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부터 평양에서 개최키로 했던 2차 남북정상회담이 10월로 잠정 연기됐다. 이런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고조된 ‘평화와 통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을지포커스렌즈(UFL)’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진보연대(준)는 20일 오전 서울 용산미군기지 5번 출입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고 남북정상회담에 걸림돌이 될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을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국방부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가운데 하나인 야외기동훈련 ‘충무훈련’과 ‘화랑훈련’을 정상회담 이후인 8월 이후로 연기했다가, 정상회담이 미뤄지자 10월 이후로 다시 한번 연기했다. 남북정상회담 분위기에 역행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의식한 한미연합사는 “통상적인 방어용 훈련이며 북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진보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은 북의 체제붕괴를 목표로 하는 작전이며 작전번호 ‘5027-04’에 따라 미군과 한국의 민관군이 총동원되는 전면적 대북 공격연습”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진보연대는 이어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내용 가운데는 군사분계선을 돌파는 북진 공격을 상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방어훈련이라고 할 수 있고 북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 “매년 북한과 중국이 우리를 상대로 전쟁연습을 한다면…” 한상렬 한국진보연대(준) 공동준비위원장은 “한반도 평화협정체결 등이 다뤄질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공격하기 위한 전쟁연습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양심수후원회 회장도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은 북을 견제하고 나아가 동북아 군사패권주의를 확장하려는 의도”라며 “공격을 전제로 하는 군사훈련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대표는 “만약 북과 러시아나 중국이 우리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붕괴하려는 전쟁연습을 매년 진행했다면 남한도 강력하게 반대했을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로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목소리가 울려 펴지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을 즉각 중단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용준 민주노총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을지포커스렌즈 중단 촉구 서울 통일연대 대표자 선언문’을 통해, “미국이 즉각 대북침략 의지를 버리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취소할 것과 2·13합의 이행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도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한미동맹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민족을 중시하는 입장으로 대북정책을 전면 전환하고 한미합동 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진보연대(준) 소속 회원들은 20일 서울 세종로 미 대사관과 용산 한미연합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25일 전국 동시다발로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 전면중단 촉구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오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