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7일 기준으로 올해 누적 매출(거래액) 3조 원을 돌파했다고 9일 밝혔다. 2023년부터 3년 연속 3조 원을 돌파했으며, 달성 시점을 2년 전(12월 24일)보다 두 달, 지난해(11월 28일)보다 3주 앞당긴 최단 기록을 수립했다.
강남점은 상반기 내수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달 초까지 8.1%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강남점 명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강남점엔 에르메스(4개), 루이 비통(3개), 샤넬(4개)를 비롯한 ‘에루샤’ 3대 명품과 구찌(6개), 디올(4개),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등 글로벌 브랜드가 남성·여성 부티크, 뷰티, 슈즈, 주얼리, 키즈라인 등 세분화된 형태로 약 100여 개 매장에 걸쳐 입점돼 있다.
특히 불가리, 티파니, 까르띠에, 반클리프 앤 아펠 등 세계 4대 명품 주얼리를 모두 갖춘 강남점은 혼인율 증가와 함께 럭셔리 주얼리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VIP 고객을 중심으로 다양한 워치·주얼리 행사를 진행하며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강남점은 올해 인근 아파트 입주에 맞춰 ‘라마르조코’, ‘가게나우’ 등 럭셔리 가전·리빙 영역도 확대했다. 여기에 글로벌 인기 IP(지식재산권)와 협업해 ‘오징어 게임3’, ‘귀멸의 칼날’, ‘승리의 여신 니케’ 등 다양한 장르의 팝업을 수백 회에 걸쳐 선보였다.
지난 10년간 이어온 리뉴얼 투자도 올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2016년 신관 증축 리뉴얼로 시작된 강남점의 도전은 이후에도 끊임없는 투자로 이어졌다. 총 6000평 규모의 강남점 식품관은 지난해 선보인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프리미엄 푸드홀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올해 2월 16년 만에 리뉴얼한 ‘신세계 마켓’과 프리미엄 델리 전문관(8월)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 같은 대대적 리뉴얼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읽고 선제적으로 투자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신세계 측은 “강남점은 고객이 ‘식사’가 아닌 ‘미식의 경험’을 찾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문화와 예술, 미식이 공존하는 복합 콘텐츠 공간으로 진화했다”며 “재단장 이후 강남점 식품관은 매출이 20% 이상 늘고 주말 기준 하루 외국인 고객을 포함해 10만 명이 넘게 찾았다”고 부연했다.
강남점의 성장엔 견고한 구매력을 가진 VIP(우수고객)도 영향을 미쳤다. 강남점 매출 중 VIP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처음 절반(52%)을 넘겼다. 불황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구매력을 선보이며 VIP 전체 매출 또한 8% 넘는 성장을 보였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VIP 중 엔트리 등급인 레드(구매 금액 500만 원 이상) 고객의 수가 10%가량 성장세를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글로벌 랜드마크’ 입지도 갖추고 있다.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그리고 이번에 오픈한 델리 전문관까지 국내 최대 식품관을 찾아온 관광객이 몰리며 외국인 매출이 71% 이상 급증했다.
내년 신세계 강남점은 매출 4조 원을 바라본다는 목표다. 일본의 이세탄 백화점(지난해 약 4조 3000억 원), 영국 해러즈 백화점(지난해 약 4조 8000억 원) 같은 글로벌 명품 백화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박주형 사장은 “강남점은 매출 3조 조기달성이라는 성과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톱 백화점으로 올라서서 K백화점의 위상을 한층 높여 세계속의 백화점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을 해나가겠다”며 “강남점을 필두로 전국 주요 거점에서 지역의 랜드마크 점포들로 포진시켜 백화점의 경쟁력을 차원이 다른 레벨로 운영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