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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현대, ‘프리즈 LA’서 유근택 작가 소개

대표 연작 ‘분수’ 비롯해 ‘수영장’ 등 신작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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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6.02.20 15:35:06

유근택, ‘수영장’. 한지에 수묵채색, 121.5×96×3cm. 2025. 사진=갤러리현대,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갤러리현대가 ‘프리즈 LA 2026’의 부스 B13에서 유근택 작가의 솔로 부스를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2023년 갤러리현대 개인전과 같은 해 프리즈 뉴욕 솔로 부스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이는 작가의 솔로 프리젠테이션이다.

이번 부스에서는 유근택의 대표적인 연작 ‘분수’를 비롯해, 한여름 수영장의 소란한 풍경과 에너지를 담은 ‘수영장’과 카페 안과 밖의 시선을 교차해 대비되는 감각과 사유를 보여주는 ‘두 대화’ 등 새로운 연작을 공개하며, 총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근택은 지난 30여 년간 한국 동양화의 전통을 기반으로 동시대의 일상과 개인적 서사를 탐구하며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의 작업은 익숙한 풍경과 사물,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의 장면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화면 속 ‘일상’은 단순한 기록이나 재현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는 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한지에 먹과 호분, 템페라와 과슈 등 동서양의 재료를 혼합하고, 철솔로 한지의 표면을 긁어내는 작가의 고유한 작업 과정은 이러한 관점을 회화의 물성 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는 두꺼운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해 그 위에 드로잉과 채색을 한 후, 전면을 물에 흠뻑 적셔 철솔로 한지의 표면을 거칠게 올리며 다시 채색하는데, 이 모든 과정에 그의 신체적인 흔적과 숨결, 물리적인 힘이 가해진다.

유근택, ‘분수’. 한지에 수묵채색, 142×157×3cm. 2025. 사진=갤러리현대,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특히 매끄러운 한지를 날카로운 철솔로 수백 번, 수천 번을 문지르는 노동 집약적인 작업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작품의 표면과 물성에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입해 표면을 해체하고, 그와 동시에 표면 아래에 숨겨진 공간을 끌어올려 새로운 공간을 생성하는 역설적인 작업을 완성한다.

“물에 젖은 상태의 표면 아래에 숨겨진 풍경이 철솔질을 통해 서서히 ‘유령’처럼 모습을 드러낼 때, 현실의 공간과 회화 속 공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내가 바라보는 풍경과 나의 존재가 교차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작가의 대표적인 연작 중 하나인 분수는 물이 위로 솟구치는 동시에 다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순간을 포착하며, 존재의 불가피함과 덧없음, 그리고 시간의 한계를 내포한다. 결국 소멸을 향하면서도 힘차게 솟아오르는 물줄기는 무조건적인 순응이나 굴복이 아닌, 끝까지 당당히 서 있는 존재의 형상을 암시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분수에서는 사라지는 순간에 더욱 집중하며, 대기 중으로 흐트러지는 물방울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비현실의 분수가 현실로 스며 나오는 듯한 화면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며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미묘한 틈을 만들어낸다.

유근택, ‘두 대화’. 한지에 수묵채색, 187.5×141×3cm. 2025. 사진=갤러리현대,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 Hyundai

수영장과 폭죽에서도 작가는 지속적으로 물을 중요한 모티프로 삼는다. 새로운 연작 수영장은 한여름 수영장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물속으로 뛰어드는 몸짓, 튀겨지는 물방울, 물을 닦아내는 동작들이 겹쳐지며, 웃음소리와 물소리가 뒤섞인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폭죽 역시 해변을 배경으로 한 찰나의 장면을 보여준다. 분수가 존재론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면, 폭죽은 보다 극적인 방식으로 생성과 소멸의 순간을 암시한다. 폭죽은 터지는 순간 눈부시게 빛나지만 곧 사라진다. 그러나 그 찰나는 일상의 시간과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듯한 초현실적 경험을 선사한다.

이러한 존재에 대한 성찰은 ‘정물’ 시리즈에서도 이어진다. 작가는 전통적 정물의 구도를 따르기보다 식탁을 촛불만 한 크기로 축소하거나 테이블 위에 분수가 치솟는 장면을 배치하는 등 스케일과 질서를 재구성한다.

‘두 대화’는 사람 사이의 대화를 암시함과 동시에, 실내와 실외를 가르는 구조적 관계를 보여준다. 창문은 안과 밖을 분리하는 장치이자,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강조하는 화면의 틀로 작동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이상적 공간을 지향하던 동양 회화의 세계관을 인간의 체험적 위치로 옮겨오며,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갤러리현대 측은 “유근택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가장 평범한 장면들 속에서 삶과 소멸, 감각과 기억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의 회화는 일상을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익숙한 현실에 미세한 균열을 내며 우리가 서 있는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며 “프리즈 LA 2026에서 선보이는 신작은 동양화의 전통과 동시대의 시각을 결합한 작가의 작업 세계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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