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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털고 마주 보고 웃자”

李, 한나라당 연찬회는 ‘반쪽’아닌 ‘온쪽’ 워크숍
집권세력의 흑색선전, 범여권 ‘한번 해 볼테면 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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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호 ⁄ 2007.09.03 13:32:28

한나라당 의원·당협위원장 연찬회가 반쪽 행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여지없이 현실로 드러났다. 이번 연찬회는 당초 과열된 경선으로 갈라졌던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진영의 화합을 위한 자리였지만, 행사는 박 측 인사들의 대거 불참으로 이 후보 한쪽을 위한 자리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굳이 만나서 미안하다고 인사하는 것보다 우리가 남남도 아니고 흩어졌다가 만난 것인데 마주 보고 쓱 웃어야 한다”며 당분간 박 전 대표를 찾을 마음이 없음을 시사했다. ■“화합의 의미로 싸웠던 경선, 앞으론 똘똘 뭉쳐야 돼” 지난달 30일, 31일 양일간 전남 구례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가족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화합 워크숍’에 전체 129명의 국회의원 중 90명도 안되는 인원이 참석했다. 40여 명이 불참한 셈이다. 박근혜 전 대표 측 의원들 중 이 화합 워크숍에 참석한 의원은 김기춘·김학원·안명옥·김학송·김태환·한선교 의원 등 불과 10여 명이였으며, 대부분의 박 측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았고 원외에서도 124명 중 36명이 참석하지 않았다. 강재섭 대표는 언론의 반쪽 워크숍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여름 휴가 간 사람도 있고 몸 아픈 사람도 있고 마음에 상처 난 사람도 있다. 나중에 보면 (양쪽 진영이) 비슷비슷하게 안 왔는데 박 측만 안 왔다고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패자인 박 측 의원들은 이 후보 측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 김학원 전국위원장은 “승자가 패자에게 극진한 배려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아플텐데 쿡쿡 찌르면 마음이 더 아프지 않겠냐”며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하지만 행사장에서 박 측 인사였던 이진구 의원 등은 경제대통령 이 후보를 위한 건배를 제의하는 등 화합의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오후 늦게 행사장에 도착한 이 후보는 “화합의 의미가 서로 싸웠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화합하지 않으면 안 될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며 “9월 올해 마지막 정기국회가 이명박 국회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비싼 국비를 쓰는 의회가 저 하나를 가지고 국회를 연다면 예산낭비”라고 말했다. ‘이명박 지키기’ 선봉을 자임하는 안상수 원내대표는 “집권세력의 흑색선전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한번 해볼 테면 해보라”며 범여권의 검증공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표는 불참했지만 이 후보와 함께 경선레이스를 뛰었던 홍준표·원희룡·고진화 의원은 모두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21일 현충원 참배에 참석지 않았던 홍·고 두 의원은 연찬회 휴식시간 중 함께 지리산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원 의원은 연찬회 개최시기가 너무 이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원래 경선 끝나면 바로 연찬회를 열기로 했다. 3일 정기국회가 시작하니까 더 늦게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은 질 좋은 상품, 잘 팔리는 상품이다” 지난달 말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위원장 합동연찬회 만찬 ‘단합의 시간’에서 이 후보는 강재섭 대표에게 인사말을 위임했다. 강재섭 대표는 “대권시장에 한나라당의 상품을 내 놓았다”며 “상품의 질이 굉장히 좋지 않은가? 공부 많이 하고, 실용적이고, 자연스럽고, 철학도 있고, 말을 자연스럽게 하는 아주 상품의 질이 좋은 후보이다”라고 이 후보를 이 시대의 적절한 대통령감이라고 극찬했다. 강 대표는 “아무리 질이 좋아도 기업인은 잘 팔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면서 “물건을 파는 데에 있어 상품이 정말 좋다. 우리상품은 두바이든지, 호남 어디라도 충분히 팔 수 있는 좋은 상품”이라고 이 후보를 질 좋은 상품에 비유했다. 그는 또 “우리가 잘 선전해야 물건을 잘 팔 수 있다”며 “우리 상품 좋은 상품! 제일 좋은 상품 이명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이 끝날 무렵, 호남지역 위원장들 대부분이 헤드테이블에 모여 앉자 이 후보는 “호남이 다 차지했네”라고 농담을 하며 “내가 꿈꾸던 나라는 이런 나라다. 우리 한나라당의 대표가 광주에 출마를 해서 떨어지지 않는 나라, 저쪽 당의 대표가 대구에 출마를 해서 당선되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李, 지리산 1219m에서 대선 승리 다짐 한편, 한나라당 ‘화합 워크숍’이 열린 둘째날인 31일, 이명박 후보는 지리산 노고단에 올랐다. 이날 아침, 등산 차림으로 완전 무장한 이 후보는 “지리산 맑은 공기를 쐬니 정말 좋다”며 “가슴이 후련하다”고 말해 그동안 경선에서의 복잡함과 경선 후 박 전 대표 진영과의 앙금, 9월 국회에서 예고된 범여권의 자신에 대한 검증 파상공세 등의 복잡한 현실을 이 순간만큼은 잊고 싶다는 밝은 표정의 얼굴이였다. 이 후보는 또 ‘지리산에 오르며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제 모든 것을 툴툴 털고 가야지”라며 짧게 답했다. 그는 출발에 앞서 성삼재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보며 지리산의 경치를 잠시 감상하기도, 휴게소에 잠시 들러 기다리고 있던 당원은 물론 등산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곧바로 지리산에 오른 이 후보는 기자들과 당원에 삼삼오오 둘러싸여 줄곧 대화를 나누면서도 간혹 깊은 상념의 분위기로 빠져들었다. 해발 1219m에서 멈춰선 그는 “12월 19일 본선에서 승리하자”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후보는 워크숍이 진행되던 전날 서울에서 유승민 의원 등이 모여 저녁을 먹었다는 말에 “우연이 그렇게 됐겠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 측 핵심 인사는 “이 후보가 오늘 산행에서 많은 생각을 할 것”이라며 “향후 대선정국에 대한 구상을 다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리산 구상’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 후보는 전날 연찬회에서 “마음이 마음에 흘러서 하나가 되는 것, 그래서 끝까지 가는 것, 그게 진정한 화합이다. 이번 워크숍은 분명 ‘반쪽’이 아니라 ‘온쪽’”이라며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의 대거 불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염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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