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 인질석방과 관련 몸값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몸값지급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급됐다면 몸값은 얼마나 지급됐을까. 아프간 인질이 전원 무사히 석방되면서 진짜 석방조건은 무엇인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몸값을 지급했다면 그 몸값은 분당 샘물교회와 한민족복지재단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정부와 탈레반 측은 몸값지불이 없었다고 공식발표했지만 몸값지불설은 계속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석방협상 기간 내내 일본외신들은 탈레반이 몸값을 요구했다고 전했고 아프간 정부와 미국이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 시도가 어려워지자 몸값이라도 받으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와관련 아랍위성방송인 알자지라방송의 앨런 피셔 카불특파원은 아프간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정확한 액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 측이 탈레반에 현금을 건넸다”며 “약 2천만파운드(약 378억 원)를 지불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도 “한국 측이 인질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탈레반에 몸값을 건넸는 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도 31일 협상을 중재한 아프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정부가 인질 19명 전원의 석방대가로 200만 달러(약 18억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탈레반 측 현지 사령관이 인질 1명당 10만 달러(9400만 원)의 몸값을 요구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신문은 “당초 한국은 1명당 5만달러를 제안했다”며 “협상을 중재했던 아프간 관계자는 전원석방 합의 며칠 전 몸값지불 없이는 사태해결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 특파원으로 파키스탄의 제1호 탈레반 박사인 아스라프 알리는 “한국인 인질 사태는 매우 특이한 데 인질이 23명에 달할 정도로 다수인데다 한국은 유럽국가들과 달리 아프간에 파견된 군사력이 매우 약했다”며 “탈레반에게는 인질 - 수감자 맞교환이 유일한 관심사였지만, 이게 불가능하다면 두 번째는 돈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협상이 비밀스럽게 진행됐기 때문에 돈이 건네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파슈툰족에게 납치는 주로 몸값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탈레반 측은 몸값 지불설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 탈레반 측은 그동안 납치한 인질들에 대해 어떠한 몸값도 받은 적이 없다며 몸값지급설을 부인했다. ■정부 피랍가족, 샘물교회에 구상권 행사 방침, 샘물교회 일부 비용 부담 이에따라 몸값지불설이 사실일 경우 실제부담원칙에 따라 분당 샘물교회 측이 비용을 부담해야한다. 그렇다면 분당 샘물교회가 이를 부담할 능력은 있을까. 현재 일각에서는 분당 샘물교회의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들지만 부동산 등 가치를 볼 때 45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정부는 피랍자 석방과정에서 소요된 제반비용에 대해 ‘실제부담원칙’에 따라 피랍자와 교회 측에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태의 본질과 책임소재 등에 대한 문제를 따져야하며 특히 정부가 사용한 비용을 정산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정부가 사용한 비용을 피랍자 가족이나 교회 측이 부담해야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이나 교회 측도 동의의 뜻을 밝힌 상태이며 교회 측은 항공료 등 일부비용을 부담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일단 구상권 청구 범위에 대해 항공료와 시신운구비, 후송비용 등을 1차로 검토하고 있으며 피랍자 석방교섭을 위해 아프간에 파견된 많은 공무원들의 출장비용 등을 포함시킬 지에 대해서는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 이와관련 샘물교회 권혁수 장로는 언론에 “석방자들의 귀국항공료와 희생자 2명의 운구비를 교회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며 “석방자들의 국내에서의 병원 치료비 문제에 대해 내부에서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몸값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 몸값을 지불했을 경우, 비용부담은 실제부담원칙에 따라 정부의 출국자제 권고를 무시하고 초청장을 발급해준 한민족 복지재단과 피랍자가족, 분당 샘물교회 측이 부담해야 한다. ■여론은 한민족재단·샘물교회에 한정, 정부와 차이보여 정부의 구상권 방침과 달리 여론은 비용부담의 책임에 대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비용부담은 한민족복지재단과 샘물교회, 피랍자 가족 중 어디가 책임이 많을까. 여론은 피랍자 가족보다는 현지봉사활동을 기획, 주관한 한민족복지재단과 분당샘물교회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피랍자들은 희생자도 나오고 억류생활을 한 만큼 인간적으로 피랍자들에 부담지우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것. 한민족복지재단은 이미지 관리에 신경을 기울이며 이번 사건과 무관함을 애써 강조하고 있다. 고 배형규 목사가 예장통합 제주노회가 한민족복지재단에 파송한 전도목사로 돼있어 관련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민족복지재단 측의 김형석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샘물교회 청년봉사단의 비자추천을 두차례나 거절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기자간담회 석상에서 “올해는 아프간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으나 샘물교회 청년봉사팀이 힐라병원과 은혜샘유치원 등을 방문해서 의료봉사를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밝혀 초정장을 발급했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작년에 인터콥이 주최한 ‘아프간평화축제’도 정부방침을 지지해 아프간 평화축제 개최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재단의 이사장이자 분당샘물교회의 담임목사가 바로 현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정치단체인 뉴라이트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은조 목사라는 점에서 한민족복지재단이 책임에서 무관하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철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