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은⁄ 2025.11.03 15:04:04
'아기상어'로 유명한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 더핑크퐁컴퍼니가 11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글로벌 IP(지식재산권) 제작 고도화와 미래 사업 확장을 본격화한다. 회사는 높은 해외 매출 비중, 견조한 수익성, 그리고 데이터 기반의 제작 시스템의 3박자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더핑크퐁컴퍼니는 2010년 설립 이후 유아·가족 타깃의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기획·제작·유통하는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주요 목표로 설정한 'Born Global' 전략을 추구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 전략은 244개국, 25개 언어 현지화 서비스 체계 구축으로 이어졌으며, 광범위한 글로벌 유통망을 통해 콘텐츠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글로벌 팬덤 규모는 전 세계 유튜브 채널 누적 구독자 2.8억 명, 총 조회수 1,900억 회를 돌파했다. 대표 콘텐츠인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는 60개월 연속으로 전 세계 유튜브 조회수 1위를 기록 중이다.
‘K-키즈 IP’를 선도하고 있는 더핑크퐁컴퍼니의 2024년 매출액은 974억 원, 영업이익은 188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매출액 452억 원, 영업이익 90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76%이다. 이는 매출의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하며, 특정 지역이나 플랫폼의 흥행 성과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약 20%이다. 이처럼 높은 수익성은 콘텐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에 기인한다. 매출의 68%가 영상, 음원, 모바일 앱 등 콘텐츠 부문에서 발생하며, 완구 중심의 사업 대비 변동비 부담이 낮고 재고 관리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매출 증가 시 이익이 빠르게 확대되는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후속 IP들의 성공 역시 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인다. 2022년 선보인 IP '베베핀'은 공개 이후 미국 등 11개국에서 넷플릭스 키즈 부문 1위를 달성하는 등, '핑크퐁'과 '아기상어'에 이어 연속적인 글로벌 히트 IP 창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AI 기반 제작 시스템으로 IP 출시 주기 1년 단축
더핑크퐁컴퍼니는 단순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넘어, AI와 데이터를 제작 과정에 결합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엔터 테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핵심은 축적된 성공 IP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획부터 검증, 제작, 확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형 IP 제작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 데이터 기반 시스템은 신규 IP의 성공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2014년 첫 선을 보인 '핑크퐁'이 유튜브 구독자 1,000만 명을 달성하는 데 53개월이 걸린 반면, 축적된 데이터를 반영해 기획된 '베베핀'은 단 14개월 만에 동일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데이터 중심 제작 체계의 효율성을 명확히 증명하는 사례이다.
여기에 AI 기술이 결합되어 제작 프로세스의 고도화를 이끈다. 회사는 자체 개발한 AI 번역·더빙 툴 'OneVoice'를 공개했다. 이 툴은 25개 언어를 지원하며, 캐릭터별 음색과 감정 표현까지 반영하여 다국어 현지화 과정의 효율을 높이고 제작 품질을 개선한다. 'OneVoice' 도입 후 제작 일수와 IP 자산 생성 속도가 각각 약 80% 단축되고, 인건비와 더빙·번역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석 대표는 "더핑크퐁컴퍼니는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콘텐츠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데이터와 기술의 결합을 통해 콘텐츠만으로 성장하고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규 IP 개발 및 출시 ▲IP 제작 프로세스 고도화 ▲프리미엄 애니메이션 제작 ▲글로벌 LBE(Location-Based Entertainment) 사업 확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회사는 신규 IP 출시 주기를 기존 평균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핑크퐁', '아기상어', '베베핀'에 이어 최근 일본 5대 지상파 방송사 TBS와 손잡고 차세대 IP '키키팝팝(Kikipuppup)'을 선보이는 등, 주기적인 신규 IP 출시를 통해 연속적인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며 멀티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기존 인기 IP의 세계관을 확장한 프리미엄 애니메이션 제작을 본격화하며 IP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장편 애니메이션을 통해 콘텐츠 자체 수익화와 IP 브랜드 가치 제고, 글로벌 시장 파급력 확대를 동시에 추구한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는 글로벌 LBE 사업도 본격화한다. '핑크퐁 월드 어드벤처', '베이비샤크 디스코 파티' 등 체험형 팝업과 테마형 키즈카페를 중심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 주요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 10개 이상의 글로벌 LBE 거점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 팬덤을 강화하고 IP 프랜차이즈화를 전개할 예정이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번 상장에서 2백만주를 공모하며, 희망 공모가는 3만2,000원~3만8,000원이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640억 원~760억 원으로 예상되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4,592억 원~5,453억 원이다.
수요예측은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진행되며, 일반 청약은 오는 11월 6일~7일 양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