2043년까지 총 12척을 순차적으로 인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캐나다는 기존 빅토리아급의 조기 퇴역과 함께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문화경제 김한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