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사태로 배형규·심성민 씨가 목숨을 잃고 나머지 21명이 살아 돌아왔다. 이런 가운데 한 피랍자의 어머니가 ‘딸의 생명’보다 신앙심을 중요시하는 간증을 해 충격을 주고 있다. 피랍자 이주연 씨 어머니 조명호(53)씨는 지난달 31일 국내 한 선교협회에서 한 간증에서 피랍사태와 관련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 일을 진행시키고 결과를 내실 것인지에 기대가 크고 참 신나고 재미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TV팟(tvpot.daum.net)에 올라온 약 14분 30초 길이의 이 동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이 동영상에서 “자녀가 납치됐다면 무너진 표정을 짓는 분들이 정상인데, 내가 봐도 이 분은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한 목사의 소개를 받은 조 씨는 “목사님 말대로 제가 정말 비정상인 것 같다”면서 간증을 시작했다. 조 씨는 “다른 가족들은 피랍자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할 때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이 열심히 그들을 보호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때문에 피랍사태가 일어났다며 반미시위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막았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내 딸보다 나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조 씨는 지난 7월 20일부터 한 달 가까이 쓴 편지에서도 “네게는 참 미안한데, 엄마·아빠는 쿨쿨 잘 잤고 밥도 잘 먹었어”, “엄마 아빠는 너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이 일로 인해 별별 소리를 다하며 떠들고 난리를 부리지만 우리는 주님의 일하심을 기대하면서 찬양을 하고 있으니 이 비밀을 아는 자가 이 땅에 얼마나 될까”라고 적었다. 특히 고 배형규 목사와 고 심성민 씨가 숨진 것에 대해서도 “형제가 흘린 피로 아프간 땅에 생명의 싹이 돋는 밀알로써 많은 열매가 맺어질 것이라는 벅찬 감격으로 다가왔단다”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동영상과 편지가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빗발쳤다. ID 김병구는 “저 사람 말대로라면 죽임을 당한 두 사람도 하나님의 뜻이 되겠구만”이라며 “기대되고 신난다니 정신병자가 아니고서야 저런 말이 나오나, 정말 국가적인 낭비를 했다는 생각이 절로난다”라고 비난했다. ID 박종현은 “하나심을 믿고 의지하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주연 씨 어머님의 발언은 대한국민의 염원을 묵살시켜버리는 아주 허무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조 씨는 “간증은 기독교인을 위해 한 것이었고 편지도 딸을 생각하며 쓴 사적인 것”이라면서 “석방된 사람들이 치료가 필요한데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며 협회 홈페이지에 동영상과 편지를 공개한 시점에 대해서는 뒤늦게 후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조 씨는 자신의 간증 내용에 대해서는 ‘양심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재현 기자>