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6일로 쉰 여섯 번째 생일을 맞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한미FTA 중단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3월 22일로 15일째를 맞았다. 15일 동안 강행한 단식농성 탓으로 문 대표의 몸무게는 7kg이 빠졌고 얼굴은 까맣게 그을렸다. 그는 “아직은 괜찮다”는 말로 건강을 걱정하는 질문에 짧게 답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문성현 대표는 1985년 마산교도소에서 ‘인권변호사’와 ‘구속노동자’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그 인연은 문 대표가 22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적은 표현대로, 20여년의 인연이 아쉽게도 이제 서로 대척 지점에 서는 처지가 됐다. 문 대표는 단식농성을 시작하면서 노 대통령과 한미FTA와 관련한 토론으로 담판을 짓겠다고 제안했고, 한미FTA 체결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FTA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노 대통령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인 듯 보인다. ■ 한미FTA 내용 공개되면 국민 대다수 반대할 것 Q. 한미FTA는 3월 말 타결, 6월 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협상 체결 이후 문 대표를 겨냥해 진보정치인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타결 이전인 3월 25일까지 노무현 대통령과 한미TA에 대한 토론을 하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제가 제안한 한미FTA를 놓고 하는 담판 토론을 3월 협상 타결 이후에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그 땐 이미 국회비준을 위해 공이 국회로 넘어가는 상황이 아닌가. 협상 타결 이전에 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이유는 협상 타결이 외교통상을 담당한 장관이 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의 의중이 없으면 안 되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월 25일 이전에 반드시 만나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의 의견을 들을 뜻이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Q.대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민주노동당은 3월 25일 당원 결의대회를 갖고 한미FTA에 대한 강력한 반대 저지 운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미FTA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면 국민 다수가 반대할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당은 이런 국민적 여론을 모아 한미FTA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다.” ■ 내가 아닌 노무현 대통령이 거짓말 하는 것 아닌가 Q.노 대통령은 지난 20일 한미FTA에 반대하는 진보 정치인들을 정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노 대통령은 진보 정치인이 거짓말 하고 있다는 근거로 한미FTA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결부했다는 점과 쇠고기가 광우병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를 안이하게 보는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보기에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한미FTA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는지 몰라도 미국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이고 핵심적인 문제였다. 그래서 미국이 수입 재개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 것 아닌가. 물론 쇠고기 문제가 원래 한미FTA와 하나가 아니였던 점은 맞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가 한미FTA 체결을 위한 4대 선결조건이 되는 순간부터 한미FTA와 긴밀한 관계가 됐다. 또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과 큰 관계가 없다는 발언은 알고도 했다면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Q.막바지에 치달은 한미FTA, 어떻게 평가하나 “한미FTA에서 다루는 범위는 매우 넓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협상 결과가 나오면 국민들도 이 협상이 미국에게는 거의 다 내주고 얻은 것은 없는 협상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관세와 덤핑부분 등에서 반드시 우리 뜻을 관철시키겠다고 했는데 미국으로부터 받아낸 것은 없지 않나. 미국 공세로부터 지켜내겠다고 한 것 중에 지켜낸 것은 없고 우리의 요구는 관철하지 못 했다. 문 대표는 이날 ‘노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개헌과 한미FTA 협상은 국민의 의견이 현재까지 반반으로 나눠져 있다”면서 반반으로 나눠진 의견을 밀어붙이기 하는 것은 파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